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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03 부상 소식

부상 소식

일상 2017. 8. 3. 17:27

  7월초 부터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가 많이 아팠는데, 워낙 관절이 안 좋은 편이라 손을 아껴쓰면 낫겠지 하고 계속 두고 봤다. 그런데도 영 낫지 않아 저번주 토요일에 병원에 갔더니 인대가 찢어졌다고 한다.

  몇 년 전 인대 3개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뒤로, 물리적 고통에 좀 둔해진 느낌이다. 인대 파열 사건 뒤론 여간해선 아프단 생각 잘 안한다. 인대가 찢어졌는데 한의원 가서 침맞고 혼자 찜질만 했으니 나을 턱이 없었겠지. 좀 신기한 것이 내가 왼손으로 크게 무리되는 활동을 한 게 없는데, 단지 왼손으로 마우스질 많이 한 걸로 인대가 늘어난건지.. 아니면 자면서 인대가 늘어날만한 동작을 한건지. 거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체 왜 어째서 인대가 찢어진걸까.

  손가락이다 보니 키보드 치는데도 영향이 많이 간다. 이 부상 때문에 써야지 하고 결심한 독후감도 하나도 못쓰고 업무 시간에 할 일 없을 때는 멀뚱거리고 있다. 보통은 그럴 때 블로그 글 업데이트 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네이버 캐스트만 열심히 읽는다.

  내 업무 특성상 7~8월이 제일 한가한 때인데, 원래 광복절에 여행을 가려다가 11월 티켓이 엄청나게 저렴한 걸 보고 계획을 수정했다. 11월이면 꽤 춥겠지만, 내가 지금 가진 돈은 해외 여행 가기엔 부족하고, 근데 또 해외를 가고는 싶고 해서 그냥 옷 많이 껴입고 다니기로 했다. 비수기라 그런가 요즘 티켓보다 약 30만원 정도 저렴하다. 30만원이면 숙박비 하고도 남는 돈이니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오늘 티켓 발권까지 완료했는데, 아직 갈 날이 멀어서 그런지 실감은 안나네.

  8월이 되자마자 우리집 TV 를 사고, 타이어도 4개 다 바꿔서 벌써 70만원 넘게 돈을 썼다. 8월 된 지 3일 밖에 안됐는데... 아빠한테 우리집 타이어 4개 다 바꿔야 할 거라고 계속 말했는데도 절대 인정을 안하셨다. 4개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던 카센터 이제까지 한번도 없다, 만약 4개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하면 그거 다 돈벌려고 수작 부리는 거라고 하도 우기셔서, 내 카드 주면서 그럼 아빠가 직접 가서 물어보라고 했더니 역시나 내 말이 맞았다. 심지어 아빠가 교체할 필요 절대 없다고 주장한 뒤 쪽 타이어는 2005년 이후로 한 번도 안 갈았다는 충격적 소식까지 들었다. 그러니까 우리집이 맨 처음 차 살 때 껴준 타이어를 아직도 끼고 다닌 것이었다. 볼 때마다 내가 이 타이어 때문에 언젠가는 사고를 당하겠지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바꿨다.

  가끔 카센터에서 여자라고 사기치는 사장들도 여자로서 견디기 힘들지만, 남자 가족 구성원이 여자가 차수리 맡기면 무조건 사기 당할거라고 의심하는 것도 만만치않게 힘들다. 여자도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고, 설명듣고 결정할 수 있는데, 무조건 니가 몰라서 속은거다. 라고 우기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한 4년 전에 회사 가까운 카센터에 앞 유리 교체하러 갔더니 다른 것도 손 볼게 많다면서 150 만원 정도 들 거라고 견적서를 뽑아서 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러워서 우리 동네 가서 그 견적서 들고가서 물어보니 안 바꿔도 될 거 잔뜩 적어놨다면서 약 36만원 정도에 꼭 필요한 것만 고쳐 주셨고 그 뒤로 아무 문제 없이 잘만 타고 다녔다. 나도 나름대로 잘 판단하고 잘 고친다고 생각하는데.. 36만원에 저렴하게 수리해준 카센터 사장님은 건강이 안 좋아졌다며 약 2년 전에 카센터 사업 정리하셨다. 내가 그 카센터 문 닫을 때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

  내일은 인대 병원 때문에, 연차를 냈다. 오전에 가야하는데, 이 날씨에 병원 들렀다 다시 출근할 자신이 없었다. 우리집은 엄마가 하루종일 에어컨 못 켜게 하시니, 어딘가 또 피신을 가야 하는데, 어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다. 또 알라딘 중고서점이나 극장 중 한 군데가서 하루종일 시간 보내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내일 회사 안온다 생각하니 기분이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