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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주말의 연속

일상 2013. 11. 25. 00:33

  토요일 아침에 6시 30분에 일어나야 하는 게 생각외로 너무 너무 힘들다. 금요일에는 내일 늦잠을 자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렇지도 않고.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 15분 까지 학원 수업인데, 늦지 않게 가려면 6시 30분에는 일어나야 넉넉하다. 가는 길에 커피랑 중간 쉬는시간에 먹을 것도 좀 사야하니까. 1시 15분 까지 수업을 듣다보면 무지 무지 배고프고, 배에서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나서 항상 쿠키 같은 걸 사가서 먹고 있다. 

  일어나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수업이 끝내면 꽤 뿌듯한 기분도 든다. 사실 10시부터 1시 15분 까지 토요일엔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누워 있는 시간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듣는 수업으로 난 다음 혼자 갈 여행에서 조금이나마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을까? 제발 그랬으면.


  저번 주에는 마음속으로 한 사람과 절교를 했다. 3번 연속 약속 당일 약속을 취소한 사람인데, 첫 회사에서 꽤 친한 척(?) 을 했던 애였다. 내가 만나자고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3번 연속으로 그것도 당일에 약속을 취소한 것이다. 나는 니가 또 그럴 걸 예상했다. 괜찮다. 라고 말하고 바로 걔의 연락처를 삭제했다. 아마 내가 이렇게 자기랑 연을 끊는지 어쨌는지 관심도 없겠지만, 걔랑 회사 생활에서 친하게 지냈던 게 단지 회사 사람이라서 매일 얼굴 보고 동갑이니까 필요에 의해서 라는 생가이 드니까 씁쓸하고, 나를 이렇게 중요치 않게 대하는 걸 보니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생각하니 또 화내는데, 뭐 이제 안볼 꺼니까. 


  약속을 취소 당하고 저녁 때 학원에서 있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혼자 5시간 가량 또 서울 방황을 했다. 정말 내가 왜 그 행사에 등록했을까 엄청 후회했다. 그냥 집에 갈까를 고민하기를 수십번. 결국 주한영국대사관에 갔는데...(행사장소가 대사관이었음) 안가도 될 뻔했다. 기다린 게 너무 억울할 정도로. 그 행사장에는 다른 반 영어 강사들도 많이 오셨다. 그런데 강사 한명이 완전히 미남인 거다. 아마 킬러스 브랜든 플라워스 이후로 실제로 본 잘생긴 외국인 2위? 정도? 강사들이 영어능력 향상을 위한 게임 같은 걸 시켜서 막 돌아다니고 말하고 그래야했는데... (내 성격에 그런 데를 참석하다니!! 근데 난 맹세코 그런 행사인지 몰랐다. 영국 현지에서 공수해준 맥주를 준다는 말에 간 거였다고... 흑) 그 미남 강사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여자 학생들이 몰렸다. 처음에는 행사에 참여하는 척 하다가 결국 테이블에 앉아서 과자랑 맥주만 마시던 나는 그 미남 강사가 여자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광경을 구경했다. 생각해보니 이게 참 익숙하다 싶었다. 나는 항상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주목 받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막 적극적으로 끼지도 못하고 인기 많은 여자가 남자들에게 관심 받는거나 인기 많은 남자가 여자들에게 관심 받는 거 구경하는 걸 즐겼던 거 같다. 


  팔자에도 없던 사교성을 요하는 행사로 인해 무지 피곤했던 토요일을 보내고 난 일요일에 또 이태원까지 갔다. 오랜만에 학교 다닐 때 친했던 언니를 봤는데, 오랜만에 봤는데도 잘 통하고, 우리 둘다 만남에 대만족하여 빠른 시일내 보자고 말하며 헤어졌다. 그날 어찌나 많이 먹었는지... 일식집 가서 밥을 하나도 안남기고 다 먹고 엄청 두꺼운 감자튀김에 맥주 마시고 커피빈 가서 바닐라 라떼까지 마셨는데 정말 잠들 때 까지 소화가 안됐다. 언니랑 언제 해외여행 같이 가자! 말만 몇년 째 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정말 같이 갈 거 같기도 하고. 이 언니라면 가서도 괜찮게 여행하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주말 내내 밤 10시 넘어 집에 들어오고 월요일을 맞았는데 정말 피곤해서 죽을 거 같았다. 남들에게 짜증도 부리게 되고 하필 팀장님이 일 잔뜩 시키셔서 나는 화요일에 시키신 일 기한 내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 초강수를 뒀는데 팀장님은 다 해보고 얘기하라고 하셨다. 뭐... 내 예상대로 다 못했는데 그냥 금요일 8시쯤 집으로 왔다.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피곤하기도 했고... 직장 생활 오래하다보니 다소 싸가지 없어 보이더라도 못하겠는 건 못하겠다고 얘기하는게 차라리 직장 생활 오래하는 노하우 인 거 같기도 하고. 난 별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없으니까 말이다. 


  어제 학원이 끝나고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고 같이 인천으로 가기로 했는데 친구가 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나는 또 1시간 30분 가량을 방황했다. 교보문고 팬시 코너도 1시간 30분 구경하니 재미도 없고, 무엇보다 다리가 너무 아팠다. 생각해보니 난 기다리는 걸 정말 싫어하는 거 같다. 한 30분 까지는 흥미거리가 있으면 기다릴 수 있지만, 정말 1시간에 육박하는 기다림은 힘들다. 나랑 제일 친한 친구 한명이랑 크게 싸울 뻔 한 것도 1시간 넘게 걔 기다리다가 내가 폭발해서였는데... 


  저번 주 주말 내내 쌓인 피로를 풀겠다고 다짐하고 어제 동인천에 도착해서 피부 관리 샵에 가서 피부 마사지를 받고 바로 또 옆에 있는 중국 마사지 샵 가서 전신 마사지랑 발 마사지 까지 받았는데 직장 다니니까 이런거 하나는 좋구나 싶었다. 내가 돈없는 백수였으면 상상도 못할 서비스를 몇만원씩 척척 내면서 4시간 씩이나 할애해서 받았으니 말이다. 근데 우리동네 그 중국 마사지샵 정말 최고 인 거 같다. 내가 여러 군데 다녀본 건 아니지만, 정말 명동에 있는 마사지 샵과 비교하면 10배 정도는 좋다. 그걸 알아서 그런지 그 돈이 아깝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오늘은 정말 두 달만에 교회에 갔는데 30분이나 늦게 가서 목사님 설교 중간에 들어갔다. 창피했지만, 문 앞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도 뭐했다. 설교가 끝나고 기도를 하는데 내가 하는 기도가 너무 속물스럽고 이기적인 기도인건가 싶었다. 사실 그 기도대로 내 인생이 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기도하는 순간에는 제발 들어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도 기도를 안해서 안 들어주시는 것인지, 너무 속물적인 소망이라 안들어주시는 것인지 알 수 가 없다. 


  요즘에는 즐겨 듣는 노래가 없어서 조금 심심하다. 프란츠 퍼디난드 이번 앨범 좀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들어보니 딱 한곡만 좋고... 계속 계속 예전에 좋아했던 곡들만 찾아듣다보니 내가 늙은건지, 아니면 정말 지금 곡 수준이 내가 한창 듣던 때보다 떨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회사를 갈 생각을 하니 우울한데, 오늘은 야심차게 시작했다가 읽는데 무지 무지 오래 걸린 책 한권을 다 읽었으니 그래도 보람 있는 비오는 늦가을날이었다. 이제 전기장판 틀고 책 몇장만 더 읽다가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