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인 11월

일상 2014. 11. 16. 22:37

요즘에는 책도 재밌고, 노래도 좋은 노래가 쏙쏙 귀에 들어온다.

1. 셜록홈즈 전집
도서 정가제를 앞두고 전집류를 무지 싸게 팔고 있다. 그 덕에 난 셜록홈즈 전집을 4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했고, 요즘 자나깨나 읽는 중이다.
아주 어렸을 때 읽은 거라 거의 처음 읽는 거나 다름 없는데…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2. Ryuichi sakamoto 의 YMO​

Ryuichi sakamoto 의 1996 앨범을 무지 좋아하면서, 다른 앨범은 듣지 못했다. 가끔 찾게 된 다른 루이치 사카모토의 곡들이 너무 난해했기 때문이다. (Sweet revenge 와 smoochy 앨범은 좋아하지만)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you tube 에서 1000 knives 를 듣게 됐고, 바로 한국에 출시된 YMO 음반 2장을 구입했다. 동양적 멜로디와 감성을 기반으로 도저히 70년대말에 만들었다고 믿을 수 없는 진보적인 전자음악에 살짝 감명 받았다. 젊은 시절 루이치 사카모토는 다 가진 남자였던 거 같다. 음악 잘하고, 실험적이고, 집도 부자고, 똑똑하고, 거기에 잘생기기까지.

3. Weezer의 Everything will be alright in the end 앨범
오랜만에 rock 밴드 음반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은 곡으로만 구성된 앨범을 만났다. 특히 lonely girl 이거 완전 내 곡 같다. 시작부터 마지막 곡까지 다 좋고 완성도 있다. 당분간 계속 듣게 될 것 같다.

http://youtu.be/jGUPsdOCZ-A

무슨 곡이 제일 좋다 말하기 어려울정도로 다 좋지만, 지금은 위 링크 곡이 제일 좋다. weezer 이 사람들 음악은 항상 깜찍한 면이 있다.

4. 더러운 남동생
한창 백수 시절에 난 어쩌면 타고난 백수체질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난 약속이 없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해도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한다. 아무데도 안나갔다왔다 해도 자기 전 샤워까지 다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니깐 난 집에만 있어도 폐인이 되는 타입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내 남동생은 어제밤에도 샤워는 커녕 세수도 안하고 자고 오늘도 세수 안하고 이만 닦고 그 더러운 꼴을 하고 성남까지 갔다. 나랑 엄마가 저 버릇을 고치려 엄청 노력했는데도 고치지 못했는데, 혼자 나가 살면서 안씻는 게 더 심해진 거 같다. 여자친구 없는 뒤론 더더더 안 씻는 거 같다. 진짜 더러워 미치겠다.
쟤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중국 사람 안씻는다 욕할게 아니었다. 진짜 더러워 죽겠는 사람이 바로 내 친 남동생이니까.
걔가 있던 방에 온통 페브리즈 뿌리고, 향초까지 피워놨다. 냄새가 나서.
3개월만에 집에 와선 동생은 집이 너무 춥단 짜증만 부려서 엄마는 동생한테 그러려면 오지 말라고 했다. 사실 너무 추워서 못씻겠다고 하며 안씻고 간거다.

근데 우리집은 엄마가 보일러 너무 안틀어줘서 너무 춥고 가끔 서럽기까지 한 것만은 사실이다. 집에서 양말필수에 패딩조끼까지 입어야한다. 보일러 틀면 분명히 나한테 난방비까지 내라 하실 거 같아서 그냥 이렇게 참고 산다.
이러니 내가 겨울만 오면 우울할 수 밖에 없다. 바깥 나갈 때만 추운 게 아니라 집에서도 아침저녁으로 너무 추우니까…(우리엄마는 잠들기전에 딱 15분 보일러 틀고 하루종일 안트신다. 아침엔 맨발로 방바닥 올라서면 정신이 번쩍 들정도로 차다. 흑흑)



ok go - return

위로 2010. 6. 10. 00:36

요즘 발견한 정말 좋아하는 노래가 생겼다. 지다님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ok go 라는 밴드의 곡인데, 검색하여보니 꽤나 유명한 밴드인 거 같다. 그래서 일단 정규로 나온 앨범은 다 들어봤는데 그 중에서 바로 내 귀에 들어왔던 곡은 return 이다. 다른 명랑한 곡들과 달리 뭔가 슬픈 분위기라서 더 튀는 걸수도 있고 말이다. 네이버에 이 곡을 쳐보니까, 친한 친구가 건물에서 떨어져 죽은 뒤 만든 곡이라는데, 난 영어를 못해서 아무리 들어도 가사는 모르겠지다.
근데 이 곡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weezer - undone (the sweater song) 이랑 뭔가 후렴구가 비슷하다. 물론 weezer 곡은 유쾌한 곡이지만. weezer 의 노래는 나의 20대 중에서 최고로 암울했던 겨울에 반복해서 듣던 곡이라 노래 앞부분만 들어도 그때로 되돌아가는 느낌이 들고 우울하다. 나에겐 ok go 의 return 만큼이나 우울한 곡이다.

안하던 일을 (과외) 시작해서 다시 블로그에 뜸해졌다. 요즘 내가 듣는 곡은 이 노래랑 피아노의 숲 ost 에 들어있는 곡이다. 내 나이 28살. 난 왜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좋은 걸까.

보너스로 유투브에서 퍼온 weezer 의 undone (the sweater song)


이 동영상 말이 동영상이지 저 위에 있는 weezer 사진 부담스러운걸. 이건 또 여담이지만, 난 rock 을 사랑하지만, rock 의 공연 실황 음악을 듣는 건 정말 싫다. (때문에 여기에 올리는 동영상도 다 음반버전으로) 나는 아무리 실황으로 음악을 들어도 다른 사람들 처럼 못 즐기겠다. 따라하지도 못하겠고, 꺅꺅 소리도 못 지르겠다. 그런데 그런 콘서트 장에서는 나같은 사람을 못난 사람 취급을 한다. 그래서 난 그냥 방에서 혼자 듣는다.흥.


weezer와 coldpaly 앨범은 많이 기대했다. 두 밴드 모두 나오자마자 들어봤는데.. 결과는 대실망이었다. 한두번 들어보고 어떻게 아느냐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앨범들은 1번 트랙 들을 때 부터 몸이 찌릿찌릿 해지고 온 몸이 전율했는데, 이번 위저와 콜드플레이 앨범은 그런게 없다.
흑. 나 왠지 슬퍼. 요즘 들을 게 없어서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두 앨범 통틀어서 최고 좋았던 노래는 콜드플레이의 yes 라는 곡이다. 구성이 특이하고 신비로운 것 같아서 yes 는 요즘도 종종 듣는다.

최근 나온 노래 중에 내가 최고 좋았던 노래는 바로 madonna 언니의 4 minutes 였다. 뮤직비디오까지 멋있고. 한참 뮤직비디오에 관심이 있었을 중2 무렵 (아.. 나의 문화적 소양의 발전은 모두 중학교 때 멈추었구나) 마돈나의 frozen 뮤직비디오를 보고 킹왕짱 이라고 생각했다. 후속곡인 ray of right 는 말할 것도 없고. MTV 에서 마돈나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를 한 번 봤는데 돈나 언니는 뮤직비디오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 같았다. (꺅 돈나언니!!!) 그래서 그런지 마돈나 뮤직비디오 중엔 질 떨어지는 게 별로 없는 듯 하다. Music 뮤직비디오도 멋있고. 지금 얼핏 생각나는 몇 개만 해도 수준급이었다.
이번에는 4 minutes 뮤직비디오에선 58년 개띠인 돈나 언니께서 이팔청춘 저스틴이랑 같이 나오는데 저스틴.. 진짜 많이 떴다고 생각했다. 내가 문화적 소양을 쌓던 중2때만 해도 bye bye bye 뮤직비디오에서 초강력 스트레이트로도 펴지지 않을 것 같은 곱슬머리를 뽐내며 귀여운 춤 추는 애였는데 말이다. 훗.
저스틴 너도 늙고 나도 늙는구나. (얼쑤)  

흠.. 요즘 케이블 방송 중에 일본이나 미국 MTV 나오는 데 없나? 내가 워낙 게을러서 인터넷으로 뮤직비디오 사이트 들어가서 찾아 볼 성미는 안되고, 뮤직비디오를 보고는 싶고.. 그런데 엠넷이나 한국 MTV 틀면 죙일 난 바람펴도 넌 바람피지 마 베이붸~ 혹은 워우워 거리는 노래만 나오고.
그렇게 뮤직비디오 보고 싶음 니가 찾아보면 되잖아!!!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야구 하일라이트 빼고는 모니터로 동영상 보는 거 자체를 매우 꺼리는 나로서는 그도 참 어렵다.

들을 노래 기근에 시달리던 내가 그토록 기다려 마지 않던 위저와 콜드플레이가 나를 실망시킴에 따라 결국엔 난 또 문화적 소양의 발전이 멈춘 그 때 당시 노래를 무한반복 하고 있다. 블로그도 재정립 했고, 스킨도 바꿨는데 노래나 하나 올려볼까 한다. (저작권 때문에 구속되면 어떡하지) 뭘 올릴까 찾다가 요즘 K-Swiss 광고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노래를 올려본다. dandy warhols 라는 밴드를 알게 된 계기는 good will hunting 사운드 트랙 5번 곡을 통해서다. 추억의 p2p 프로그램 냅스터를 통해서 다운로드 받은 곡인데 CD로 구워놓은 걸 우연치 않게 다시 발견했다.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발매가 된 건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bohemian like you 빼고는 그닥 들을만한 곡이 없어서 CD 구입은 그냥 포기했다. 하지만 이 곡은 만든지 거의 10년이 된 노래 치고는 꽤 좋지 아니한가??


내가 새로운 곡에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내가 나이들어서 그런건가? 아저씨들 보면 무조건 비틀즈, deep purple 이러면서 요즘 음악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도 벌써 그런 나이가 되어버린건가 싶어서 좀 슬프다. 난 언제든지 새로운 걸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데.

P.S 블로그 재정립 하는 의미에서 스킨을 바꿨는데 예전에 보니 바꾸면 가끔 막 오류나던데. 오류 나면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