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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03.22 아침 간식

Coldplay 콘서트 후기

위로 2017. 5. 1. 19:53

   4/15 (토) PM 8:00 에 시작하는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혼자) 다녀왔다. 주변에 콘서트 같이 갈만큼 친한 사람 중에 콜드플레이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혼자 갔다. 내가 같이 갈 사람 찾기 전에 누군가가 나보고 같이 가자고 물어봐줬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아시다시피 난 그렇게 인기 좋은 사람이 아니라.

  솔직히 X and Y 이후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게 10번도 안될 것 같지만,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이어온 나의 과거와 콜드플레이 정규 1집, 2집간의 의리 때문에 갔다.

  며칠전에 Blur 의 Oily Water 들으면서, (Parklife 외 Blur 앨범 통틀어 제일 좋아하는 곡) Blur 노래 중 이 곡 좋아하는 사람도 참 흔치 않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난 이상하게 싱글발매 안된 곡들에 더 마음이 간다.

  이건 Coldplay 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1집과 2집의 콜드플레이 음악은 전곡 다 좋아하지만, 3집 이후로 가장 좋아하는 곡 한 곡만 뽑으라면 난 특이하게도 'Yes' 다. 당연히 이 곡은 콘서트에 안불렀다. 'Yes' 는 총 7분에 달하는 곡인데, X and Y 에서 콜드플레이에게 대실망한 나를 반성하게 만든 곡이었다. 말이 7분이지, 한 곡으로는 꽤 긴 시간의 곡을 그리 멋지게 만들기는 참 힘들텐데. 하여튼 아쉬웠다. 뭐 부르리라 기대도 안했지만.

  하지만 콜드플레이의 전곡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나에게도 이번 콘서트 정말 최고였다.  일단 볼거리가 다른 밴드들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대단했다. 불꽃 계속 터지고, 꽃모양 스크린에서 음악과 혼연일체된 멋진 영상도 계속 나오고, 꽃가루 날리고, 풍선 돌아다니고, 자이로밴드라는 밴드에서 시시각각 노래에 맞춰 색이 바뀌는 불빛까지..  공연 연출에도 엄청나게 공을 많이 들인, 그야말로 월드클래스 공연이었다. 

  또 한가지 느낀 바는 크리스 마틴이 보컬로서도 능력이 매우 출중하다는 것이었다. 크리스 마틴 목소리는 워낙 목소리 톤이 멋져서 뭘 불러도 설령 음정 박자가 불안정해도 좋게 들릴 수 밖에 없다고 그의 보컬 능력을 과소평가해 왔던 것 같다. 그는 노래 부르며 열심히 뛰어다니는데도 너무나도 목소리가 안정적이었고, 콘서트 내내 음정 한번 틀리지 않았다. 노래를 참 잘 부르더라. 내가 앉은 자리에서는 크리스마틴이 개미 처럼 작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졌다. 그 멋진 목소리로 기다려 줘서 고맙다고 하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다른 얘기도 많이 했는데, 불행히도 난 거의 알아들었다. (사람들이 막 웃는데 난 영어 못 알아들어서 웃지를 못해...)




  콘서트 본 지 벌써 2주나 지나다 보니, 무대 전부가 떠오르진 않지만, Yellow 와 The Scentist 부를 때는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좀 울컥했다. 하지만 나에게 제일 즐거웠던 무대는 의외로 Hymn for the Weekend 였다. 

  사람들이 앵콜무대 없었다고 아쉬워했지만, 콘서트 완성도로 볼 때는 안하는게 나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무대에서 수없이 터졌던 폭죽과 날리던 꽃가루와 관객 위를 굴러다니던 대왕 풍선 등 모든 무대 연출이 대미를 장식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게 거하게 무대 연출을 했는데 아무 연출 없이 앵콜 부르고 멀뚱 멀뚱 콘서트가 끝났다면 더 이상했을 것이다.

  아 그리고 난 사진에서 보다시피 무대에서 엄청 먼 B 석이었는데 그냥 되는대로 예약한 자리였는데 아주 대 만족이었다. 스탠딩은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못 갈것 같고. (2시간을 서 있다니!!! 불가능이야!!!) A석은 오히려 무대 연출을 감상하는데 B석보다 별로 였을 것 같다. 9호선이 잠실운동장까지 연결된 거 이 날 처음 알았고, 처음으로 9호선 급행 타봤는데 당황스러울 정도로 일찍 도착해서 오프닝 밴드의 곡도 꽤 많이 들었다.

  나에게 멋진 하루를 선사해준 콜드플레이 에게 고맙고, X and Y 이후 앨범도 찾아서 듣기로 했다. 혹시 또 올지도 모르니까.


아침 간식

일상 2016. 3. 22. 19:27


아침에 출근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옷도 안 벗고 하는 일은 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유난스러워 보이겠지만 나는 매일 아침 드리퍼로 혼자 원두커피를 내려 먹는다.
이렇게 내려서 마시는 커피가 내 직장 생활의 유일한 낙이라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나온 콜드브루 라는 제품을 먹어봤는데 엄청 맛있어서 앞으로 내려 먹지 말고 이거 매일 시켜 먹을까 고민하다가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
이미 난 매일 흰우유 하나에 요일마다 하루야채, 윌, 바나나우유를 돌려가며 시켜 먹고 있기 때문에 커피까지 시키면 한달 음료 값으로만 거의 7만원 이상이 나올 것이다.
아침에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꼭 과자도 같이 먹는다. 편의점에서 2+1 하는 과자를 쟁여놓고 먹는데 오늘은 큰 맘먹고 초코하임을 사놓았다. 비싸고 양은 적은 초코하임은 먹을 때마다 감탄한다. 우리나라 과자 중 최고 맛있는 것 같다. 오늘 초코하임 계산할 때 카운터에 있던 킨더가든의 달걀모양 초코렛도 샀다. 패키지 디자인이 귀엽고 안에 작은 장난감이 들어있고 초코렛이 엄청 고급이었지만 너무 비쌌다. 내가 어린이라면 볼 때마다 사고 싶을 것 같긴하지만, 난 어른이니까..
보통 오레오나. 사브레, 과일샌드 많이 사놓고 너무 우울할 땐 편의점에서 절대 세일 안하는 빈츠도 사먹는다.
역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이 더 크지만 회사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편의점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장님이 무척 친절하기 때문이다. 저녁에 퇴근 시간에 일하는 알바 총각은 엄청 미남이라 한번 이상 쳐다보리라 하고 결심했다. 근데 오늘은 깜박했네.
오늘 출근길에는 대학 4학년 때 대기업 면접 봤던 거랑 크리스 마틴을 생각했다.
웬만해선 안 떨어진다는 경쟁률 1.2 대 1 이었던 3차 최종 면접에서 난 떨어졌다. 그 회사에 붙었다면 난 지금 월급보다 훨씬 받으면서 자부심 갖고 일했을까? 우리 부모님은 친구 친척들한테 내 자랑 많이 했을까. 낯선 이를 만날 때 좀 자신감이 있었을까.. 붙었어도 단체 생활 못하는 종특 때문에 그만 뒀을 수도 있지만, 괜히 슬퍼졌다.
콜드플레이는 어느 순간부터 찾아 듣진 않고 있지만, 20대 초반을 함께 보낸 밴드라 애착이 간다. 수능 끝나고 집에 있으면서 콜드플레이의 1집을 참 많이도 들었다. 크리스 마틴은 내가 좋아하는 남자 체형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 아닐까. 최근 나온 앨범을 들으며 이게 밴드 음악이 맞는거야? 라는 생각을 좀 했지만, 비욘세랑 부른 노래는 좋더라. 크리스 마틴의 상쾌한 느낌의 목소리는 1집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내가 싫어하는 기네스 펠트로랑 결혼한단 소식 듣고 참 슬펐는데....
이런 생각 하다보니 벌써 성수역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핸드폰으로 퇴근길에 일기를 쓴다. 일기 쓰다보니 벌써 제물포역이다. 2월부터 급행이 제물포, 개봉 두개 역에 추가로 정차한다. 안그래도 오래 걸리고 사람 많은데... 더 느려지고 사람은 더 많아졌다.
이제 다음 정류장이 동인천이다. 휴. 오늘도 무사히 퇴근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