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2.10 영화 Shine O.S.T 4

영화 Shine O.S.T

위로 2008. 2. 10. 21: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아 영화를 3번 이상은 봐야지 제대로 기억을 하는데 이 영화는 딱 한 번 봐서 제대로 기억은 안난다. 다만,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몇 년전에 우리 나라에 와서 공연을 했다는 건 기억이 나는데 이 피아니스트 이름도 기억 안나고. (부끄럽다)
하지만 Shine OST 는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용해지고 싶을 때 종종 꺼내 듣곤 한다. OST안에는 클래식 곡과 함께 데이비드 허쉬펠더 David Hirschfelder 라는 호주 작곡가가 작곡한 곡들로 꾸며져 있는데 곡들이 거의 2분 이내 이기 때문에 34곡이나 수록이 되어 있다. 예전 호주 올림픽 개막 행사를 보는 데 개막식 음악 담당 자막을 보니 이 사람 이름이 나오길래 꽤 반가웠다.

아버지에게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과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집착과 완벽히 연주해야 겠다는 중압감 등등을 견뎌내지 못하고 반쯤 실성해버린 피아니스트가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주요한 줄거리인데 영화가 그렇게 재밌다거나 가슴 벅찬 감동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몇 장면이 강하게 남는 것을 보면 괜찮은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어떤 영화는 단 하루 전에 봤음에도 별 거 기억 남는 게 없으니까.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아는 게 없지만 어렸을 때 집에 60개 테이프가 세트인 클래식 테이프 세트가 있었고 거기 안에 곡에 얽힌 스토리 등을 설명해놓은 책자가 있었는데, 뭣도 모르면서 읽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그랬다. 나중에는 다 늘어나서 버리고 말았지만. 근데 그렇게 들었어도 도저히 곡 이름 이나 교향곡 번호 같은 건 전혀 모르는 걸 보면... 뭐 중학생쯤 되서는 모든 흥미를 다 잃어버리기도 했고 말이다. 솔직히 말함 그렇게 잘사는 집도 아니고 내가 무슨 클래식 음악 연주하는 사람도 아닌데 혼자 고상한 척 클래식 음악이나 듣고 있는다는 게 다른 사람 보기에 좀 웃기지 않을까 하는 아주 몹쓸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듣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아주 아주 오래전에 작곡한 노래가 현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전달이 된다는 것과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분명 굉장한 일이다. 그리고 뭣 모르고 듣는 클래식 음악임에도 듣고 있다보면 분명히 감동을 받기는 하니까.

내가 이 OST를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위 포스터의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Vivaldi 의 곡 때문인데, 한 번 들으면 절대 안 잊혀지는 멜로디에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라는 제목과도 딱 맞는 곡이다. 이 곡은 내 기분, 날씨, 밤 낮인지를 가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날 조용하게 만들어 주는 곡이라 가끔씩 너무 절실하게 듣고 싶어지곤 한다. 그 이외 곡들은 나름 내가 비발디 곡 다음으로 이 앨범안에서 좋아하는 곡들이다.

아무래도 이제까지 여기에 올렸던 곡들 중 가장 튀는 곡이 아닌가 싶다. 이런거 보면 나도 참 별의 별 것을 다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어떤 분야에서든 장르에서든 좋은 건 맨 처음 접하는 사람도 좋다고 느끼는 법이니까. 또 뭔가를 잘 모른다고 해서 그걸 좋아할 자격도 없는 건 아니지 않은가.

 바로 이 곡이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라는 곡이다.


P.S 글 다쓰고 자려고 씻다가 번뜩 하고 이 영화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이름이 생각났다. 데이비드 헬프갓 인거 같다. 데이비드는 확실치 않지만 헬프갓은 확실하다. 영화안에서 하나님이 돕는다는 뜻이라면서 헬프갓 이라고 했던게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