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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tand alone.

일상 2008. 12. 28. 00:54

원래는 혐오스런 케이양의 일생이라고 포스팅 제목을 지으려다가 참았다. 지금은 밤 12시 43분이 넘은 시간 보통 회사에서 포스팅 할때와는 달리 이 시간에 포스팅을 하면 그 다음날 일어나서 봤을 때 심히 부끄러운 포스팅이 될 것이 틀림 없는데.. 그래도 어제 밤에 3시까지 뒤척거리면서 한 생각을 그냥 묻어두긴 억울해서 이렇게 쓴다.

어제 밤에는 1시반에 누웠는데 너무 추워서 제대로 잠을 못잤다. 어제 날씨가 춥긴 추웠나보다. 오늘 일어나보니 찬 공기 맞으며 자서 그런지 기침을 조금 하기 시작했다. 우리집이 그렇게 추운 집이 아닌데..

히사시 조 앨범을 멜론에서 다운 받았는데 다른 곡은 뭐 다 너무 영화음악스러워서 그저 그랬지만 i stand alone 이라는 곡은 꽤 좋아서 따로 분류해서 듣고 있다. 네이버에 치니까 어떤 분이 올려놓은 게 있던데 내 파일은 DCF 파일이라 여기에 올려도 들을 수가 없으니 첨부는 같이 못하겠다. (궁금하신 분은 한번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노래가 좋아서 새벽에 혼자 계속 그 음악을 듣고 있는데  waiting for you eternally 라는 부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일본사람이 영어로 가사 붙여서 그런지 가사도 무진장 쉽다. 내가 알아들을 정도면 뭐 말 다했죠.

이건 평소 때도 너무 내 열등감을 드러내놓는 거라 말 안하고 버티고 있었던 건데 어제밤에는 심각하게 내가 왜 2005년 이후로 애인이 없는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뭐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번 블로그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논했던 어떤 사람 때문임이 크다. 뭐 블로그 뿐 아니라 그 해 다이어리도 지금 보면 온통 그 사람 얘기. 크크크. 내가 진짜 맛이 가긴 갔었지. 근데 또 전적으로 그 사람 때문이라고 말하긴 좀 뭐하다. 그 사람이 뭐 나한테 피해준 건 없으니까. 어찌되었든 난 그 사람때문에 말할 수 없이 큰 상처를 입었다. 가장 큰 상처로 꼽자면,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것 만큼 좋아해줄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이 생각이 거의 굳혀 졌다는 거다.
이게 참 신기한게 그 사람이 나한테 너 진짜 싫어. 이런 얘기를 한마디도 한 것이 아닌데 (오히려 저 반대의 말을 들었으면 들었지) 모든 사건이 지나가고 난 뒤에 드는 생각은 이상하게 저 생각 뿐이었다. 말로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모든 게 다 내 탓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 쪽에서는 아무런 제스쳐도 아무런 마음도 없는데 나혼자 막 열렬히 사모하는데 상대방 반응이 뜨뜻미지근 하니까 혼자 실망하고 그 실망이 진짜 너무 극에 달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블로그고 다이어리고 모두 그 사람과 관련된 얘기로 도배된 건 그 미치고 팔짝 뛰겠는 그 감정을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어서 그랬나보다. 뭐 심신이 건강한 사람은 그런 마음 조차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키거나 다른 무언가를 하면서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은 그게 참 어려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주지 않는다는 것 이게 괴로움의 근원이었다. 이건 진짜 답이 없는 문제 아닌가? 그냥 자존심이 상하면 너도 그 인간을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하든가. 계속 괴로울 자신이 있으면 계속 얼굴이라도 보여줍쇼. 하고 옆에서 붙어있던가 이 둘중 하나였는데 한동안은 난 가끔이라도 얼굴 보는 것 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하고 옆에 붙어 있으려고 다짐을 했다. 정말 미련한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몇 년을 있다보면 언젠가는 나를 한번 쳐다봐주지 않을까? 하는 그 허황된 기대가 날 버티게 만들었다. 근데 쿨하게 내가 필요하면 날 찾아줘 베이붸. 이런 태도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다. 애초에 약간 애정결핍적 성향이 있는 나는 그렇게 어른 스럽게 옆에 있질 못했다.
생각해보면 참 여자가 그렇게 남자한테 그렇게 노골적으로 나는 당신이 좋아 미치겠다고 표현하기도 참 어려운 건데 자존심도 뭣도 없이 참 열심히도 매달렸던 것 같다. 내가 남자였어도 아마 그 당시 나 처럼 그렇게 매달리면 좋다가도 싫어지겠다. 이제와서는 다 이해가 간다. 지금 같아선 약 2년간 참고 지켜봐준 그 사람한테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상패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근데 나한테 정말 화가나는 건 알고 지낸 2년동안 한 거라곤 만나서 밥먹기, 차마시기, 얘기하기 이정도 밖에 없었던 사람을, 사귀기는 커녕 손 잡은 횟수도 손에 꼽는 그 사람을 왜 아직도 못 잊냐. 이거다. 이건 정말 인정하기 싫어서 한번도 얘기 안한건데, 이제 거의 안본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어떻게 하루에 한번씩은 꼭 생각이 나느냐 이거다. 그 사람을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해도 나 따위는 아마 그 일이 있고 나서 1개월 정도도 안되서 다 잊었을걸.
그 일은 말이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내가 썼던 블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그 사람이 읽고 있었다는 사건이다. 이것도 뭐 블로그를 전체공개로 버젓이 다 쓰고 있었던 내 잘못이지. 그리고 오는 사람이 정말 적었던 탓에 찌질한 내 감정까지도 너무 솔직하게 다 써버렸다. 당연히 욕도 있었고 모든 사건을 내 입장에서 해석한 말도 안되는 억지 투성이였다. 그런 내용을 당사자가 낱낱이 몇개월동안 다 읽고 있었다고 생각을 하니 내가 아무리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자존심 다 접고 들어갔대지만, 다시는 얼굴을 못볼 것 같았고 실제로 우리 둘은 진짜 지저분하게 끝을 맞았다.
 
웃기는 건 그 사건이 있기 바로 전 만났을 때는 분명 날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니 그 이전에도 한 두번은 날 좋아한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나랑 사귀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서로 애인 없이 만나길 2년. 그리고 우리는 끝이 났다. 뭐 애인사이였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그냥 일방적으로 나혼자서만 좋아하다가 그냥 끝났다고. 대학 때부터 졸업해서 둘 다 취직해서도 가끔 얼굴보고 1시간 넘게 전화만 하다가 끝이 났다고. 그 사람이 어디 취직했다고 나한테 말했고 난 변변한 직업 구해보겠다고 면접이나 보다가 그냥 끝이 났다.

그 사람이 나한테 좋다고 말한 건 진심이 단 1g 이라도 섞인 말이었을까? 진짜 그렇게 2년동안 날 옆에서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냥 부르면 바로 나오고 전화하면 바로 받고, 문자 보내면 답문 꼭 해주고 그냥 그런 애? 나한테만 말하는 거라고 했던 건 진짜로 그랬던걸까? 자기 편 들어주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했던 말도 그냥 옆에 묶어두려고 말해본거야 아니면은 진짜였던거야. 그리고 진짜 너무 궁금한 건 앞으로 나랑 계속 그렇게 지낼 생각이었던 걸까?

이렇게 묻고 싶은 말이 아직도 너무 많다. 그리고 2년동안 그렇게 진짜 하늘에 맹새코 단 한순간도 생각치 않은 적이 없고, 기도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사람과 끝끝내 끝이나고보니 앞으로도 영원히 어떤 남자를 좋아해도 그놈의 끝 때문에 뭘 시작을 못하겠다. 아니 못하다기 보다는 그냥 시작하고싶은 마음 조차도 생기질 않는다. 그냥 열등감만 더 심해졌을 뿐이다.
궁금한 건 언제까지 나의 이런 상태가 지속될지 모르겠다는 거다. 뭐 복수라고 표현하긴 거창하지만, 내가 더욱 현명하고 똑똑하다면 그런 일이나 남자 따위 다 묻고 한번에 다 잊고 보란듯이 잘 살았어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매일 생각이 난다고.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경우가 어디있냐고.

이정도로 집착하는 내가 진짜 어제 새벽에는 혐오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어서 또 좀 울었다. 근데 예전 같으면 엉엉 울었는데 어제는 진짜 조금 찔끔거리는 정도였다. 이제 한 2년 지나면 울지 않을 정도가 되려나. 모르겠다. 모르겠어. 이런 상태로 누군가를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 불가능해.일단 상대방이 날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를 않는다고. 근데 난 술 안취했는데도 이정도 글이 나온다. 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