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에는 야구장을 총 6번 갔다. 정규시즌 관람은 이것으로 끝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기아 타이거즈는 다른 팀 비 때문에 푹 쉴 때 한번 쉬지도 못하고, 주력 선수들은 다들 나가 떨어져서 이제는 정규시즌 1위가 거의 가망성이 없어졌다. 
현재 한국야구 포스트시즌 시스템에서 정규시즌 1위가 아닌 팀이 우승하는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하지만 그래도 GO V11 KIA TIGERS!. 이제 정규시즌도 30경기도 안남았고, 포스트 시즌 되서 sk 랑 문학에서 기아가 코시에 가기 위해서 붙으면 아마 난 또 표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근데 sk 한테 질 것 같다. 으흑)
기아가 지금 전력으로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작년에는 못갔던 포스트시즌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건 팬으로선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응원하는 팀 성적이 별로여도 야구는 그냥 야구 경기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흥분되니까 말이다.
이제 야구가 끝나면 난 당분간은 깊고 깊은 슬픔에 빠져들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야구 끝나면 진지하게 주말에 축구라도 볼까 생각 중이다. 흐흑. 하루에 3시간씩 매일같이 하던 일이 사라지면 난 정말 허전할거야.

지금부터는 올시즌 내가 갔던 경기와 간단한 관전평.

2011년 4월 9일 KIA vs 두산


1. 선발 투수는 윤석민 vs 이혜천 : 두산이 이혜천을 11억씩이나 주고 다시 데려온 이유를 모르겠다. 시즌초 윤석민은 팬들을 패닉으로 몰아넣었었다. 이 날도 삼진 하나 못잡고 흠씬 두둘겨 맞았었다. 완전 지고 있었지만 이용규의 싹쓸이 3루타로 동점까지 만들었었나? 아니면 1점차까지 따라갔었나. 잘 기억은 안나지만, 8회 나온 이용규의 3루타 때 정말 신나게 소리질렀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끝내기 안타 맞고 패배. 친구랑 이때만 해도 담요 2개 덮고 얇은 패딩입고 가서 야구 봤는데.

2011년 5월 7일 문학에서 KIA vs SK


2. 선발투수는 양현종 vs (상대편은 기억 안남) : 잠실 문학 3연전 중 2번을 봤다. 금요일 토요일 경기. 금요일에 동생이랑 덜덜 떨면서 문학 3층에서 치킨 뜯으면서 봤는데 제대로 된 장타 한번 못쳐보고 졌었다. 그래서 선발투수 누군지 기억도 안나네. 위에 사진은 토요일 경기 직후 사진. 양현종이 잘 던져서 무난한 승리. 문학에서 김성근 감독 출장경기 기록 기념으로 불 다 끄고 불꽃놀이 해줬었다. 딱히 기억나는 장면은 없네. 그냥 야구장에 불 꺼진 모습이 이색적이었다는 거 말곤. 
양현종은 올시즌 정말 실망이다. 할만큼 했던 투수가 이다지도 못할 수 있단 말인가. 원래도 볼넷이 많은 투수였지만, 올시즌 양현종이 던지는 경기를 볼 때마다 엄청나게 실망만 하고 있다. 볼넷머신 양현종. 올시즌 기아가 이런 성적밖에 못내게 된 가장 큰 원인. 
 

2011년 7월 9일 KIA vs LG 잠실


3. 선발투수는 양현종 vs 박현준 : 주말 잠실 기아 경기는 예매가 무지하게 힘들다. 거의 서버가 열림과 동시에 매진되거나 다운되거나. 예매 안해도 경기장 가면 암표 파는 아줌마 아저씨들 많지만, 그 아줌마 아저씨들 때문에 예매 힘든거 생각하면 괘씸해서 난 절대 암표는 안산다. 이 날도 예매 정말 힘들게 성공. 11시에 예매가 열리는데 안되고 있다가 1시쯤 한번 해볼까? 하고 접속했는데 운좋게 포수 뒷자리 2연석 예매에 성공했었다. 담요 덮고 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 날은 정말 찜통같은 더위였다. 그 더운 날 인천에서 잠실까지 갔는데 기아는 또 패배. 에라이.
잠실경기는 항상 두산하고 할 때만 갔었는데 엘지경기 가니까 재밌었다. 엘지 기아 두쪽 다 팬 많고 워낙 유별나기로 유명해서. 두산 경기 가면 두산 여자팬이 많아서 그런지 두산쪽 응원소리가 완전 하이톤인데, 엘지 기아 전 가니까 우워워워워워 이렇게 중저음으로 응원소리가 울려퍼졌다.

2011년 7월 23일 올스타전 잠실.


4. 선발투수는 윤석민 vs 차우찬 : 운좋게 올스타전 티켓에 당첨되서 계획에도 없던 올스타전에 갔다. 이번 올스타전은 30주년이라 꽤 크게 했다. 사진에 찍힌 쟤는 윤석민. 불펜에서 워밍업하다가 30년 올스타 때문에 카메라에 잡힌다고 쫓겨나서 외야에서 몸풀었다. 꽤 가까운 자리여서 LG 이병규도 가까이서 보고. (아 이병규 선수 정말 멋있었다! 그 나이에 그런...몸매!) 올스타전이라 같은 서군인 LG, 한화 응원가도 따라부르고 올스타전 끝나고 돈 많이쓴 불꽃놀이도 보고. 흐흐흐. 맨날 서군이 지는데 이 날 이병규의 끝내기로 승리! 언제부턴가 올스타전 이기면 보너스가 나온다고 해서 그런지 거의 장난식으로 하는 올스타전에서 고의사구도 나오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제일 재밌었던 이벤트는 타자 스피드왕 이벤트. 최정이 무려 146km/h를 기록!

2011년 8월 5일 KIA vs SK 문학


5. 선발투수는 윤석민 vs 이영욱 : 7월 5연승에다가 2연속 완봉승의 위엄 윤석민을 믿고 휴가까지 취소하며 간 경기였다. 원래 금요일부터 여름휴가 내려다가 딱히 할일이 없기도 하고, 어차피 휴가내도 야구장 갈 것 같아서 휴가를 취소하고 일 끝나자마자 혼자 문학으로 달려갔다. 왜냐면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민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줬어.
이 날 야구장에 메이져리그 스카우트 들이 많이 와서 엄청 화제가 됐는데 이상하게 윤석민은 스카우트만 오면 제대로 못 던져서,... 이 날도 1회 초구부터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하고. 기아는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못해보고 완벽히 패했다.
문학 야구장 가장 높은 자리에서 봤는데 view 가 꽤 괜찮았다. 아.... 하지만 이 날 정말 무지하게 더웠다.


결국 올 시즌 직관 승률은 단 2승. 잘좀해라. 기아타이거즈야~내일부터 롯데와 주중 3연전. 아...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봤자 난 내일 저녁에도 TV 앞에 앉아서보고 야구 보겠지. 

2008년 5월 31일 - 두산 기아 전 지정석에서 혼자 관람.
5월 달에는 기아 타이거즈 한참 이길 때라 이날도 이겼다. 원래 두산은 선발이 별로라 1회 실점이 많은 팀인데 이 날도 역시 1회에 대거 6점이나 실점했음.
그러나 나는 2회 시작할 때 들어갔고 1회 이외에는 뭐 그닥 재밌는 경기는 아니었다. 뭐 윤석민이 선발이었다는 거 본 걸로 만족한다. 윤석민이 3실점이나 한 경기라 그렇게 잘한 경기는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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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4일 - SK 기아 전 회사 대리님 결혼식 갔다오면서 홧김에 비정석에서 혼자 관람.
기아는 이번 시즌 SK한테 단 4번 밖에 못이겼는데 이때 3연전에는 기아가 고의성 빈볼을 좀 많이 던져서 문제가 많았다. 근데 내가 보기에 고의성은 아니고 (내가 팬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SK랑 할 때는 언제나 큰 점수차로 끌려다님 - 패전처리용 투수 투입 - 제구 안됨 - 눈치없는 포수 그대로 계속 몸쪽 공 요구 - 결국 몸에 맞는 볼 작렬 - 욕은 욕대로 먹고 패배.이 사이클이 시즌 내내 계속 되었다.
김성근이 기아 투수들에 대해서는 완벽히 분석한 듯 보인다. 그냥 다 알고 치는 느낌이랄까?  난 둔해서 잘 모르겠지만 기아 투수들한테 쿠세 같은 게 좀 있는 거 같다. 역시 기본기가 부족하여 그런거겠지. 그래서 그런가 오히려 SK 한테는 아예 분석할 기회도 없었던, 처음으로 선발투수 나가는 신인 투수 내보내면 오히려 좀 비등비등하게 경기가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 이날 갔던 경기는 기아가 시즌들어 최초로 SK 한테 승리하는 날이었고, 토요일마다 문학구장에선 불꽃놀이 해줘서 불꽃놀이까지 보고 괜찮았지.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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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5일 - SK 기아 전 아빠랑 비지정석에서 관람.
흠.. 이날은 10대 1로 졌던 경기. 오.. SK 는 홈런이 뻥뻥 터지고 나랑 아빠는 그냥 속수무책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뜨겁긴 또 어찌나 뜨겁든지 이날 내 팔뚝은 다 익어서 저녁에는 따끔거렸다. (평소 자외선 차단제 같은거 안바르는데 야구장 갈 때는 꼭 바릅시다~~) 나랑 아빠는 10 대 0 되었을 때 그냥 집으로 와버렸는데 이날 희대의 사건이 터진 날이었다. (윤길현 욕설 사건) 우리집이랑은 문학이 가까운데 문학을 가면 항상 기아가 지는 경기를 봐야하니 이게 참 문제다. 잠실은 두산이랑 LG 할 때 인데 두산이랑 할 때도 거의 지고. 내년에는 좀 나아지려나.
아 참참. 이 날은 아빠랑 경기장 들어가다가 기아 신인 투수 양현종 선수를 마주쳤는데 평소 친절하기로 소문난 양군이라 그런지 역시 엄청나게 친절했다. 아직 어린티 팍팍 나는 선수인데 프로 데뷔 2년 차인데 아직도 1승도 못챙겼다. 선발로는 꽤 나왔는데 7이닝 2실점 해도 기아는 3점이상 못 뽑을 때도 아주 비일비재한 팀이라...... 내년에는 선발 투수로 나오려나? 작년에 김태균한테 홈런맞고 덕아웃 들어가서 분해서 우는 걸 잔인한 카메라가 비추는 바람에 크라잉 피쳐라고 불리기도 했었다. 그래도 뭐 난 왠지 고교야구 삘 나는 진지한 분위기 때문에 양현종이 좋더라. 아직 어리기도 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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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3일 SK 기아 전 탁자지정석에서 혼자 관람.
말할 것도 없이 최악의 졸전이었다. 1대0으로 졌는데 SK 도 빈타에 허덕이고 뭐 기아는 0 패 했으니 말할 것도 없었지. 정말 정말 정말 재미없었다. 만오천원씩이나 주고 탁자지정석 예매했는데 제길! 뭐 선수들 가까이서 본 게 소득이라면 소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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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4일 두산 기아 전 테이블석에서 아빠와 함께 관람.
12대 2로 패배. 뭐 말할 것도 없는 졸전. 이미 6위 확정에 감독도 1군 멤버 안쓰고 2군 멤버로만 내보냈는데 솔직히 야구경기에서 볼 수 있는 실책은 이 날 다 본 것 같다. 추석날에 길도 밀려서 갔는데 이만원짜리 탁자지정석에서 이런 경기 보고 앉아있어야 하나 하고 울화가 치밀었다. 흑. 열받아서 사진도 달랑 이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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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선수들 진짜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데... 나이가 나이인만큼 그런 짓은 차마 못하겠더라.


2008년 9월 21일 SK 기아 전 고등학교 친구랑 비지정석에서 관람.
이 날은 친구랑 백화점에서 옷 사다가 즉흥적으로 간거라 둘다 디카가 없었다. 올림픽 스타 김광현이 선발이었는데 SK는 이 경기만 이기면 패넌트레이스 1위 확정되는 경기라 사람 엄청 많았고, 기아는 이미 6위 확정이라 응원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원래 그늘 자리 앉느라고 SK 응원단 쪽 앉아서 응원 조금 했는데 팬심이 어떻게 안되서 결국 다시 3루 응원석으로 돌아왔다. (SK 안타 치는데 환호하는 분위기에 적응 못함)
난 원래 그냥 응원 별로 심하게 안하고 조용히 보는 편인데 그날 따라 너무 응원 심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 데 앉아서 무서웠다. 3루쪽 2층에 "최~정 안타" (최정은 SK 간판 타자) 이렇게 응원하니까 우리 응원석에 있던 아저씨들 쌍욕 작렬. ; 심판이 스트라이크 같은 공 볼 주니까 또 쌍욕 작렬. 결국 무서워서 다른 자리로 옮겼다.
내가 롯데를 싫어하는 이유는 롯데팬들 때문인데 나는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서 지면 욕하고 쓰레기 집어던지고 이러는 거 싫더라. (물론 롯데팬 다음으로 유별나기로 유명한 기아팬이지만) 어차피 즐기려고 보는건데 지면 지는가보다 하면 되는데 왜 그리 욕을 하고 집착을 하는지 나로서는 조금 이해가 안간다.
어쨌든 이날은 기아는 SK 패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하여 자비롭게 승리를 헌납. 문학구장에 We are the champion 노래 듣고 꽃가루 날리고 행가래 치고 남의 잔치 끝까지 구경하고 왔다. 근데 난 패넌트레이스 우승하고 그렇게 유난 떠는 거 좀 웃기더라. 그거 1등 했다고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도 아닌데... 하긴 4강 확정되어다고 샴페인 터뜨린 롯데도 있지만.
뭐 한국 시리즈도 SK 가 우승할 확률이 최고 높아보인다. 뭐 강한팀이 우승해야겠지. 일본은 주니치 드래곤스 아니면 요미우리 자이언츠 우승인데... 잘하면 이번에는 한국 우승팀이 일본 우승팀 이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내년에는 기아 한화 LG 가 치열하게 6,7.8 위 싸움할 것 같다. 응원하는 팀에뭐 그리 부정적이냐 하면 할말 없는데, 난 그냥 8등해도 좋으니까 선수발굴이나 좀 잘하고 젊은 애들 좀 잘 키웠으면 한다. 흐흐흐.
아... 난 야구 끝나서 마음이 좀 허하다.
준플레이오프 봐도 내가 좋아하는 팀이 경기 안하니까 재미없어.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