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을 때 나의 일기는 시덥지 않은 고민으로 가득했다. 그때 고민하고 있었던 것들을 타파하기 위하여 조금이라도 노력을 했다면 난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변명을 좀 하자면 뭘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는지 전혀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냥 무작정 공부를 하기에도 목표가 없으니 제대로 되지도 않고, 돈을 벌자니 돈을 벌어서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맨날 불평 불만에 가득한 일기랑 우울하다는 내용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던 그 시절 일기를 보고 있으면 좀 한심하다. 쪽팔리기도 하고. 우울한 일기를 쓰다보면 더 우울해지고. 그래서 난 답없는 고민에 대한 내용은 웬만하면 안 쓰려고 노력했다.
조금 쓰고 조금 벌고 있는 삶에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지만 졸업 후 항상 소속기관이 있었던 나로서는, 지금의 소속없는 인생이 어색하다.
회사를 다닐 때는 나름의 우울함이 있었고, 지금도 그런 우울함이 있을 뿐이다. 어떤 우울함과 비참함을 선택하는 건 내 문제다. 회사를 다니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돈과 안정으로 상쇄가 된다면야 괜찮겠지만 난 그게 안됐다.
좀있다 12시 반 쯤 열라 먼 곳으로 면접을 보러 가는데 솔직히 말하면 여기가 만약 붙어도 내가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가봐서 도저히 안되겠으면 관두고 뭐. 이런 생각으로 간다. (근데 거기 자기소개서에 회사 이름 안 바꿔서 딴 회사 이름을 떡하니 써놨는데도 면접보러 오라는건 뭐지?;;;;)
우울한 날씨에 이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를 보니 한심하다.
28살이면 이제 좀 정신 차려도 될텐데 말이다.
부모님이나 동생에게 내가 얼마나 걱정스러운 존재일지 생각해보니 더 그렇다.
도대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이란 뭘까? 없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