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채널 모니터

일상 2010. 12. 13. 18:03
난 야구를 좋아한다. 2009년을 통틀어서 유일하게 기뻤던 일은 kia 타이거즈 우승이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포츠 채널 볼 일이 많은데, 한창 야구 시즌일 때 모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 모니터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떴었다.
어차피 야구는 맨날 보는거고, 야구보면서 돈도 번다는 생각에 부랴 부랴 지원했고 (그 때 당시 A4 2장으로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보고 보고서 작성해서 내면서 지원했음) 여자라는 어드밴티지 때문에 뽑혔다. 방송국 측에서 남녀 비율을 이왕이면 똑같이 하려고 했댄다.
덕분에 스포츠 채널 본사도 가보고 밥도 한번 얻어먹긴 했는데, 문제는 스포츠 채널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콘텐츠가 야구긴 하지만 야구는 1년내내 하지 않는다는 거다.
고교야구나 프로야구 보고 A4 2장을 써서 내라고 하면 뭐 얼마든지 써서 내겠지만, 나에게 생소한 축구, 테니스, 당구, 농구를 보고 써서 내라고 하면 난감하다.
그래도 돈 받고 하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기본적인 룰을 알자 싶어서 책도 사보고 그런다. 그러다보니 집에 테니스 책도 있고 축구 책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스포츠 서적을 보면서 우리 아빠는 이러다 스포츠 박사 되겠다고 하지만, 원래 안보던 스포츠 종목을 책 한권에 뚝딱 섭렵할 수도 없는 일이고.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기를 보고 쓰다보니 매우 허접한 보고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번 주 숙제는 프로농구 보는 거였는데 슬램덩크 본 지도 꽤나 오래고, 룰도 모르고 선수도 모르니 이거 당최 쓸말이 없다. 수요일까지 해서 내야 하는데  으아.. 회사 일 끝나고 남아서 뚝딱 뚝딱 쓰고 가려고 했는데 전혀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아 어떻게 이놈의 거 다 쓰지.
딴 방송국꺼랑 비교해서 써달라고 해서 일요일에 다른 방송국 농구보다가 아주 푹잤다. 푹잤어.;

결론은 빨리 야구시즌되서 야구 보고 싶다는 거. 하지만 아직 12월이고. 아이고... 4월 언제되냐.
내년에도 모니터 하고 싶은 사람은 하게 해준다고 했는데 짤려도 난 할말 없는거다. 미안합니다. 방송국이여. 흐흑. 난 스포츠 모니터가 아니라 야구 모니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