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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북서울숲

위로 2010. 5. 17. 23:06
지금은 이탈리아에 가 있는 친구랑 4월 17일에 봄나들이를 다녀왔었다. 난 동대문을 지난 서울을 한번도 간적이 없었는데 그 기회로 한번 가봤는데 정말 미지의 세계였다. 엄청 멀었다.
봄나들이 치고는 그닥 날씨가 안 좋았지만, 그래도 회사를 관두고 딱 일주일 되고 간 나들이라 기분이 새롭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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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지 얼마 안된 공원이라 그런지 뭐든지 깨끗하고 좋았다. 방문자센터에서 나눠주는 guide map 도 엄청 좋다. 예전 일본 여행가서도 관광지 팜플렛 같은거 가지고 와도 다시 쳐다도 안보면서 열심히 챙겼다. 친구와 나는 guide map 을 참고하여 북서울숲의 모든 곳을 다 돌았다!! (생각보다 별로 힘들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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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숲 안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왠지 엄청 비싸보였다. 친구와 나는 전철역 앞 김밥천국에서 간식을 먹고 (라볶이와 김밥) 가서 저 레스토랑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레스토랑 이름은 라 포레스타 인데, 그 레스토랑 앞에 핀 꽃들이 너무 이뻤다. 같은 꽃 종류로 되어 있지 않고, 여러가지 종류 꽃이 불규칙적인 듯 하면서 통일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래서 사진도 제일 많이 찍었고. 특히 양귀비 꽃을 처음 봤는데 도라지꽃만큼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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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 숲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우리 둘은 저 전망대만 가자는 생각에 이상한 등산로도 아닌 길로 계속 올라가다가 고생 좀 했다. 나랑 친구가 고생하는 건 괜찮은데 우리 뒤에 청치마에 부츠까지 신은 여자와 남자가 우리를 쫓아 오셔서 심적으로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 커플 중 남자분이 "저기... 여기 길 맞아요? " 라고 물어보셨는데, 그러니까 왜 우리를 쫓아오셔선 사서 고생을 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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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숲에서 친구와 사진을 찍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청계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북서울숲에서 고등학교 여자애들이 사진을 찍길래 내가 뛰어서 자리를 비켜주니까, 그 여자애들이 "엇 존나 빨리가네?" 이러는 것이 아닌가. 친구와 나는 순간 울컥 했지만, 그냥 조용히 내려왔다. 이것들이 10살이나 더 먹은 언니한테.
저녁을 먹으러 우리는 시청 쪽으로 갔다. 둘다 배가 고팠던 때라 부대찌개 집을 들어가서, 짐승처럼 밥을 먹었다. 크크크. 둘이 정말 빨리 밥을 먹고 이제 차를 마시자 하고 청계천 주변을 보니 한국에 있는 모든 커피 전문점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예전에 친한 남자 친구 (여기서 가끔 나오는 유일하게 연락하고 지내는 대학친구) 랑 함께 갔던 카야토스트를 갔는데 밥을 먹었는데도 허전하여 토스트를 두개 시켜 먹었는데 그 맛이 천상의 맛 이었다. 난 카야토스트가 싱가폴 체인 인 줄 몰랐는데 친구가 싱가폴에서 온 거라고 말해줬다. 강추합니다. 카야토스트. 원래는 로티보이를 갈까 했는데 카야토스트를 간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예전에 TV 에서 시청 주변의 높은 건물들을 보면서 나도 저 건물 중 하나에 들어가서 멋지게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크크크. 도대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뭐가 얼마나 잘난 것일까. 아 또 열폭.
요즘 들어서는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가끔 드는데, 내가 세계에서 가본 나라가 딱 일본 하나 뿐이라고 해도 난 별로 안 서운하다. 내가 여행의 참맛을 몰라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난 나름대로 전철타고 한시간 가야 하는 곳이라도 대충 저렇게 하루 보내면 만족하고 그런다. 너무 수수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