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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염려증

일상 2007. 12. 12. 11:51

이불을 뒤집어 썼다. 입에서 뜨거운 입김이 나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열이 나는 것 같다.
유리로 된 체온계를 꺼냈다. 살에 닿는 순간 그 체온계가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랐다.

이런건 딱 하루만 누워서 푹 쉬면 그냥 낫는건데. 아 제발 딱 하루만.
새벽 5시다. 30분이나 일찍 일어났다. 해열제 때문에 몸이 식었는지 땀이 많이 났다.

으으.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열에 취약한 아동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한 번 열이 나면 39도 이상, 40도가 넘었던 적도 많았다고 한다. 아주 갓난쟁이 였을 때는 열 났다하면 40도.
그렇게 아동기 학동기 청년기를 지나서 난 이제 열도 잘 안나고 나도 한 38도선에서 더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어렸을 때 비정상적인 편도선으로 인해 열이 자주 올라서 엄마가 물수건을 올려주고 체온계로 열 재고, 일찍 퇴근한 아빠가 들어오시면 아빠의 손이 그렇게 찰 수가 없었다.
 
열이 나면 만사가 다 귀찮고 그냥 누워서 쉬고 싶은데. 오늘 쑤시는 뼈마디와 부서질 듯 아픈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고 사무실에 와서 이러고 앉아 있다.
진짜 하루만 푹 쉬고 싶다. 아직 수요일이라 내일도 나와야 되고 내일모레도 나와야 하는데.

평일에 퇴근 후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다시한번 굳히게 되는 순간이다. 저번 주 화요일 금요일에 명동을 갔던 것이 화근이다. 그러고선 토요일에 또 친구를 만났다. 아. 벌써 이렇게 체력이 바닥나서야 원. 사람들 조금 만났다고 이모양이라니.

타고난 약골체질에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 체력 좋은 사람임에도 난 끔찍히도 운동을 싫어한다.
근데 이제 진짜 운동할 때가 임박한 것 같다. (아.. 재작년에도 나 이거랑 똑같은 소리 했지 아마)
이정도 아픈거 가지고 골골 대는 거 보면 좀 웃긴거 같기도 하고, 설마 또 작년같은 폐렴이 오는 것 아닌가 두려워 하는거 보면 오바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에이쒸. 그래도 자기전에 스트레칭 30분 정도는 매일 열심히 했는데. (유산소가 아니라 소용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