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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1 약속없이 늘어진 주말 2

부산에 갔다온 후로 피부가 엉망이 되었다. 자랑같지만 난 살면서 솔직히 피부 고민 해본 일이 별로 없었다. 여드름이 나는 피부도 아니었고, 하얀 편이었으니까.

그런데 부산 물이 나에게 안 맞았던 것인지, 아니면 피곤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나이 탓인지 무슨 탓인지 알 수 없지만 요즘 피부에 자꾸 트러블이 나고, 또 하얀 편인데 트러블이 나니 빨갛게 부풀어 오른 게 너무 잘 보이고 그래서 별로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지기도 하고, 피곤도 해서 이번 주말은 휴식을 테마로 그냥 쭉~~ 쉬었다. 먹고 싶은 거 먹고 누워서 자고.

평일에 항상 1시 넘어서 자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주말에는 언제나 잠을 몰아 잔다. 특히 일요일 점심 먹고 나서는 항상 자는 시간인데 그 시간에 만약 안 자고 다른 일을 하면 하품나고 정신도 몽롱하고 월요일부터 그 한주가 쭉 피곤하고 그렇다.

일요을 점심 먹고 한 숨 자는 건 초등학교 때 부터 계속 그래왔던 것 같다. 그래서 낮잠을 밤잠 자듯 한 3시간씩 자도 밤 12시에 다시 또 잘 잔다.

벌써 졸린 걸 보니 아까 3시간 잤는데도 오늘 밤도 역시 잠을 잘 잘 것 같다.

 

저번 주 목요일에는 갑자기 회식을 하재서 회식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결혼한 (여자) 과장님께서 또 결혼 빨리 하라고 여러 사람 있는데도 애인도 없이 뭐하냐면서 면박을 주셔서 기분이 상했다.

그 과장님은 내가 자신을 부러워 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 난 정말 그 과장님처럼 사는 거 별로 부럽지도 않고, 기껏 1년도 날 안봤던 주제에 그렇게 내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과장님은 항상 회식이건 밥을 먹는 자리건, 나 결혼 못한 걸 걸고 넘어진다. 한편으로는 진짜 내가 싫은 것인가 혹은 나한테 열등감 있는건가, 아니면 혹시 자신의 처지를 나랑 비교하면서 위안을 얻는 것인가. 하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다음에도 또 나를 걸고 넘어진다면 아예 더이상 내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고 말할 작정이다. (의외로 이런 말은 또 잘한다.)

 

역시나 그 회식 자리에서 맥주를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차를 끌고 다니니 술 안마셔도 되고 좋은 것 같다. 다들 맥주 마시고 운전해서 잘 가긴 하지만, 난 솔직히 한잔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다 한잔이 두잔되고 두잔이 세잔 되는 거 같아서 난 그냥 영원히 회식 때 술 안마시기로 했다.

거기서 치킨을 먹고 집에와서 몸무게를 재보니 내 생애 최고 몸무게를 경신해서 솔찬히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으로 어제 겨우 한 2시간 정도를 걸었는데, (이렇게 주말에만 걷는다고 살이 빠지진 않겠지...) 그 정도 걸었다고 엉덩이가 조금 땡겼다.

 

평일에도 집에 일찍만 도착하면 하루에 한시간 정도는 즐겁게 걸을 수 있는데 매일 깜깜해져야 집에 도착하니 정말 평일의 나는 회사 말고는 다른 게 없는 것 같다. 또 그런 평일의 나로 돌아가야 하는 월요일이 다가오니 참 우울하고, 슬프다. 회사 때려치는게 항상 내 꿈이구나. 뭐 막상 백수였을 땐 회사 다니고 싶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