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동생의 결혼식

일상 2016. 6. 19. 23:04

6월에만 결혼식 두 개를 가야했다. 휴. 이제 그 미션을 완료했다.

어제 결혼한 사촌 남동생은 나와 가장 친한 친척 중 하나로, 28살 밖에 안됐는데 결혼했다. 일한지 1년 조금 넘었는데 결혼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외삼촌께서 서울에 살 아파트를 마련해 주셨기 때문이겠지.. 

이번 결혼식은 양쪽 다 기독교라 예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억지 웃음을 유도하는 사회자가 없어서 좋았다.

부모님 모시고 공덕까지 전철로 왕복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친척들이랑 얘기 하느라 아침 10시 반쯤 나가서 5시쯤 집에 도착했는데 날씨도 뜨겁고, 구두를 신어 발도 아프고, 여러가지로 너무 너무 피곤했다. 집에 오자마자 씻고 밤 7시쯤 누워 자다 밤 11시쯤 잠깐 눈떴다가 오늘 아침까지 잤다.

엄마가 몸이 안좋아서 부쩍 우울해하셨는데 이모들 보고 조금 기분이 나아지셨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나저나 부부가 되어도 남이라는 걸 나는 친가나 외가 갈 때 느낀다. 부모-자식은 몰라도 역시 부부는 남이다.

너는 왜 시집 안가냐는 말을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이젠 그냥 그런가보다... 하게 된다.


회사에서 연봉협상을 하는 중이다.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며칠전 임금동결되는 꿈까지 꿨다. 우리집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엄마가 무리하게 일을 늘려서 하고 계신다. 그런 의미에서 내 월급이 꼭 올라야 하는 상황인데 안 올려줄까봐 걱정도 되고.

회사 이전이 확정 되었다.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좌절했는지 모른다. 뭐 이사가면 지금보다 집에서 가까워지긴 하겠지만, 일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한달은 나 죽었다... 하고 일해야 할 것 같다.


영어 작문을 일주일에 두개씩 하고 있는데, 점점 틀리는 게 줄어들어서 보람있다. 그런데, 아마 내 영어 작문 수준은 1학년 애들이 그림일기 쓰는 수준의 문장이겠지 싶다.


날이 점점 더워진다. 기분이 좋아진다. 난 역시 더운 게 좋다.




원래는 엄마에게 함께 남이섬에 가자고 말했지만 덥고 비올 것 같다고 거절당했다. 난 좀 섭섭했다. 원래 외국을 가려다가 국내 체류로 휴가 계획을 바꾼 나는 국내 체류로 여유 있어진 돈으로 옷을 구입하기로 했다.
거의 최저생계비에 가까운 내 월급으로는 솔직히 옷이나 구두 사기가 쉽지 않다. 내가 다른 걸 안하면 모르는데 저질러놓은 사이버대 등록금 때문에. (1학점당 8만원이나 해 으앙)
거의 1년 만에 옷을 사러 백화점으로 갔는데 가는길 오는길 모두 내가 운전을 했다. 차선을 못 바꿔서 이상한 길로 돌아왔고, 내가 운전을 하면 까무리치게 놀라며 옆에서 계속 뭐라고 하는 엄마 때문에 신경 쓰였고, 아빠는 주변 차들에게 필요이상으로 화를 내서 당장 차에서 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백화점에서 반바지만 4개 샀다. 반바지에 한 맺혔나.; 똑같은 디자인으로 2개 2개씩 사고, 블라우스 하나 사고 티셔츠 하나 사고. 블라우스는 가을 신상품이라고 세일을 하나도 안해서 바지 2개 값 주고 샀다. 뭐 나머지는 다 싸게 구입했다. 역시 합리적 쇼핑을 위해선 엄마와 함께.
2번의 교통사고 위험을 넘기고(그래도 백화점 주차장에서 후방주차는 잘했어. 그걸로 위안삼자) 집에 도착해서는 바로 경기도 시흥의 이모댁으로 갔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남동생을 보며 난 언제 저렇게 하나 싶었다. 가만 보면 내동생이 어렸을 때 부터 공부 빼곤 뭐든지 나보다 잘한단 말이야.
이모댁에 가면 가까운 셋째 외삼촌댁 까지 친한 사촌들이 5명이나 있는데 저녁 먹으면서 신나게 얘기했다. 그러다 나와 동갑이라 항상 비교의 대상이었던 둘째 외삼촌 집의 딸이 이번 해 12월에 시집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난 고등학교 때 걔보다 공부 잘했고 대학도 더 좋은데 왔는데, 걔는 2년 넘게 영국으로 어학연수 다녀와서 돈잘벌고 잘나가는데 난 이러고 있다. 물론 어학연수 가서 걔도 열심히 공부했겠지만, 걔 살고 있는 얘기 들으면 "나도 연수갈꺼야. 으헝" 이런 생각이 든다. 진짜 가고 싶다. 제길.
우리집은 친가쪽 가면 찬바람이 쌩쌩 분다. 그만큼 안 친하다는 뜻. 그런데 그게 더 좋을 때도 있다. 왜냐면 그냥 친가쪽은 도움도 안주고 도움도 안받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외가집에 가면 사촌들끼리 친해서 즐거운데 다른 집안은 다 우리 외갓집 같은 분위기를 설 이나 추석 때 연출하는 것인가? 음.
고등학교 때 이모댁에 얹혀 살았던 적이 있어서 마음속에 항상 이모와 이종사촌 언니들에게 신세를 졌다는 짐을 지고 사는데, 평소 때 연락 한번 못하고 은혜를 못 갚고 있어서 속상했다. 이번에 가서 좀 재밌게 놀다왔다는 거 하나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휴가 때 아니면 장시간 이모댁에서 놀다올 엄두도 못내니까. (가까운 시흥이면서도 이런다)

여러 후기

일상 2011. 3. 2. 00:36

1. 잘생긴 흑인 본 후기
: 3일천하로 끝난 분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메가마인드가 되어버렸다. 원래 애니메이션이라면 환장하는지라, 꽤 재밌게 봤다. 타임스퀘어 CGV에서 봤는데 옆에 흑인 커플이 앉았다. 이제까지 용산 등지에서 봤던 흑인은 뭔가 덩치가 엄청 크고 무서운 흑인이었는데, 그때 본 흑인은 완전 늘씬한 젊은 흑인이었다. 그 흑인이 영화 전에 나오는 지오다노 광고에 ain't no sunshine 노래가 나왔는데 그 노래를 큰소리로 맛깔지게 불러 재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풋. 하고 웃음이 났는데 메가마인드에서 나오는 마이클잭슨 bad 도 음음음음음음~이러면서 따라부르고 영화내내 큰 리액션을 보였다. (와~~우 를 남발) 그래도 잘생겨서 봐줬다. 내가 그 흑인 긴 다리에 내 가방이 걸릴까봐 바닥에 있었던 내 가방을 치워줬는데 그 흑인이 자기가 발로 건드려서 그런줄 알고 나한테 "오 쏴리~" 이랬는데 그냥 난 손만 흔들고 말았다. 거기에 대고 아임파인땡큐 이럴수도 없고. 날이 갈수록 내 무식함을 깨닫고 있다. 정말 영어 한마디 못하겠다.

2. 셀틱FC vs 레인져스FC 관전 후기
: 저번에 말한 방송 모니터 때문에 축구도 보고 있는데, 내가 봐야 하는 건 분데스리가 지만 분데스리가랑 EPL 이랑 비교해 달라고 그래서 가끔 EPL 도 본다. 저번에는 내가 볼 수 있는 시간대에 EPL 이 안하길래 SPL (스코티시 프리미어 리그) 를 봤는데 이제까지 본 축구 경기 중에 제일 재밌었다. 뭐 올드펌 더비다 뭐다 해서 스코틀랜드에서 꽤나 유명한 매치인거 같던데 몇년전에 봤던 트래인 스포팅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얘기했던 축구클럽이 어느 클럽인지 갑자기 궁금했다. 거기서 이완 맥그리거가 응원했던 팀이 스코틀랜드 팀이었던 거 같은데 아닌가.
그거와 더불어 함부르크 vs 베르더브레멘 경기도 봤는데 MBC SPORTS+에서 손흥민 선발출전이라고 팀 꾸려서 함부르크까지 날아갔는데 손흥민은 한골도 못 넣었다. 이런 안타까운일이. 케이블 팀에서 현지 생중계 하는게 보통일이 아닐텐데. 손흥민 92년생이던데 완전 귀염둥이. 기성용보다 팀에서 위치도 괜찮은 거 같고. 분데스리가도 생각보다 재밌던데. 난 나중에 유럽 여행가면 다른거 다 안봐도 축구 보고싶은데 그게 되려나. 미국가선 메이져리그 보고 일본서도 야구 한번 보고 싶은데.

3. 할아버지 기일 후기
: 매년 3월 1일은 우리집이 안산으로 가는 날이다. 안산에 큰아버지댁이 있기 때문이고 삼일절이 우리 친 할아버지 기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친가 친척들은 추석 설 때도 안보는 특징이 있는데 이 점은 나로서는 매우 감사한 점이다. 친척끼리 너무 사이가 가까운 것도 내 성격엔 맞지도 않고, 덕분에 연휴내내 푹쉬고. (회사 다닐때도 사람들이 다 부러워했으니까) 대신 일년에 딱 한번 모이는데 그게 바로 3월 1일 이다. 오늘 아주 먼 친척뻘 되는 8살 먹은 애가 왔는데 나랑 촌수가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나보고 언니라고 해줬다. (아줌마라고 안했어 만세!) 걔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아무리 어린 애라고 해도 초상권은 있는 것이니 올리지 않겠다. 내 친척이지만 요 근래 본 여자애 중 최고의 미모를 자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이뻐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8살 인데도 풍기는 비련한 분위기 때문에 놀랬고, 걔가 지금 고모댁에서 살고 있는 연유를 듣고 나니 더 안쓰럽고 잘해주고 싶고 그랬다. 내년에 또보자!

4. 독일 친척 본 후기
: 또 먼 친척 중 한명이 독일 남편을 얻어서 오래전부터 독일에서 살고 있는데 정말로 추웠던 시기에 독일에서 한국으로 한 달동안 여행을 왔다. 영어가 전혀 안되는 나는 물어보고 싶은 게 엄청 많았는데 못물어봤다. 난 독일 사람들은 다 거구인 줄 알았는데 그 분은 남부 프랑스계 출신이라 체구가 작댄다. 놀러간다고하면 갈 수 있지만, 먼저 그 곳에 갔다온 다른 사촌동생이 영어 안되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아.. 그래도 난 적극적으로 바디랭귀지 잘 할 수 있는데 그 분도 축구 광팬이라는데 나 좀 분데스리가 경기 보게 해주면 안되나.

5. 드라마 짝패 
: 엄청 재밌다. 난 드라마 별로 안 보는 편인데, 서울의 달 작가가 쓴다고 해서 챙겨본다. 동녀 캐릭터보다 달이 캐릭터가 훨씬 맘에 들고, 지금 아역 중에서 귀동이 역할로 나오는 애가 참 귀엽게 생겼다. 다음주부터 성인이 되서 나오던데 기대 만발 흥미진진이다. 언제 귀동이랑 천둥이가 바뀐 거라는게 밝혀질까. 사람들은 천정명이 미스캐스팅이라고 하던데, 난 나름 잘 어울린던데. 지금 천둥이 아역이랑 천정명이랑 묘하게 닮기도 했고. 너무 귀여운 인상이라 거친 캐릭터에 안 어울릴거 같기도 하지만, 그건 봐야 아는거고. 빨리 다음주 되서 또 보고싶다~

6. 졸업식 후기
: 일하고 있는 대학교에서 졸업식이라고 아르바이트를 하루 쓰게 해준다고해서 학생회에 부탁해서 도와주는 남자 애가 왔는데 엄청 잘생긴 애가 와서 놀랬다. 근데 그 잘생긴 애가 좀 허술하게 일해서 졸업 가운 하나를 분실했다. 어떡하지. 이거 물어내라고 하면. 걔 일당에서 까는 건 너무 가혹하고. 원래 1장 덜 왔다고 거짓말 해볼까 생각 중이다. 에잇! 잘생기기만 하면 뭐해! 일을 잘해야지. 

7. 편입 후기
: 가끔 생각해보면 내 취미는 공부 인거 같다. 크크크크크. 웃기는 말이지만, 난 솔직히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 공부는 좋아한다. 퇴근 후에도 책 보면서 공부할 수 있다. 그런 자신감으로 사이버대에 편입했다. 전공은 심리학. 원래 좀 공부해보기도 했고, 여기 공부해서 하고 싶은 앞으로 좀 관심있어 하는 일도 있고. 인터넷으로 배우는 거라 뭐 얼마나 심도있게 배우기야 하겠냐만, 지금 일하는 학교도 개강. 나도 개강.

외삼촌댁에 가서.

일상 2010. 2. 17. 12:28
13일 토요일
- 우리 엄마랑 제일 친한 외삼촌이 집으로 오라고 해서 부천에 있는 외삼촌네 댁으로 갔다. 원래 이종사촌 언니들하고는 친해서 반갑게 해후를 하고 외삼촌네 집 딸하고도 친해서 공부하고 있는 그 동생이랑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엄마랑 별로 안친한 다른 외삼촌네 집 딸은 나랑 동갑이라 항상 나와는 비교 대상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나는 완전한 깡시골로 전학을 가고 걔는 의정부에서 공부 한 번 제대로 시킨다며, 서울로 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때도 반장을 도맡아 한다느니, 고액과외를 받고 고려대 연세대 혹은 교대를 간다고 난리를 쳐서 안그래도 외로웠던 나에게 그 집은 큰 거부감이었다. 가끔 시골에서 만나도 은근히 날 무시하는 게 느껴지고, 그 집의 숙모님께서는 친척들이 미영이가 날씬하네~ 몸무게 얼마 안나가겠다.(그 땐 지금 키에 몸무게가 4키로 정도 적게 나갔으니;) 말하면 쟤는 키가 작잖아요. 키가. 하고 말하는 식으로 죽어도 날 칭찬하는 꼴은 못보는 분이었다. (나는 158cm , 걔는 167cm) 그래서 그 뒤로는 걔 얼굴을 꼴도 보기 싫었다.;  
난 공부 더 하기 싫어서 대충 점수 맞춰서 대학 가는 동안, 걔는 재수를 한다며, 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걔는 재수를 했든데도 결국 나보다 안좋은 대학에 입학했다. 솔직히 난 그걸 보면서 비용 대비 효용이 저질이라고 생각하며 쾌감을 느꼈다.
대학 졸업 이후 원하는 곳으로는 아니었지만 어찌되었든 난 취직을 했고 걔는 학원 강사로 가면서 어떻게 보면 그때부터는 내가 걔보다 앞서가는 것 처럼 보였지만, 걔가 영국으로 유학을 가고 본격적인 토익강사로 일하면서 부터는 다시 그 반대가 되었다. (쳇. 외국물 먹으면 만사오케이인 나쁜 세상) 솔직히 영국으로 걔가 유학 갔다는 말 듣고 엄청 부럽기도 했고.
여하튼 이런 이유들로 걔와 나와는 이제 더이상 친해질 수 없는 먼 사이가 되어버려서 이번 설에 가서도 한마디도 안했다. 엄마는 왜 걔를 그렇게 따돌리냐며 나무랐고, 생각해보니 내가 좀 심했나? 하고 죄책감도 들었지만, 걔와 나와 가까워 지기에는 이제 너무 멀어진 거 같다. 어렸을 때는 곧잘 놀았는데.

14일부터 15일까지는 방정리를 했는데 묵은 먼지 때문에 죽을 뻔 했다. 그 내용은 다음에 써야겠다. 오늘은 집에 좀 일찍 들어가야겠다. 설연휴 동안 체했는데 그 뒤부터 밥 먹은게 계속 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