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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2 사고 일보 직전까지 간 후기.

나는 항상 회사에서 5등 안에 도착하는 편이다. 회사가 멀다보니 항상 여유있게 시간을 정해 나오니까. 원래 집 먼 사람들이 항상 뭘 해도 빨리 오듯... 내가 딱 그렇다.

저번에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에도 인천 사람 중 유일하게 나만 지각을 안했다. 그러데 오늘은 정말 모든 도로, 내가 달리는 모든 도로가 밀렸다. 항상 뻥뻥 뚫리던 자유로까지 그냥 주차되어 있는 수준으로 차가 밀렸으니...

 

우리 회사는 늦으면 문자나 전화를 하라고 하는데, 난 운전할 때 거의 운전 이외에는 아무것도 안한다. 위험하기도 하고 그정도로 운전에 능숙하지도 않고. (운전에 능숙해도 하면 안되는 거지만) 또 우리집 차는 구형이라 전화랑 차랑 연결도 안되니깐.

하지만 오늘 자유로는 완전히 그냥 멈춰 서 있는 수준이라 도저히 연락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난 거의 1cm 까지 내 앞차와 가까워 졌는데, (문자보내다 정신이 팔려서 내 차가 앞으로 조금씩 가고 있는 지도 몰랐다) 정말 심장이 바깥으로 나오는 줄 알았다. 솔직히 난 내차가 앞차를 이미 박은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앞의 다마스 운전자가 아무런 미동도 없는거다.

할렐루야~!!!

 

떨리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간신히 자유로를 벗어나서 회사까지 2분이면 되는데까지 왔는데 바로 내 앞의 길이 홍수 수준으로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가. (거의 내 허벅지 깊이만큼 물이 차 있었다) 저번에도 한번 그냥 건너갔는데 이번에도 건너가면 정말 차가 고장나지 싶어 결국 난 차를 돌렸다.

바로 앞 회사를 두고 결국 빙 돌아서 왔는데 평소 때 아주 넉넉히 잡아도 5분 정도 건너는 다리를 30분이 넘게 걸려 간신히 건넜고 이 모든 우여곡절 끝에 사무실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30분.

난 오늘 평소의 4배 운전을 해서 회사에 도착했는데, 안그래도 요즘 회사가 지각에 예민한데 면목이 없고 어찌나 눈치를 주든지.

 

비가 가끔 오는 건 괜찮아도, 오늘처럼 모든 도로에 사고가 날만큼, 도저히 차가 지나가지 못할만큼의 비는 그만 왔으면 좋겠다.

 

또 오늘 얻은 교훈이라면, 회사고 뭐고 위험할 거 같으면 절대 차 안에서 핸드폰을 하지 말자는거다. 정말 거기서 나까지 사고 났으면 (자유로 진입 중에 사고 낼 뻔 함) 정말 심각했을 거다. 비 맞으면서 앞 운전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내 모습이 생각하니 까짓거 1시간 넘게 늦은 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