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6.03 졸업시험과 바쁜 한주 4

내 나이 미혼 여성이면 주말마다 데이트도 좀 하고 남자한테 카톡오면 연락도 좀 주고 받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여하튼 난 지금 그러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회사에서도 일이 너무 많이 겹쳐서 좀 바빴다. 안바빠도 뭐 별다른 점 없겠지만.


저번주에는 처음으로 싱가폴에 전화를 했다. 나는 전화영어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그게 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뭐... 너 내 이메일 확인했니? 확인하고 답장줘 이정도 말 밖에 안했지만 아마 전화 영어 아니었으면 그것도 안됐을거다.


어제는 한양대에 가서 졸업시험을 봤다. 내가 다니는 사이버대가 한양대에서 만든 대학교라 어쩔 수 없이 그 먼 곳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한양대는 내가 고3 시절 많이 가고 싶었던 학교다. 뭐 꿈도 못 꿨지만. 내가 졸업한 인하대 애들 중에는 원래는 한양대 가고 싶었는데 못가서 온 애들이 많았다. 나 역시도. 한양대 붙었으면 아마 좋아서 엉엉 울었을거야. 인하대 붙고서는 한없이 무덤덤한 기분이었는데. 

원래 나는 미디어 학부라는 곳을 가고 싶었는데, 내가 꽤 선견지명이 있었던 거였는데...  여하튼 미디어 학부고 뭐고 다 지난 얘기니깐. 

한때나마 내 꿈이었던 한양대를 걷다보니 학교 참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인하대의 외관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후진 모습과는 달라. 역시. 


졸업시험은 3과목을 보는데 2번째 과목이 정말 큰 문제였다. 어떤 유형으로 나오는지 이번에 알았으니깐 다음 시험에는 붙을 수 있다. 진짜로. 다음학기에 또 시험 보려면 졸업을 못하는거고 졸업안하고 시험 또 보려면 16만원이 나가는데 이거 참 쌩돈 나가게 생겼다. 


오늘 엄마랑 아빠랑 함께 자유공원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콩국수를 먹었는데 그 맛이 어찌나 일품이었든지. 이름도 기억해놨다. 이름은 "개성집" 다음에 또 가야지. 우리동네는 참 좋은 동네다. 들어가는 식당마다 웬만하면 다 맛있다. 신포시장에서 떡볶이 사먹어보고 느꼈던 그 폭풍감동이란. 눈이 번뜩 뜨일 맛이었다. 그뿐 만이 아니라 칼국수, 순대, 회덮밥 내가 신포동에서 들어간 식당에서 먹은 건 진짜 다 맛있었다. 


우리 엄마는 작년에 폐경이 오셨다. 꽤 늦은 편이었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엄마가 폐경 뒤에 신경질 부리고 많이 울고 또 우울증 비슷한 증세가 와서 고생하고 당황스럽다든데 우리 엄마는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참 긍정적이신 것 같다. 엄마도 한동안 약간 우울 증세같은 게 있으셨는데, 동생이 좋은 회사 취직하고 나도 직장에 자리 잡아가고 그러는 걸로 많이 위안을 받으시는 모양이다. 엄마께 진짜 고맙다. 어떻게 생각하면 우울하고자 하면 한없이 우울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유머를 잃지 않으시니, 그건 참 엄마 닮고 싶다. 


근데 이게 우리 엄마 천성인 거 같기도 하다. 산후 우울증 관련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우리 엄마는 나랑 동생 낳고 우울하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힘들긴 해도 그냥 애들 쳐다만 봐도 좋고 행복했다고 하셨으니... 가끔 엄마가 불쌍하고 안쓰럽고 한데, 요즘에도 TV 보다 웃긴 장면에 막 큰 소리로 웃으시는 걸 보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싶다. 우리 엄마 정말 좋아.  


저번 주 회사에서 보낸 부산에 갈 사람은 얘기하라는 메일이 모든 사람에게 간 내용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크게 실망을 해고 심란했다. 결국 사장님께 장문의 메일까지 썼는데 (그 메일 발송하고 어찌나 후회를 했는지) 다행히 답장이 왔다. 나랑은 상관 없는 거라고. (근데 정말 상관이 없었던 거 맞아? 상관 없는데 왜 그런 이메일을 보내셔선... 크흑) 


추가로 회사에서 우리팀 차장님께 진짜 잘해드리기로 결심했다. 다른 팀 팀장들 보니 정말 우리 팀장님은 가끔 무섭긴 해도 천사시다. 잘해드려야지. 서운한 점 있어도. 


결국 또 6월이 왔다.  벌써 2013년이 반절이 지나가는데 아마 내 2013년은 이렇게 또 심심하게 마무리되려나보다. 요즘에는 런던 미술관 산책 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고는 있지만, 여행 준비는 아무래도 한 8월이나 되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의욕적으로 여행책 왕창 사놓고 앞에 좀 보다가 너무 바빠서 못보고 있다. 

내 2013년 도 별볼일 없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9월에는 유럽땅 밟을 거니깐. 솔직히 그 낙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