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29 돌맞을 소리. 4

돌맞을 소리.

일상 2008. 9. 29. 11:53

너무 화가나서 점심 먹기 전에 이렇게 뻘소리 좀 지껄여본다.
페미니스트나 애를 키우는 엄마들 입장에서 내가 이런 얘기 나불대면 같은 여자끼리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돌을 던질지도 모르지만,
난 솔직히 결혼한 여자와 결혼 안한 여자는 월급 다르게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긴 우리 회사가 업무시간외 업무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보상체계가 없다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긴 한데, 저번에 말했던 내 뒷통수를 때리고 내가 갈 부서로 대신 옮겨간 그 선배는 일주일에 한번씩 이런 저런 핑계로 월차내면서 5시반 땡 하면 칼퇴하는 천국같은 회사생활 하면서 잘 지내고 있더라.
인생에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공부나 운동같이 노력하면 어느정도 가능한 그런 기회가 아니라 이런 기회는 뭐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말을 좀 해달라.
아부를 잘해야 하나? 싫어도 좋다고 해야 하나?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거다.
내 직장생활에서 큰 기회 하나를 놓친 것 같아서 사실 저번 늦봄부터 지금까지 난 엄청 우울하다.
일은 두배로 많아졌고, 내가 하는 일은 여전히 재미는 하나도 없으며 날이갈수록 내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해지는 일이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더 나빠져버렸다.
뒷통수 친 선배대신 들어온 다른 선배는 출산휴가를 내서 나랑 일한 기간도 차이안나는 선배도 아닌데 내가 선배대접 해주고 있는 선배다. 심지어 실무기간은 나보다 짧다지. 그냥 단지 나보다 일찍 들어와서 몇개월 일하다 출산휴가 내고 다시 복귀하여 내가 씨다바리 역할 다 해주고 있다. 진짜 말그대로 씨다바리다. 문제는 내 후임이 들어올일이 아주 묘연하고 나는 언제까지고 이런 씨다바리 역할만 할 것 같다는 거다. 우리 회사는 부서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데 (아 물론 내 뒷통수 친 선배처럼 부장이나 차장한테 이쁨 보이면 가끔 가능- 근데 이건 어느 곳이나 이러니까) 내가 아무리 일을 오래해도 이건 진짜 후임이 올 것 같지가 않다는게 큰 문제다.
오늘 아침 내가 화가 난 이유는 유부녀, 특히 애가 있는 여자의 경우 애와 집안을 핑계로 옆에 사람한테 자기일까지 다 몰아주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다. 그리고나서 칼퇴. 난 죽어라 일. 요즘 내가 블로그가 뜸한 이유도 아무리 죽어라고 근무시간내 일을 해도 절대로 퇴근시간내 일이 끝나지가 않고, 옆에 선배는 애 핑계로 미영씨 그럼 있다 가요. 그러고 나서 자기 일 제대로 안하고 바로 칼퇴하고.
똑같은 월급 받고 똑같은 일 하면서 애 있다는 핑계 하나만으로 그렇게 일을 태업해도 되느냐 이거다.
이렇다보니 애없는 여자는 애있는 여자보다 오히려 더 역차별을 받고, 모르겠다. 아마 남자 경우도 마찬가지겠지. 도대체 어디까지가 그 사람의 가정을 위해서 회사에서 다른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할텐가.
아... 진짜.
오늘도 옆에 선배가 연락도 없이 오전에는 못오겠다고 그래서 혼자 죽어라 일하다보니까 정말 뚜껑열리기 일보직전이고 요즘에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진짜 홧병 나서 죽겠단 생각도 들고. 누구한테 얘기하면 너는 나중에 애 낳으면 안그럴거냐. 이럴까봐 말도 못하겠고.
솔직히 갓난애 가진 엄마들 고생하는 거 아는데, 그걸 방패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자기 자식의 육아 부담을 주위사람들이 함께 나눠주십사 강요아닌 강요를 하는 건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이거란 말이다.
뭐 이런거 아무 상관없이 똑같이 월급주는 우리 회사가 너무나도 자비로운 회사인건가?
애 낳은 아줌마들 입장에선 우리회사만한데가 없겠지만, 난 진짜 유부녀들 안하고 남겨놓은 일 하느라고 죽을 지경이다.
내가 사무실에서 막내인 것도 막내인 거지만, 사무실에 있는 여자들이 이제 슬슬 다 결혼하고 애 낳으려고 하던데 우와. 생각만 해도 앞이 깜깜하다.
아 ㅆ ㅂ!!!
그 악독하던 루꼴라도 나 혼자 고군분투 하는거 알긴 아는지 옆에 유부녀 선배가 또 칼퇴하고 난 일하고 있는데 요즘 고생한다고 다른 회사에서 받은 에스티로더 에센스를 내미는 거 아닌가. 그렇게 나 혼자 고군분투하는 거 알면 좀 따끔하게 말 좀 해주던가.
그냥 부려먹으면 니들 몸은 편하니까 다 끝이다 이거지.
아오 서러워 사망하시겠네~~~ 으아아아아악.
어쨌든 자기 자식의 육아의 부담을 전혀 관계 없는 제 3자에게까지 전가하지 맙시다. (이젠 짜증나서 거의 울 지경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