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일상 2009. 5. 20. 14:49
1. 소개팅
: 내친구가 자기 정말 기분 나쁜 소리 들었다면서 해준 얘기가 있는데 "너도 감가상각되기 전에 빨리 남자 찾아라." 이 말이었댄다. 내가 20살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으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기분이 나빴을까? 우쭐했을까? 나이만큼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게 없는 건데 일부 남자들 참 여자 나이가지고 어지간하게 우려 먹는 거 같다. 소개팅 얘기하면서 이런 말 하는 이유는 내 나이 27살이 갑자기 너무 많게 느껴져서 소개팅 하기로 한거라. 에잇. 결론을 말하자면 역시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일단은 소개팅 하신 분이 계속 연락을 아주 자주 하셨는데 내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나 소개팅 하고 에프터 받아본 거 처음인 거 같다. 뭐 내가 소개팅 한 경험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지만, 그래도 의외의 결과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또 하나 깨달은 건 내가 아직도 연애할 생각이 없는 거 같다는 거다. 누가 보면 연애 못하니까 열폭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진심으로 그런 듯. 뭐 연애하고 싶은 상대도 없기도 하고.

2. 회사의 폭풍
: 내가 있는 팀에 여러가지 일이 생겼다. 우선 퇴사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고, 그 중 한 명이 루꼴라다. 난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고 증오해본 적이 별로 없는 거 같다. 물론 순간적으로는 어휴! 하고 완전 싫어하지만, 정말 저 인간 인생이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단순해서 다 잊은건가? 어쨌든 현재 내 생각으로는 그러네. (이런거 보면 난 아직 인생의 쓴 맛을 못본거네) 루꼴라 다음으로 오는 사람이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데 집도 우리집이랑 가깝고(악!!! 정말 불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루꼴라랑 정 반대 스타일인 거 같다. 막상 루꼴라가 떠난다고 하니 서운한 건 뭐야. 근데 정말 좀 서운하고, 항상 똑같다고 불평만 했는데 내가 항상 불편하는 것 보다 직장생활이 더 불만투성이가 되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되고 그런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 들어왔을 때 보이는 이 조직을 싹 바꿔버릴테다. 하는 열의를 내 어떻게 다 받아주리오. 하는 생각을 하니 한 숨이 난다.

3. 지옥의 금요일
: 저번 주 금요일에는 회사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말 그대로 죽고 싶었다. 직장일이라는 게 그지 같은 거지만, 입사해서 저번 주 금요일 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돈 받으면서 하는 일 하면서 그런 극도의 스트레스는 난생 처음이었다. 결국 사무실에 앉아서 쪽팔리게 엉엉 울었다. 저녁도 못먹고 9시쯤 집으로 비맞으면서 퇴근하는데 아... 다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 비참한 상황이 되고보면 일부러 더 비참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몰아 버리는 특징이 있는 거 같다. 나만 그런가?
 
4. KIA:SK의 주말 3연전
: 내가 참 단순하다고 다시한번 느낀 건 위에 쓴 지옥의 금요일날 집에 와보니 SK랑 KIA가 연장전을 하고 있는거다. 만루찬스도 날아가고 아.. 또 2:2로 비기냐. 이러면서 보고 있는데 12회 초에 랑데뷰 홈런 작렬!!!! 그날 받은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버렸다. 작년에 SK만 만나면 지던 그 기아가 아니었다. 아... 금요일 경기는 정말 명경기였어.
토요일에는 비가 와서 경기를 안하고 일요일에 더블헤더를 했는데 야구만 6시간 내리 봤다. 문학경기였는데 결국 못갔네. 내가 아무리 야구를 좋아한대지만 6시간 내리 야구장에서 개기면서 앉아볼 용기는 없었다. 난 TV로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더블헤더 안했으면 좋겠다. 힘들었어.

P.S 기아 지금 3위!!!!!!!!!!!!!!!!!!!!!!! 이게 꿈이야 생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