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엄청 심란한 꿈을 꿨다.
난 스타크래프트 하는 사람도 아닌데 꿈에서 파이어벳한테 엄청 쫓겼다. 새벽에 너무 쫓겨서 한번 깨서는 웃겨가지고 피식거리다가 기억해 놨다가 내일 아침에 블로그에 써야지 했었는데... 파이어벳한테 쫓긴거 밖에는 기억이 안난다. 아무래도 내가 스타크래프트 등장인물이 되었던 거 같은데. (참고로 파이어벳은 가스통 들고 불 뿜는 애들이다. 무서웠다.)
중3인가 고1때 도대체 맨날 TV에서 하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뭐길래. 라고 생각하며 동생에게 잠깐 배웠던 적이 있다. 미네랄 캐고 마린이랑 탱크 가지고 공격하고. 재미 하나도 없어서 관뒀다. 솔직히 말하면 하는 것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아 재미 없었다. 역시 난 그냥 닌텐도에 있는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같은 게임이 좋더라. 아 요즘 닌텐도 많이 못했네.
첫번째 저 파이어벳한테 엄청 쫓기는 공포스러운 꿈을 꾸고 잠깐 깼다가 다시 잤는데 안간지 3년도 넘은 전주 터미널이 꿈에 나왔다. 전주 터미널은 윗층까지 올라가는 길이 가운데 나선형으로 되어 있어서 돌면서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엄청 시골스럽고 꼬질꼬질한 터미널이다) 그런데 꿈에서는 거기로 택시가 올라갔다. 택시가 2층까지 데려다 줬는데 아니 이놈의 택시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안걸고 기사가 내렸다. 문이 열린 채로 택시가 계속 후진하는데 너무 공포스러워서 택시기사를 막 부르니까 택시기사가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다시 타서는 아이쿠 죄송합니다. 하는 게 아닌가.
근데 12시 이전에 꿈 얘기하면 재수 없는건가? 흠. 어쨌든 저 2가지 꿈을 꾸느라고 그런지 아침부터 유난히 피곤하였다. 추워서 엄청 오바해서 목도리 모자쓰고 뜨뜻한 전철 의자에서 마음껏 잤다.
난 중학교 때 부터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오늘 아침에 네이트온에 접속하자마자 말을 걸어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평소에 네이트에 접속 잘 안하는 친구)
그런데 세상에!!!!! 연애를 시작했다는거다. 친구가 연애를 시작하다니. 내 친구가.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내가 이렇게 놀라워 하는 이유는 친구가 못나서가 아니다. 친구가 나보다도 더 사회활동이 없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역시 만나게 될 사람 둘은 어떤 방법으로든 만나게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친구가 네이트 온에서 말하는 투로만 봐도 그 분을 좋아하는게 느껴져서 부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랬다.
나도 뭐 사회생활 없지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아... 아닌가?
내가 만날 사람이 있다면 내가 어떤 방법으로든 그 곳으로 가게 된다는데 내가 지금 가고 싶어하는 곳에 나의 그 분이 계신걸까? 크큭. 끝끝내 내가 목표한 곳에 못간다면 이대로 늙는건가? (갑자기 뭔소리야)
연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예전에, 내가 조금 어렸을 때는 신발을 신고 나오면서 일말의 기대가 항상 있었다. 성격도 성격이고 센스도 별로 없어서 이쁘게 하고 다니지 못하지만, 신발을 신고 사람들 속을 걷다보면 내 이상형을 발견하거나, 예전 전지현 나온 광고처럼 버스에서 내릴 때 저 지금 내려요. (으하하하하 물론 내가 이걸 하겠다는 건 아니다!!!! 절대) 같은 상황이 나온다거나. 아니면 전철에서 두둥~ 하고 내 짝을 만나는 그런 유치한 상상을 쫌 했었다. 많이는 아니고 쫌. 그런데 점점 내 현실을 깨닫고, (아무리 많이 꾸며도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비주얼과 상황) 또 회사 집 만 왔다갔다 하면서 피폐해져서 요즘에는 전혀 일말의 1g 의 기대도 없고 그래서 실망할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