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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1 좋아하는 뒷통수와 턱


  애인이 있어본지가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난 남자친구의 눈썹을 만지는걸 좋아했다. 눈썹을 만지면 정신이 아득해지고 갑자기 나른해지고 잠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남자에게 반하는 순간은 짧은 순간이지만, 남자 외모 중 딴 사람보다 좀 많이 따지는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두상이다.
  일단 이 얘기를 하기 이전에 내 신체부위 중 가장 자신있는 부위는 손등과 뒷통수다. 손이 남들보다 작고 흰편인데 주먹쥐고 있는 손등을 버스타고 가다 문득 봤는데 아 내 손등은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뒷통수는 내가 남자가 아니라 머리를 밀 일이 없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완벽하게 태어났다. 흔히 말하는 앞짱구 뒷짱구 인데 내 이마와 뒷통수에 대한 우리 엄마의 자부심은 상당하다. (그 때문에 무조건 올백을 하라고 하심) 
  갓난 아가들을 보면 검정 머리가 나서 태어나는 애들이 있고 완전 대머리로 태어나는 애들이 있는데 난 후자 쪽이었다. 그냥 하얀 머리. 엄마가 민머리인 날 업고 바깥에 나가면 머리모양 이쁘다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고 하셨다. 
  이쯤에서 내 자랑은 각설하고, 내가 선호하는 뒷통수와 턱을 말하자면 뒷통수는 당연히 짱구 뒷통수가 좋다. 이러한 선호는 내 뒷통수에 대한 자부심 때문일 수도 있다. 이마까지 튀어나와서 앞짱구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이마보다 더 중요한 건 뒷통수고 또 가마가 하나였으면 좋겠다.(쌍가마를 보면 왠지 어색한 CG 마냥 이상한 느낌이 든다) 예쁘게 튀어나온 뒷통수에 가마가 하나 있는 걸 보면 나이가 많든 적든 귀여운 생각이 들어서 뽀뽀해주고 싶고 그렇다.
  두번째로는 턱인데 내가 좋아하는 턱은 날카로운 턱 말고 약간 턱 위에 볼이 좀 두툼히 있는 귀여운 턱인데 내가 턱이 참 이쁘다고 생각한 연예인이 한명 있는데 김승우다. 난 김승우 별로 안좋아하는데 진짜 턱 하나만큼은 인정한다. 동그랗고 볼도 딱 도톰하고. 이미연과 김남주 둘다 아마 자신은 인식하지 못했어도 그 턱에 반했을거라 생각한다. (내 심미안으로 볼 때 그런 턱은 흔치 낳음)
  난 위 두가지만 내마음에 쏙 들면 눈코입은 거의 외모기준에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던 거 같다. 예전에 짝사랑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다들 뒷통수를 보면 아기 같아서 귀엽고 볼도 도톰하고 턱도 딱 동그랗고 예뻤다. 다 종합해보면 난 한마디로 얼굴 윤곽에 집착을 하는건가? 좀 아가 얼굴형을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뒷통수랑 턱 모양 예쁜 귀여운 남자만나서 좋아하고 싶다. 아니면 내가 좋아했던 남자가 영화처럼 내 눈앞에 아직도 널 못 잊었다고 떡하니 나타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