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반하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5.11 한눈에 반하기. 4

한눈에 반하기.

일상 2010. 5. 11. 12:52
금요일에는 좋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가 전날 야근했다고 그 다음날 반차를 내고는 심심하다고 집에 놀러왔다. (친구 직장은 우리집이랑 버스로 30분거리) 정말 천국같은 직장임에 틀림없다.
난 광고에서 박지은이 했던 말투와 똑같은 톤으로 "그게 가능해?" 하고 엄청 놀라면서 새삼 친구가 엄청 부러웠다. 뭐 지금 상황은 내가 백수라 더 속편한 신세지만.
친구가 사온 케익을 먹으면서 조용한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데 친구가 지금 좋은 직장에 다니기 전에 한달 다니다가 때려친 회사 얘기도 듣고, 소개팅 한 남자와의 끝에 대한 얘기도 듣고 오랜만에 말 좀 많이 했다.
그러다가, 너한테 할 얘기가 생겼다고 하면서 나 완전 한눈에 반한 남자가 생겼다는 거다. 살면서 이번이 2번째 인데 얼굴만 알고 이름 성 학교 나이 등 아무것도 모르지만, 화요일마다 사무실 와서 일하는 남자애이고  자기보다 어린 것 같고 너무 엄청나서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데 상사병 걸린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경우 자연스럽게 난 이랬는데 말이야. 이러면서 내 경우를 말했는데 저번에 동생한테 면회가서 봤던 병장 이 생각났다. 크크크크.
기록이 이런 때는 좋은 것이구나. 내가 얼마나 인상이 깊었으면 그때 포스팅 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던 생각이 난다. (해당 포스팅은 이것 - // 클릭 // )
나 같은 경우는 사실 동생을 통한다면 어쩌면 만나는 게 가능했을 수도 있고 이름을 알 수도 있었겠지만 다 관뒀다. 친구에게 나도 얼굴만 보고 한눈에 반한적이 있긴 한데 다시 만날 기회가 없어서 그냥 그걸로 끝이었다. 고 말했는데 친구는 나보고 그게 부럽댄다. 마음 같아선 화요일마다 휴가를 내고 싶다는데 걔네 회사가 아무리 좋다지만 그게 가능할리가 없고.
그런데 나도 저렇게 겉모습만 보고 반한 애를 매주 봐야 한다면 무지하게 괴로웠을 것 같다. 뭐 내가 남자에게 다가갔을 때 남자쪽에서 반가워 할 것이다. 라는 자신감도 없고 말이다. 난 그래도 그 병장이 동생에게 짧긴 하지만 관심을 표현해준 것 자체로 열라 만족하고 끝났다. 크크크. 뭐 나보다 3살이나 어리다는 것이 내가 다 관두자 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긴 했지만.
이쁘고 잘생긴 것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미 몇년전 인데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사람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해주니까.
어쨌든 그 때 반한 애는 더워 죽겠는데 천막에 앉아서 땡벌 같이 웃긴 노래를 목터져라 부르는데도 멋있었다.
이 블로그에 자주 등장했던 어떤 남자분 (이 분은 저 병장처럼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반한 분) 이 나랑 같이 밥을 먹는데 이에 고춧가루도 열라 끼고 그 상태로 같이 가로등 있는 곳을 걷다가 난 그만 그 분의 콧구멍에 붙어 있던 콧물까지 목격했는데 그런데도 이미 반한 맘이라 정은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그 조차도 멋있었다.난 아마 그 상황에서 그날 저녁으로 먹었던 닭갈비 냄새나는 트름까지 했어도 열라 멋있어. 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이런 걸 보면 역시 콩깍지에는 장사가 없는 것이다.
흠.... 이 포스팅의 결론은 외모로 한 순간에 반한 남자는 내 인생에도 딱한번. 그리고 그 남자는 나보다 3살 어리고 다신 만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난 친구보다 심간이 편안했다는 거다. 아쉬운 마음은 지금도 전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