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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06 오늘 영풍문고에서 느낀 점 2

서점에 가면, 서른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책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서른살이라는  말이 포함된 제목의 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건, 여행 에세이 코너인데, 대부분 작가 소개에는 "서른이 되는 날 갑자기 떠나다." 는 한줄로 요약가능한 작가 소개를 볼 수 있다. 

 내가 서른이 되어보니 서른이 되어도 특별한 건 아무것도 없다.

중고등학생때 스무살이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었던 거 처럼 서른 살도 마찬가지. 뭐.... 재밌는 스무살을 보낸 사람에게는 해당 안되겠지만 난 그랬다. 스무살이라고 해봤자 난 별로 변한 것도 없고 내가 중고등학교 때 그리던 것 만큼 스무살이 어마어마하게 재밌지도 않았다. 서른살도 똑같다.  

 대부분 여행 에세이들이 서른 이라는 나이에 의미를 부여하며, 서른살이 되었기 때문에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졌다 이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늘어놓지만, 

솔직히 훌쩍 해외로 떠나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그것도 불가능한 노릇 아닌가.  

그러니 나이 서른 쯤 되어야 비행기 티켓 마련할 만큼 여유와 월급 없이도 해외에 체류할 돈이 있는거 아니겠는가? 

또... 솔직히 회사를 그만두고 그들 말대로 훌쩍 떠났다가  다시 한국 와서 재취업이 가능할 4년~5년 정도의 경력이  생기는 나이도 대부분 서른 쯤 아닌가? 

이런 이유 때문에 서른에 떠났다는 류의 에세이는 보통 여자 작가들인데, 남자들은 군대까지 합쳐지면 30살에 떠나면 경력도 짧고 모아놓은 돈도 아무래도 여자들보단 적으니 떠날 수 없겠지... 

요즘에는 어느 정도 재력과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출판도 못하니까 결국 여행 에세이는 그런 사람들 신선노름 하는 내용만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결국 그 사람들도 내가 앞으로 살아날 구멍 다 마련해 놓고 떠난건데, 

과도하게 혼자 감상과 낭만에 젖어서, 큰 풍경사진 하나 걸어놓고 의미가 불분명한 글로만 도배된 책이 서점에 너무너무 넘쳐나는 것 같다.  

사람의 본성이라는게 단 몇박 몇년의 여행으로 그렇게 쉽게 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괜찮은 여행에세이도 있고 상당 수의 책은 대리만족도 시켜주지만, 언제나 불만투성이의 나는 또 요즘 여행에세이 책이 지겹고 식상하고 그렇다. 이젠 재미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