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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6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2

26일은 운 좋게 휴가를 낼 수 있어서 난 25일부터 28일까지 4일이나 쉴 수 있게 되었다. 얏호!
24일 밤은 앞에 포스팅에서 썼듯 그냥 바로 집으로 왔고, 25일은 엄마 때문에 교회에 갔는데 교회에서 나보고 성가대도 하고 교회학교 선생님을 하랜다. 나보고 주말에까지 하기 싫은 일 하면서 보내라고 이 인간들아?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열이 빡 받아서 엄마한테 다시는 교회 안간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진짜 너무 열받아서 울뻔했다) 어렸을 땐 잘 다니던 교회인데 난 그냥 교회가 너무 싫다. 그냥 조용히 다니게 만들어 줄 순 없는걸까? 내가 그렇게 교회 등록하지 말고 다니자고 그랬는데 우리엄마는 결국 등록을 해버렸다. 일요일 아침마다 난 안간다고 버티고 엄마는 가자고 그러고... 내 성격 상 앞으로도 영원히 교회 다니면서 신께 기도할 순 없을 듯 하다.

엄마아빠는 이모 문병가신다고 나가고 나는 누워서 자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거실 바닥에서 2시 반 부터 자다가 일어나보니 7시였다. 그렇게 내 26살 크리스마스는 지나갔다. 히히히. 좋은거야 나쁜거야.

우리집은 약간 남서향으로 창이 나 있는데 서쪽으로는 멀리 바다가 보인다. 멋있는 바다는 아니지만 해 질 때쯤 되면 멍하니 해지는 모습을 쳐다보고 그런다.
난 해지는 거 보는게 너무 좋다. 어렸을 때 해 지는 거 멍하니 쳐다보다가 눈물이 나왔다는 얘기도 썼지만, 그냥 난 해지는 거 보는 게 좋고 하루 중에 최고 좋은 시간도 해진 직후다.
맨날 12시 쯤 일어나서 느릿느릿 씻고, 느릿느릿 할 일 하다가 월미도 가서 해지는 거 구경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만 24살의 마지막 밤인데 머리에는 기름만 가득하고 하루종일 빈둥거렸구나.
억울하거나 우울한 느낌은 전혀 없고, 그냥 오래만의 이 여유로움이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