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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일상 2009. 4. 16. 14:36

서울에 처음 와서 "잠시만요" 라는 말을 듣고 조금 어색하고 신기했다. 이 말을 젊은 여자들이 많이 하고 가끔 남자들도 참 많이 하더라.
특히 많이 듣는 장소는 지하철 역인데 뒤에서 "잠시만요" 라고 말하고는 밀치고 지나가는 경우에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작년에는 잠실 야구장 주차장에서도 잠시만요. 하고 어떤 남자가 말을 하더니 귀찮다는 듯 내 앞을 앞질러 가버렸다. 특히 이 잠시만요.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입으로만 잠시만요. 라고 말한다는 건데 난 차라리 저런 말 없이 그냥 날 앞질러 가거나 자기가 요령껏 날 피해서 갔으면 좋겠다. 잠시만요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 분명히 잠시만요 라고 말을 했으니 널 피해가겠다. 하는 느낌이고, 또 그런 말을 들은 나는 내가 뒷 사람한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친 것 같고 그렇단 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잠시만요. 라는 이 말투가 얄밉다.
서울 사람들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잠시만요 라는 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만, 난 지방살면서 저 잠시만요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작년에 후쿠오카 갔을 때 친구랑 밤 포장마차에 앉아서 국수 먹고 있는데 그 의자가 너무 후져서 조금만 움직여도 삐걱삐걱 소리나고 그랬다. 근데 옆에 앉은 커플 중 여자가 스미마셍. 이러더니 난 그 소리에나 의자 움직이는 거에 신경도 안 쓰고 있는데 자기가 움직일 때마다 스미마셍 스미마셍 계속 그러더라. 거의 반사적으로. 이거랑 같은 의도로 그렇게 말을 하는건가?
크크크큭. 뭐 결국에는 다른 사람이 잠시만요. 라고 말하는 말투가 맘에 안든다는 것 밖에는 안되는 글을 계속 쓰고 있구만.;
하지만 난 언젠가는 이 잠시만요. 라는 말에 대해 블로그에 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