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프로그램도 하나도 안보고, 친구도 그닥 만나지 않다보니 자연히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 그래서 한편씩 리뷰를 쓸 수 없어 이렇게 간단히 시청소감을 남긴다.



  나는 어린이들 나오는 영화를 엄청 좋아한다. 어린이 나오면  무조건 보고 싶은 맘이 들고, 실제로 어린이 내세운 영화는 대부분 극장가서 보는 편이다.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미소년 브라이스와 사랑스럽고 착한 줄리의 첫사랑 이야기인 이 영화 정말 좋았다. 주인공 애들이 너무 귀여워서 보는 내내 흐믓한 미소가 내 얼굴에서 떠나질 않았다.

  덥고 끈적끈적한 7월의 어느 일요일 저녁, 에어컨 못틀게하는 엄마 때문에 삐져서 혼자 충동적으로 극장가서 봤는데, 이전까지의  짜증이 다 사라질만큼 기분좋게 시청했다.

  이 영화 본 날 인천에 홍수나서, 극장에 사람 진짜 없었다. 그렇게 사람 없는 극장은 인천 이사와서 처음 본 듯. 그런 날 어떻게든 차끌고 나가서 영화본 나도 참....

  도저히 너무 더워서 참을 수가 없던 날이었다. 하지만 난 플립 덕분에 싱글벙글 웃으며 잠들었다.



 



   내가 본 데이빗 핀처 영화는 '패닉룸', '소셜 네트워크', '나를 찾아줘' 이렇게 3편이고 이번에 4번째 데이빗 핀처 영화를 봤다. 먼저 본 세 편의 영화가 다 재밌었고, '조디악' 은 워낙에 매니아들도 많은 영화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아... 정말 너무나 재미없었다.

  평단과 대중들에게 모두 좋은 평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영 재미없었던 영화가 앞에 말한 '인셉션' 과 '스포트라이트' 였는데 거기에 이 영화 '조디악' 도 넣어야할 것 같다.

  신문사에서 삽화를 그리던 '로버트' 가 연쇄살인범인 조디악 킬러를 집요하게 추적한다는 줄거리이고, 실제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엄청 흥미진진할 것을 기대하고 봤지만, 나의 기대는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예전에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보다 잠든 걸 보면, 난 어떤 사건을 쫓고, 파헤치는 이야기에는 별 재미를 못 느끼는 것 같다. '프리즈너스' 처럼 실제로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훨씬 재밌다.

  포스터에서 나오는 영화 도입부 주차장에서 살인 장면과 커플이 호숫가에서 칼로 난자 당하는 장면은 정말 대단하고, 감탄했지만, 글쎄... 런닝타임이 너무 길고 이야기 또한 늘어진다는 느낌을 끝내 거둘 수가 없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이 영화 추천한 김작가님. 작가님 덕분에 이제까지 좋은 영화 본 적도 많지만, 이 영화 다 본 뒤에는 작가님이 정말 미웠다. 이 영화 재밌었다는 사람들... 진짜? 어떻게 이 영화를 재밌게 시청할 수 있는지?

  영화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건 큰 문제가 안된다. 예전에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같은 영화는 저렴하게 찍은 티가 줄줄 나는데도 진짜 훌륭했으니까. 하지만 성의 없이 만든 티가 역력한 영화는 나를 화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우디 앨런의 '로마 위드 러브' 보고 나서도 화가 났다.

  그런데 이 영화 정말 화나는 영화였다!! '뜨거운 녀석들' 같이 빵빵터지는 병맛 코메디를 기대했는데 웬걸... 시간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 이 영화 보니 '뜨거운 녀석들' 만든 에드거 라이트 감독이 진짜 난놈은 난놈이구나 싶었다. 그러니 헐리우드가서 성공한 거겠지만.


사진출처-Daum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