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6.10 나의 가치 2

나의 가치

일상 2012. 6. 10. 00:22

나는 전체적으로는 평균이하의 사람이다. 저번에는 블로그에 중위권에서도 상위권이라고 개소리를 늘어놨지만, 4년제 졸업 초임보다도 훨씬 못한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6년차 직장인이고, 대한민국 평균여성보다 키도 작고. 하여튼 그렇다.

나는 친한 친구에게는 다정한 친구고, 남자친구가 생기면 언제든지 그 남자친구를 걱정해주는 여자친구도 되어줄 수 있고, 남동생한테도 돈도 가끔 준다. 엄마한테도 용돈을 줘야지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는 있다. 쥐꼬리 같은 월급 때문에 그렇게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난 솔직히 어쩔 때 보면 진짜 괜찮은 사람인데. 사회에서의 나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난 졸업할 때 우리과에서 성적도 5등이었고, 대학생 때 안자려고 서서 공부하면서 시험보고 그랬는데. 아 근데 이정도 노력은 누구나 하는건가? 난 그런데 정말 열심히 살았다. 오늘 이력서 본 사장도 그런 말 했어. 열심히 살았다고. 근데 손에 쥔 게 하나도 없잖아.

난 솔직히 월급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아 일하기 싫어서 죽고 싶을 지경이라는 생각이 안든다면 괜찮다. 8월 계약만료가 돌아오고, 2010년 4개월간의 백수 경험을 볼 때, 난 기본적으로 계속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는 성격이고... 또 죽어라 워커홀릭처럼 일하다가 40대 되도록 결혼 못한 여자들 처럼 되고 싶지는 않아서인지 적당히 여가 즐기면서 일은 그냥 내인생의 부수입 같이 일하고 싶다. 별로 돈욕심도 없는 편이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 면접 본 여의도에 있는 그 곳이 제시한 연봉은 정말 한숨나는 수준이었는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난 내가 졸업한 후에 모든 경력을 다 쓸모없이 만들고 싶으니까. (다신 그 경력을 살려서 취직하고 싶지 않다) 4년제 대학 졸업해서 처음 받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뭐 괜찮은 연봉인거 같기도 하고. 나이 서른인데. 근데 또 다시 이력서 쓰고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놔야 하는 면접을 또 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물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그 연봉으로 나 혼자만의 생활을 유지하는 건 어림도 없다. 그런데 뭐 당분간은 내가 월세를 얻어서 혼자 살아야 하는 건 아니고. 그런 자리라도 붙들고 있어야 하는 건가 싶고. 아 젠장.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수요일까지 답변 주기로 했는데. 

나랑 사려깊게 이런 얘기를 해주는 연장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민상담처럼 말이다. 그런데 또 난 가만보면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상담을 잘 하지도 못하는 성격이고, 또 내 주변 사람들은 해답을 주는 사람들도 아니고. 하긴, 뭐 이런 문제에 해답이 있을 리가 없잖아. 내일 교회가서 기도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