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일상 2010. 2. 28. 01:28
요즘 봄이 되어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연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연락 하고 지내는 남자는 딱 두 명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부터 친했던 친구 한명과 대학교 4학년 때 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 한명.
원래 내 인간관계가 좁다.
친했던 친구 한명은 나랑 좋아하는 것이 거의 비슷해서 그때 부터 계속 친구고, 4학년 때 알게 되었던 오빠는 그 오빠가 의도적으로 나에게 접근을 했다. (그땐 몰랐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의도적 접근으로 이렇게 친해지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여기 블로그에서도 자주 쓰지만, 난 진짜 못났다. 여러가지로.
블로그에 흐르는 전반적인 비관적인 정서와 피해의식 사회적인 나의 위치, 키도 작고, 집에 돈도 별로 없고, 나역시도 돈이 없고 얼굴도 그렇게 예쁘지 않고 뭐 그렇다.
그런데 왜 그 오빠는 날 좋아했는지, 혹은 아직도 좋아하는지 좀 이해가 안간다. 진심으로.
오늘 오랜만에 만났는데 모르겠다. 아직도 날 좋아하는 모양이다.
알고 지낸지 5년이고, 바로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김일병 저주 이후 내 연애사는 정말 어디 내놔도 부끄러울 정도로 뭐 하나 잘 된 게 없다.
요즘 들어서는 내가 무성애자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무성애자는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타고난 성적취향이 커가면서 바뀔수도 있는건가? 예를 들면 이성애자인 사람이 동성애자가 된다거나 이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나도 원래 이성애자인데 무성애자가 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고.
저번에 영국인가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발견한건데 이 세상에는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가 있는 것 처럼 무성애자가 있는데 무성애자는 일반 사람이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사는 사람도 있으나, 이성 이든 동성이든 간에 연애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 (연애 감정은 동료애, 모성애 이런 거와는 분명 다른 감정이니까)  
여하튼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멋있는 사람 보면 떨리고, 대학교 때도 전에도 말했지만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랬는데, 그 이후로는 소개팅을 하면서 상대방이 연락을 계속 해오면, 아 좀 있다 사귀자고 하는거 아니야 이거?? 이러면서 결국 피하고 그랬다.
내가 뭘 말하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5년 동안 내 옆에서 친하게 지낸 이유가 아직도 날 좋아해서 라면 난 참 그 분께는 죄송하게 되었다. 잘난 것도 없는 주제에 이러고 있으니. 다른 남자를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분과 사귀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뭡니까.
여자는 남자한테 사랑 받는게 미덕이라는데, 이 기회에 그냥 사랑 좀 받아볼까 싶다가도, 김일병이랑 사귈 때 걔가 날 엄청 좋아하는게 느껴지면서도 난 전혀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 그 짓을 할 순 없다는 생각도 들고.
내 성격은 왜 이모양이냐. 왜 남들처럼 살질 못하니.
어쨌든 그 분이 일주일 뒤에 대답을 하라는데, 헐~~~결론을 어떻게 내려야 할지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