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과 그 밖에

일상 2010. 12. 28. 09:25
강원도 원주에서 내가 태어나는 날은 생각보다 별로 춥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매년 내 생일 쯤은 엄청나게 추웠다. 어제는 눈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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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말이라 학교는 엄청 바쁘다. 난 방학하면 한가할 줄 알았더니만 성적마감에 예산마감에 장학금 신청에 졸업사정까지 온갖 잡일이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여기 가꿀 기력도 없었고. (하지만 항상 마음 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었음)

일단 소개팅 이후의 그 사람과의 진행과정을 말하자면, 알쏭달쏭한 것이 나랑 소개팅한 여자 이상으로 발전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확신을 했는데 12월 초에 소개팅을 하고 주말마다 보고 있는데 아직 전혀 아무런 모션(?) 이 없다. 하다 못해 전화라도 한통해야 하는데 전화도 없으면서 주말에는 또 보잰다. (그러면서 매 주말 나가고 있는 난 뭐? ) 그리고 이건 아주 사소하면서 큰 문제인데 만날 때 마다 윗도리 아랫도리 신발 가방까지 세트로 항상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도 좀 신기한 점이고. 그래 뭐 사실 직장 다니면 토요일에 그 옷 입고 주중에 빨아서 또 주말에 입고 그러나보지뭐.(애써 그렇게 생각)
여하튼 문자만 보내면서 주말마다 보자고 하고 또 그 이상은 없는 건 그냥 나랑 친구하고 싶다는 건가? 응? 친구하고 싶은건가? 자네?

저번주 수요일에는 학교 안에 있는 "정규직"에 가서 면접을 봤다. 내가 졸업한 과 교수가 추천서까지 쓰면서 날 들여보내주려 노력해줬지만 난 보기 좋게 떨어졌다.  나에게는 면접 징크스가 있다. 혼자서 들어가서 보는 면접은 대부분 붙었고, 여러 명이서 들어가는 면접은 다 떨어졌다. 대학 졸업 후 부터 계속 똑같다. 1차 때 개인면접이면 붙고 2차 때 한 3명 들어가면 떨어진다. 이번에도 원래는 개인 면접이었는데, 교수가 늦게 오면서 면접자 전부 다 들어갈 때부터 좀 불길했는데 뭐 보기 좋게 떨어졌지 말입니다.  내가 여러 명 사이에 있으면 좀 덜떨어져 보이나? 왜 항상 그렇지?

백수로 놀 때는 그냥 정기적인 주 수입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28살에 2년 후에 짤릴지도 모르는 자리에서 일하다보니 또 새로운 내 자리를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건가? 내가 중고등학교 때도 대학 때도 학교 진도 못 쫓아가고 눈치 없고 공부도 못하는 찌질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난 나보다 훨씬 못했던 사람보다 더 못해져버렸다. 뭔가 잘 풀려간다 싶으면 망하고 또 잘 됐으면 좋겠다 싶으면 망하고. 그래도 사지 멀쩡하고 큰 사고 없이 살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해야겠지.

내일부터는 여기 블로그에 짧게라도 기록을 해야겠다. 의무감을 안 느끼려고 노력하지만 워낙 오랜기간 지속된 습관이라 이 습관을 버린다면 내가 내가 아닌 게 될 것 같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