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째 그지같은 꿈

일상 2010. 12. 8. 10:43
엊그제 꿈에는 아주 그냥 똥이 가득 나왔다. 꿈이 내내 똥이었다. 이런거 꾸면 복권 사야 하는건가? 저번에 로또 사서 5만원짜리 당첨됐는데 바꾸는 거 까먹어서 못 바꿨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로또를 하면 기계가 찍어주는 걸로 하는지 아니면 다 자기가 찍는지 궁금하다. 난 그냥 필 가는대로 찍는다. 작년 이맘 때쯤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회사 후배랑 열심히 로또 하러 다녔는데. 다시 해볼까?
오늘 꿈도 정말 황당했다. 오늘 꿈은 한 5층 짜리 건물 전체가 '남녀혼탕' 이고 내가 그 남녀혼탕을 이름도 가물가물한 대학교 1학년 때 알던 남자애랑 같이 가는 꿈이었다. 으아!!! 이건 도대체 무슨 꿈인걸까? 난 꿈속에서도 이게 꿈인걸 알고 흠... 옷을 다 벗는 꿈은 구설수에 시달리는 꿈이라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깼다.
일요일부터 밤에 머리를 감고 자는데 10분 정도 더 자는게 그렇게 꿀 맛일 수 없다. 그런데 워낙 지성 모발이라 도저히 이 넘쳐나는 기름을 주체가 불가능하여 다시 아침에 머리 감아야 할 것 같다. 아 머리 감는데도 30분이나 걸리는데 어쩔 수 없지. 

저번 포스팅을 하고 나서 난 외출을 딱 두번했다.
(여기까지는 11/30에 쓴 내용)

첫번째는 친구랑 등축제에 다녀왔고, 두번째는 차 샀다는 대학 선배 오빠 보러 송도에 갔었다. 송도에 다시 또 가서 느낀 것이지만, 거기는 진짜 한 30년 지나면 본전 뽑으려나? 저번에 김연아가 투자했다가 완전 손해봤다고 나왔지만, 정말 유령도시다. 아무것도 없어.
아파트만 정말 많은데 그 많은 아파트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다.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난 친구가 딱 6명인데, 송도에서 만난 오빠도 그 6명 중 하나다. 23살 때는 날 좋다고 했던 분인데 지금은 다른 여자 잘 사귀고 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지금 좀 애매한 관계가 계속 되고 있다. 여자친구한테는 결혼식 간다고 거짓말 하고 날 만나러 왔다고 하니까 뭐 내가 좀 죄짓는 느낌이고 이상했다. 7년 동안 니곁을 맴돌았는데 왜 난 안되는거냐고 물어보질 않나... 그렇다고 이젠 완전 안녕 하자 하기에는 내가 친구가 너무 없기도 하고 아쉽고 그렇다.
양심이 좀 없는 거 같아서 (물론 그 상황이 내가 의도한 상황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만나볼까? 하는 생각을 해도 결론은 아니다.(그 오빠가 여자친구 없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음) 어떻게 보면 미래 보장인데 난 왜 이럴까? 나중에 피눈물 흘리려나.

그리고 오늘은 벌써 12월. 내년이면 29살이구나. 원래는 저기까지 백만년만에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이번 주말에 한 소개팅 얘기도 간단히 써야겠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막 소개팅을 많이 한 건 아지만, 그래도 한 대여섯번 했는데 나중에 아 좀 아깝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착한 사람이었던 거 같아서 이번에는 정말 착한 사람 나오면 오픈마인드 하자 하고 나갔다. 워낙 갑작스럽게 잡힌 소개팅이었는데 인사동에서 만두전골 먹고, 오설록 들어갔는데 얘기하다보니 좀 선한 마음이 느껴지는 거 같아서 이번 주 토요일에도 보기로 했다.
처음 핸드폰 번호 말해주는데 우리집 전화 뒷자리번호랑 같아서 조금 신기했다. 오설록 들어갔을 때는 약간 에피스드가 있었다. 한참 얘기하고 있는데, 깊은 산속에서 살꺼 같은 초록색에 검정 점박이 벌레가 툭 하고 떨어진 것이다. 다 마신 찻잔에. 난 생각보다 벌레를 그렇게 안 싫어해서 무덤덤하니 있었는데, 이 벌레가 날개를 푸드덕 거리면서 나한테 다가오는 것 만은 꺼려져서 바닥에 떨어진 벌레를 휴지로 싸서 죽여버리거나, 발로 밟아야겠다 말하면서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데, 그 소개팅 한 분이 저기 멀리 가니까 그냥 두자고 해서 안 죽였다. 별 거 아닌데 그 사건 때문에 묘하게 호감이 생겼다.
한번 봐서 모르겠지만 약간 쑥맥이신 거 같은데, 이번엔 정말 3번이상 만나봐야지.(이런 맘 먹은게 근 8년만에 처음이다)

저번 목요일에는 회식하다가 그 주변 사는 친구가 "고맙게도" 전화해서 불러내줘서 친구본다는 핑계로 중간에 빠졌는데 친구가 내 앞에서 우울하다고 조금 울었다. 어떻게 해소할 수 없는 종류의 우울함이었기 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됐지만, 그때 얘기하다가 나 남자를 좋아하는 세포가 3년전에 그 쫓아다녔던 사람이랑 제대로 안되면서 펑 하고 다 사라졌거나, 아직도 그 남자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고백(?) 했는데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부디 제발 내가 말한 것이 진짜가 아니길 빈다.

4월 17일 북서울숲

위로 2010. 5. 17. 23:06
지금은 이탈리아에 가 있는 친구랑 4월 17일에 봄나들이를 다녀왔었다. 난 동대문을 지난 서울을 한번도 간적이 없었는데 그 기회로 한번 가봤는데 정말 미지의 세계였다. 엄청 멀었다.
봄나들이 치고는 그닥 날씨가 안 좋았지만, 그래도 회사를 관두고 딱 일주일 되고 간 나들이라 기분이 새롭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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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지 얼마 안된 공원이라 그런지 뭐든지 깨끗하고 좋았다. 방문자센터에서 나눠주는 guide map 도 엄청 좋다. 예전 일본 여행가서도 관광지 팜플렛 같은거 가지고 와도 다시 쳐다도 안보면서 열심히 챙겼다. 친구와 나는 guide map 을 참고하여 북서울숲의 모든 곳을 다 돌았다!! (생각보다 별로 힘들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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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숲 안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왠지 엄청 비싸보였다. 친구와 나는 전철역 앞 김밥천국에서 간식을 먹고 (라볶이와 김밥) 가서 저 레스토랑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레스토랑 이름은 라 포레스타 인데, 그 레스토랑 앞에 핀 꽃들이 너무 이뻤다. 같은 꽃 종류로 되어 있지 않고, 여러가지 종류 꽃이 불규칙적인 듯 하면서 통일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래서 사진도 제일 많이 찍었고. 특히 양귀비 꽃을 처음 봤는데 도라지꽃만큼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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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 숲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우리 둘은 저 전망대만 가자는 생각에 이상한 등산로도 아닌 길로 계속 올라가다가 고생 좀 했다. 나랑 친구가 고생하는 건 괜찮은데 우리 뒤에 청치마에 부츠까지 신은 여자와 남자가 우리를 쫓아 오셔서 심적으로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 커플 중 남자분이 "저기... 여기 길 맞아요? " 라고 물어보셨는데, 그러니까 왜 우리를 쫓아오셔선 사서 고생을 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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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숲에서 친구와 사진을 찍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청계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북서울숲에서 고등학교 여자애들이 사진을 찍길래 내가 뛰어서 자리를 비켜주니까, 그 여자애들이 "엇 존나 빨리가네?" 이러는 것이 아닌가. 친구와 나는 순간 울컥 했지만, 그냥 조용히 내려왔다. 이것들이 10살이나 더 먹은 언니한테.
저녁을 먹으러 우리는 시청 쪽으로 갔다. 둘다 배가 고팠던 때라 부대찌개 집을 들어가서, 짐승처럼 밥을 먹었다. 크크크. 둘이 정말 빨리 밥을 먹고 이제 차를 마시자 하고 청계천 주변을 보니 한국에 있는 모든 커피 전문점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예전에 친한 남자 친구 (여기서 가끔 나오는 유일하게 연락하고 지내는 대학친구) 랑 함께 갔던 카야토스트를 갔는데 밥을 먹었는데도 허전하여 토스트를 두개 시켜 먹었는데 그 맛이 천상의 맛 이었다. 난 카야토스트가 싱가폴 체인 인 줄 몰랐는데 친구가 싱가폴에서 온 거라고 말해줬다. 강추합니다. 카야토스트. 원래는 로티보이를 갈까 했는데 카야토스트를 간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예전에 TV 에서 시청 주변의 높은 건물들을 보면서 나도 저 건물 중 하나에 들어가서 멋지게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크크크. 도대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뭐가 얼마나 잘난 것일까. 아 또 열폭.
요즘 들어서는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가끔 드는데, 내가 세계에서 가본 나라가 딱 일본 하나 뿐이라고 해도 난 별로 안 서운하다. 내가 여행의 참맛을 몰라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난 나름대로 전철타고 한시간 가야 하는 곳이라도 대충 저렇게 하루 보내면 만족하고 그런다. 너무 수수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