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지 5년

일상 2012. 7. 15. 20:48

대학을 졸업하고 내가 월급을 받은지도 5년이 넘었다. 대학을 졸업하는 2007년 2월 부터 2010년 백수생활 4개월을 제외하고는 나는 그래도 월급을 계속 받는 사람이었다. 그 4개월 동안은 정말로 초조했다. 간신히 일자리를 찾았지만, 나는 어떻게 된 게 5년 내내 점점 더 다운그레이드만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아주 먼 옛날에서부터 첫단추가 잘못 끼어진 느낌. 그 길에 접어들어서 계속 계속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느낌.

참 무서운 것이 당시에는 항상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인데 그 결정으로 인해서 서른살이 된 지금까지도 이모양이니.

하루종일 비오고 난 엄마와 함께 집에서 뭉갰는데, 왜 나는 이렇게 밖에 못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내 이상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닌데.. 난 왜 이렇게 밖에 못사는 것일까.

계약직은 참 비참하구나. 쫓아내면 나가야 하고, 요즘은 취업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도 괜찮은 일자리도 없고. 그나마 오라는 곳은 악덕한 업체일 뿐이고.

내일 먼 곳으로 아빠 차 타고 면접보러 갈 건데, 거기... 제발 괜찮았으면 좋겠다. 나는 솔직히 어느 회사에서건 최선을 다하고 일도 잘하는 편이고 똘똘한 편이었는데 세상은 그 정도로는 되는 세상이 아닌 것 같다. 못났다.

몇 년만에 좋아했던 남자한테도 차이고. 흐흐흐

삼십대에 들어오면 조금 풀릴 줄 알았던 인생이 더 우울해지고 젊었을 때는 그래도 아직은 젊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이제는 그런 위로도 없고. 참 살맛이 안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