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mp3 를 들어도 매일 예전 노래만 듣는다. 라디오를 들을 시간이 없으니 새로운 곡이 뭐가 좋다 알 수도 없고.
대학교 때 짝사랑 하던 남자에게 고백 후, 나서 버스 정류장에서 두근 거리는 가슴으로 mp3 플레이어를 재생했을 때 나왔던 음악은 Beastie boys의 ch-check it out 이었다. 그 이후로는 이 음악을 들을 때 마다 그 상황이 떠올라서 기분이 심히 구리다. (오늘은 특히 그 날 입었던 자켓까지 입고 와서 더 생각이 난다 제길)
그 이후 내가 작렬히 차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그때 내 상황에 딱 어울리는 배경음악은 gorillaz 의 feel good inc.다. 이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그 때 당시 나를 마음껏 비웃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흐흐흐. 근데 gorillaz 이번 stylo 노래 굳.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26D3ABDCA264F6532294A1F9C4B3F1CB3996&outKey=V1234500f3098566c7d65e8cf38b8aee769cd51f9860b4cb15da7e8cf38b8aee769cd

그리고 오늘 점심을 먹고 대학 때 얘기를 하다가 생각난건데, 내가 다니던 대학에 새로운 도서관이 생기기 전 까지는 집이랑 도서관이랑 연결되는 지름길을 애용했다. 전문대를 지나 고등학교를 지나 오는 길인데, 밤에 혼자 걸어오면 가로등에 벚꽃 나부끼는 거 보면서 감상에 젖고 그랬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인적이 너무 드문 길이었기 때문에 그 길로 안돌아다니는 게 나을 뻔 했지만, 뭐 별 일 안 당했으니까. (감사합니다 하나님!)
여하튼 어느 봄날이었는데, sk 텔레콤에서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 무지하게 홍보할 때였다. 그 요금제는 현재로부터 가까운 과거 3개월 동안의 통화량을 3으로 나눠서 한달 평균 통화량을 산출한 뒤, 그 통화량 만큼만 기본료를 책정하고 그 이상 통화료에 대해서는 모두 공짜! 라는 게 컨셉이었다.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114에 전화를 하면서 도서관을 나와 지름길로 이어지는 전문대 운동장을 지나고 있는데 상담원이 "네 고객님. 고객님의 최근 3개월간 월평균 통화량은 7분입니다. " 라고 나한테 이야기 하다가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참 암울한 인간관계를 유지했던 거 같다. 한 달 내내 통화량이 단 7분이라니.
뭐 그덕에 나는 7분 요금만 내고 무제한 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대학 때 암울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현재에 만족하고 그랬다. 그때보단 내가 심적으로 덜 괴롭다는 생각에. 그런데 그때는 맨날 돈 없어서 5천원 짜리 티셔츠에 만원짜리 지하상가 바지 입고 다니고 남자한테 차였어도 그럭저럭 어리니까 봐줄만 했을 거 같다.
어차피 누구나 나이는 드는 거니까, 어린 애들을 안 부러워 하려고 했는데.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