재설정

일상 2013. 2. 4. 13:40

금요일에는 제 정신이 아니었나보다. 소심함의 표본이며, 소심의 처음이자 끝인 내가 너무 열받은 나머지 폭발하고 버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뭐 남들 입장에서는 버럭 수준도 아니었겠지만 나한테는 내 직장인생 최고의 버럭이었다.

사무실의 최고 말단인 내가 윗사람에게 화를 냈으니 이 얼마나 큰 사건인가. 거기에 나는 여기 온지 1년도 안됐고 아직도 날 탐탁치 않게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뻔히 알고 있는데 말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나는 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면담을 해야 했고, 결국 31살씩이나 되선 애처럼 엉엉 울고 말았다.

내가 윗사람에게 짜증 부린 것에 대해서는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쪽팔리고 잘못한 짓이었다. 내가 잠시 미쳤었나보다.

하지만, 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내 성격의 단점에 대해서 줄줄줄 듣고 있는 건 너무 괴로웠다.

회의실에서는 정신을 차려서 안정을 찾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결국 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애초에 세울 자존심도 많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내 성격에 대해서 다시 재설정을 하고 업무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윗사람은 윗사람일 뿐. 직장 동료는 그래봤자 직장 사람일 뿐.

왜 잊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