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값 못하고 있다.

일상 2009. 4. 9. 10:48
봄이 되어서 그런가 마음이 붕~ 하고 떠 있는 느낌이다. 요즘 날씨는 또 왜이리 좋은거야.
이렇게 봄에 날씨가 좋으면 언젠가 친구랑 평일 낮에 청계천 가서 룰루랄라 했던 게 생각난다. 사람이 기분을 좀 풀기 위해서는 뭐 대단한 게 필요치 않은 것 같다. 그냥 그 정도면 족한데 왜 이런 짧은 시간조차 내기 힘겨워지는 걸까. 그때 점심시간이라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보면서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난 백수로 놀고 있을 때 조차 직장인이 별로 부럽지 않았다. 취직 안하고 그 후 에서 다이스케마냥 유유자적 사는 게 꿈이었다. 나는야 이기적인 영혼.
예전에 시골살 때 너무 갇혀 있다는 느낌이 싫었는데, 봄하고 여름만은 창밖만 봐도 기분이 꽤 상쾌해지고 그랬다. 일단 우리집 앞에 벚꽃나무가 무지하게 많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까지 있었으니까. 딱 이맘때쯤 버스를 타고 창밖을 보면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연두색 빛 새싹만 봐도 막 심란하고 그랬다.
나도 여자인지라 꽃은 웬만한 건 다 좋아하는데 꽃은 나무에서 피는 꽃이 훨씬 이쁜 거 같다. 벚꽃도 그렇고 복숭아꽃, 사과꽃, 동백꽃, 산수유, 또 나무에 피는 꽃 뭐 있지? 아 목련도 그렇고. 아... 꽃 보고 싶다. 엄마아빠도 맨날 인천에 살다보니 꽃이 피는지 지는지 어쩌는지도 모르겠다고 삭막하다고 하시는데 나도 꽃을 볼 일이 없다. 아 꽃보고 싶다. 그런데 봄에는 꽃도 꽃이지만, 나무에 그냥 작은 잎이 꽃보다 더 이쁠 때도 있는 것 같다. 진초록도 아니고 딱 이맘 때쯤만 볼 수 있는 그런 연두색.
참나. 내가 이렇게 시골을 1g 이나마 그리워하는 일이 있을거라고 누가 알았겠나.
어제는 할 일도 엄청 많았는데 하루 종일 야구관련 기사만 보다가 하루 다 보냈다. 프로야구가 개막하니 점점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구나. 기아는 역시나 꼴찌이지만, 어제 4연패 하는 줄 알았는데 1승해서 기분 좋다.
난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보다 못한 연봉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데 어제 같이 일하는 모습이라면 그 돈도 사실 아깝다. 하지만! 2월부터 너무 업무 때문에 핀치에 몰려 있었기 때문에 오랜만의 여유가 아주 그냥 꿀맛이었다. 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번 일기에도 썼는데, 요즘 없는 월급으로 집안에 일조하고 있어서 보람차기도 하지만 (사실 보람차다고 하면 거짓말) 원래 쓰던 돈이 있어서 그걸 못 줄이다 보니 완전 쪼들리고 있다. 그나마 아주 조금 하던 저금도 전혀 못하고. 나야 뭐 월급이 들어온 것을 보아도 그냥 무덤덤 하지만, 앞으로도 저금을 별로 못할 거라 생각하니 우울하기도 하다. 돈 모아서 하려는 일들도 서서히 이렇게 물거품이 되어가겠구나 생각하니까 우울하다. 그런데 뭐 예전부터 50:50으로 불가능 하리라고 생각을 하긴 했다. 하지만, 불가능 하다고 해도 장래에 대한 꿈이나 희망 소망 등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고, 현재를 버티는 힘이 되어주니까 내가 나중에 뭘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꽤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끝내 이렇게 고생해서 날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단 한가지도 없겠구나 생각하니 좀 허하다.
금요일에는 동대문에 가서 마사지를 받았다. 이걸 어떤 남자 선배한테 말하니 당연히 퇴폐일 거라고 생각을 하더라. 만약 내가 퇴폐 마사지를 받았다면 이렇게 다른 데 얘기를 하고 다녔겠는가? 기분이 나빠졌다.;; 회사에 나랑 동갑인 얼굴이 엄청 이쁜 친구가 한 명 생겼는데 나랑 연관 부서가 아니라 속 편하고 그렇다. 이번에도 친구가 추천해줘서 같이 간 거. 우리 부서도 그 친구 부서도 다 회사에서 좀 제3의 부서로 취급받는 곳이라 통하는 것도 많고. 5만원 주고 스포츠마사지 받는 거 였는데 황송하기 그지없게도 발도 닦아주셨다. 난 역시 이런 대접에 익숙치 않아. 처음 가는 거라 그냥 약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몸에 기별이 별로 안가더라. 토요일 딱 하루 뻐근한 거 좀 없고, 다시 어깨가 천근만근이네.
봄이라 옷 좀 장만하고 구두도 사고 그러고 싶은데, 돈도 없고. 돈이 있어도 주말되면 아무데도 가기 싫고. 며칠 전 싸구려 구두를 2개나 구입했는데 하나는 왼발이 너무 작다. 내 발 크기가 애매해서 어떤 브랜드 거는 230 신고 어떤 브랜드는 225 신고 그러는데 이거는 오른발은 딱 맞는데 왼발이 정말 참고 신어보려고 해도 너무 작다. 하루 신고 나갔다가 길에서 신발 버리고 그냥 맨발로 걸어들어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 구두 모양이 이상한지 구두가 걸으면 막 벗겨지려고 한다. 첫번째 구두는 만9천원짜리 두번째 구두는 2만 5천원인데 그 2만 5천원 짜리는 구두가 너무 커서 그런 줄 알고 깔창도 깔고 바닥도 붙여서 만원이 더 들었다. 총 5만원이 넘는 돈이 들었는데 제기랄 이거 그대로 다 부산 사는 고모 드리게 생겼다. (내가 잘 못신는 구두는 다 고모네 댁으로 보냄)
차라리 그 5만원에 내 돈 더 합쳐서 백화점 가서 좋은 구두 사고 제대로 신을 걸.

아까 어떤 게시판에서 봤는데 오늘 날씨가 환장하게 좋다고 한다. 지금은 점심시간 10분 전. 나는 점심먹고 한옥마을 산책이나 좀 해야겠다. 시간이 날 지 모르겠지만.

혼자 점심먹기.

위로 2008. 10. 3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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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흔히들 말하는 된장녀 스러운 습관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거의 맨날 점심을 먹고 테이크아웃 커피점에 가서 커피를 사 마신다. 비싼 커피 마시는 게 그리 큰 잘못인가? 한잔에 십만원짜리도 아니고.
내가 뭐 비싼 커피 가끔 사먹는 건 우리회사가 점심이 공짜라서 그런 것도 크다. 그냥 남들 점심 먹는 돈으로 커피 사먹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난 예전부터 미용실도 그렇고 문구점도 그렇고 단골손님이 되는 걸 좀 부담스러워 한다. 그 곳 이외에 다른 곳을 가면 죄책감 느끼는 것도 싫고, 단골이라고 주인이 나한테 친한 말을 건내도 좀 불편하고 그런거다. 난 그냥 매일 와도 처음 오는 손님처럼 사무적으로 대하는 데가 좋더라. 음식점도 그렇고 병원도 그렇고 미용실도 그렇고.
이렇게 단골손님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회사주변에 있는 5개 커피숍을 돌아가면서 가고 있다.
가끔 회사 사람들이 꼴도 보기 싫으면 그냥 혼자 가서 커피랑 빵이랑 먹으면서 음악듣는다. 이미 사무실에서도 나 혼자 나가면 쟤 또 혼자 먹으러 가는구나 하고 내버려 두는 분위기고.
옆에 보이는 건 저번에 또 우울해서 던킨도너츠가서 혼자 점심 먹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이때는 the veve 신보가 새로나왔을 때 인데 mp3로 love is noise를 듣는데 갑자기 울컥해버렸다. 그리고 중3때 엄청 좋아했던 the verve가 여전히 멋있는 모습과 음악으로 돌아와서 기쁘기도 했다. 뭐 울컥하는 마음이 더 크긴 했지만.
아 그리고 바로 옆에 보이는 던킨도너츠 박스는 미니도너츠 세트 먹으니까 넣어주는 상잔데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놨다.

아 이 포스팅도 사실 예전부터 끝마치려고 했던건데 오늘 야근하면서 짬내서 완성하는 중이다. 이제금방 김밥을 사다 먹었는데 단무지가 무지막지하게 크네. 난 식초맛 나는 음식을 굉장히 싫어해서 짱아찌도 싫고 단무지도 별로 안 좋아한다. 대학교 1학년때까지는 냉면도 잘 안먹었다.

이건 딴소리고 내가 이 포스팅을 처음 쓸 때의 목표는 내가 요즘 좋아하는 노래 뮤직비디오 올리고 싶어서였으니 본래의 목적에 따라 뮤직비디오를 올리겠다.

우선 첫번째로 the verve - love is noise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59B578643E721A6B43D41D496879EB567A69&outKey=V127923b70049da1a6e5d92b3e8799dce9e7a148b8702366aa5c592b3e8799dce9e7a



이번 forth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더니 역시 love is noise 빼고는 그닥 기억에 남는 곡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돌아왔고, 뮤직비디오도 멋있으니 봐주기로 했다. 저 뮤직비디오 처음 볼 때 촛불 장면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중간에 뭔가 낯익은 장면인걸? 하고 봤더니 북한 어린이들이었다. (나중에 북한 국기도 나오고) 이 노래는 우후우후우후 아하아하아하 이후렴이 곡분위기의 반은 먹어주는 듯 하다. 뮤직비디오까지 날 실망시키지 않아서 다행!

그 다음으로는 fall out boy - I don't care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45DD7D9B6735147D7984A60BDA095CF22EF6&outKey=V12106edf51f9de20f7958bcd56f24a4e0b38d2c47cbdcf572b228bcd56f24a4e0b38



fall out boy 는 thanks for the memory 이외에는 아는 곡이 없다. 위 곡도 이번에 새로나온 싱글인 것 같은데 후렴구가 신명나서 좋다. 나는 퇴근하면서 시끄러운 락음악 크게 듣는 버릇이 있는데 그 때 들으면 딱이다. fall out boy 노래는 요즘 이 노래말고도 thriller 라는 노래도 좋아하는데, 뮤직비디오가 없고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동영상만 있길래 그냥 안 올렸다; 난 예전부터 라이브버전으로 음악듣는 걸 별로 안좋더라. 라이브앨범 CD로 사는 것도 조금 이해가 안간다. 난 그냥 최상의 상태에서 관중소리 없이 녹음한 곡으로 듣는게 좋더라.
아 근데 서양에도 바바리맨이 있는 모양이지? 난 이제까지 살면서 저런 노출증 걸린 남자=변태 를 한번도 안봤다. 행운이라면 행운이지. 흐흐.

위 곡들 말고도 my chemical romance 의 sleep 도 자주 듣고 이번 주말엔 스텔스 O.S.T 를 다운 받았는데 여기 들은 incubus 곡이 또 그렇게 괜찮다. incubus 곡은 나중에 포스팅 해야지.

벌써 2008년 11월 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 11월 4일 화요일 밤이로군. 아 피곤해.
오늘은 루꼴라 없이 야근해서 그나마 즐거운 야근인데 아프리카로 일본시리즈 세이부 : 요미우리 경기 보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더 남성스러워 지는 것 같다. 위에 곡 성향도 그렇고, 드라마는 하나도 안보고 mlb,일본프로야구까지 챙겨보고 있으니.
근데 응원하는 세이부가 자꾸 바보짓을 해서 열받네.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