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연습 현황

일상 2012. 11. 6. 14:17

저번 블로그에 운전 너무 너무 싫다고 써 놓았던 날은 내가 출근길 운전을 두번째로 해본 날 이었다.  아버지께서 내게 운전을 가르치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요즘 하루하루를 살고 계신데 이번 주말에는 처음으로 나에게 좀 화를 내셨다.
웬만한 감각이 아니고서는 대부분은 후진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후방카메라 같은 게 존재하는 거 아니겠나. 나 역시 후진에 약하다. 그래서 주차도 후방주차만 하고. 후진해야 하는 상황을 안만드는 게 상책이라는 신념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저번 주말에는 약 30미터 가량을 후진해서 차를 빼는데 내가 엄청 망설이고 당황을 백번 했더니 결국...
내가 바라는 운전수준은 백화점가고 마트가고 시내 돌아다니는데 아무 문제 없는 수준이었다. 애 낳으면 병원이나 유치원 학교 데려다 주는 정도? 그런 생각으로 연습도 안한거고.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일내에 인천-고양 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줄 이야. 면허 따자마자 운전연습 안한 것을 피눈물 흘리면서 후회 중이다. 
지금 회사에서는 운전을 못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는 분위기인데 부모님께서는 회사에서 그런 취급 받는 걸 도저히 참지 못하시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은근히 회사에서는 내가 빨리 운전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분위기다. 지금 회사는 초코우유 하나를 사 먹으려고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고, 외근도 꽤 많다면 많으니.

서른살이나 되서 염치 불구하고 퇴근길에 심심치 않게 아빠가 오시는 것도 조금 민망하지만, 여하튼 필요하다는 생각에 군말없이 연습 중이다.
고속도로는 장애물이 없어서 오히려 도로에서는 운전하기 편한데 사고가 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 속도가 워낙 빠르니 말이다. 또 고속도로 진입할 때 본선 합류 해야 할 때 가슴이 그렇게 떨린다. 엄청난 속도로 오는 옆 차선의 차를 볼 때마다 내가 언제쯤 겁내지 않고 고속도로 본선 합류를 해낼 수 있을까. 생각도 하고. 초보운전이라고 괜히 더 빵빵대는 사람들 볼 때마다 서럽고. 인조이 드라이빙을 못하다 보니 조금만 어려운 상황이 생겨도 눈물까지 핑 돈다.
고속도로 운전을 하면서 부터 시내에서는 운전하다가 사고나도 죽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저번 주말에는 동생 역에다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오는데 그 짧은 거리도 어찌나 가슴이 뛰든지 영화 마스크에서 심장이 뛰는 것 처럼 심장이 정말 그렇게 뛰었다.
아. 정말 전철타고 회사 다니는 게 그렇게 큰 복 일 줄이야. 웃기지만 저번 주말에는 교회가서 운전하다가 사고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했다.

 

곁가지로 회사 이야기를 하자면 영어를 더 연마해야겠다는 생각과 무역실무 관련 책을 진득하게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만 있고 실천은 못하고 있다. 구박은 옵션으로 맨날 받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