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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사랑

일상 2015. 5. 25. 16:02



부처님은 정말 아름다운 때 태어나신 것 같다.
운동장소를 고등학교 운동장으로 바꾸면서 자유공원에 예전보다 뜸하게 왔다.
마지막으로 왔을 땐 새싹도 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꽃이 피고 나무들도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공원에 올라오다 보면 양 옆으로 단독주택들이 많다. 단독주택 문 앞에 내놓은 화분들을 구경하는 게 내 취미다. 예쁜 곳에 심어져 있진 않지만, 주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그런 소박한 화분들에게 아침마다 물을 주고 보살피는 주인이 나쁜 사람일 리 없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 레옹에서 레옹이 식물을 끔찍하게 아끼는 걸 보면서 이 남자가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남자임 을 알 수 있듯 말이다.
우리집도 햇빛이 잘드는 집이라 화분이 꽤 많은데 죽어가던 식물이 봄되니 거짓말같이 살아나고 꽃까지 피워내는 걸 보면 별것도 아닌데 마음이 찡하다.
엊그제는 구청에서 우리집앞 초등학교 길가의 장미가지들을 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전기톱으로 다 잘랐다.
통행을 방해하는 것이 꽃이라면 사람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다른 길을 찾았을텐데… 그렇게까지 해야했을까.
횡단보도 앞에서 잘려져 말라가는 장미 꽃봉오리들을 보자니 가슴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