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의 버릇이 아직 남아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처음이라는 생각은 항상 3월이 1월보다 강했다. 

3월을 시작할 때는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싫어하는 겨울이 다 끝나기도 하고,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3월에는 막상 한 게 없다. 회사에서 내가 있는 팀에 3월 업무가 엄청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회계랑 그렇게 관계가 없어서 할 일이 많진 않았지만... 모 팀장님 히스테리가 장난이 아니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눈치보느라고 칼퇴도 못하고 평일 8시 이전에는 그냥 회사에 있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음... 나도 감정적이라면 감정적인 사람인데 내 옆이나 내 뒤 여하튼 여러군데 있는 자기 감정 있는데로 다 드러내면서 괜히 주변사람 눈치를 보게 만드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흉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한 때는 저런 적이 있었겠지만, 크게 반성하고 있다. 

나는 배려 깊고 아량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회사에서 자기 피곤하다고 남한테 괜히 짜증 부리는 거 못받아 주겠고 그렇다.

그런데 우리 팀장님 내가 3월 달에 예민할 수 있다. 이렇게 예고를 하셨는데 그런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을 잠깐 했다. 

나 짜증 부릴 거니까 너 각오해. 니가 이해해. 뭐 이런 건가. 


예전에도 한번 쓴 것 같지만, 나는 자기 계발서를 신봉하는 사람과는 절대로 친해질 수가 없다. 

또 한가지, 나는 뒤 끝은 없다. 고 말하는 사람과도 절대로 어울릴 수 가 없다. 

나는 뒤끝이 끝까지 간다. 보통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나는 뒤 끝이 없기 때문에 화를 내면 그걸로 끝이다. 뭐 이런 논리로 말을 하는데 꼭 그런 사람들 특징이 남 배려 안하고 할 말 안할 말 다 한다는 거지.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데 뒤끝이 있을리가 없잖아. 

불행히도 우리 팀장님께 저 말을 들었다. 나는 팀장님한테 아직도 뒤끝이 있다. 

뒤 끝이 없다고 말하지 말고 뒤 끝이 생기지 않도록 먼저 노력해야 하는게 맞는 거 아닌가. 

나는 소심하고 눈치보고 뒤 끝은 끝까지 간다.  

뭐 그래봤자 회사생활 어차피 혼자 하는 것이니까. 


어제는 동인천 안과에 갔다. 봄만 되면 알러지 증세가 심해지면서 밤에 눈이 말도 못하게 간지럽다. 그래서 저번 주 내내 안경을 꼈는데 진짜 이번 여름방학 때 수술을 할까 심각히 고려했다. 안경만 끼면 고시생이 된다. 눈이 좀 나빠야지.... 어떻게든 렌즈를 껴보려고 했지만 회사 가서 바로 뺐다. 너무 건조했고 모니터가 제대로 안 보일 지경이었다. 

내가 항상 말로는 심각히 수술을 고려한다고 하지만 나는 나를 안다. 나는 절대 수술 못한다. 너무 무서워서. 


안과 갔다가 시간이 좀 나서 네일아트도 받았다. 실로 오랜만에. 



내 손톱은 엄청 크고 단단하고, 손은 엄청 하얗고, 손가락도 엄청 얇다. 나는 반지 사이즈 6.5 끼는데 보통 여자들은 13 낀다고 하더라. 내가 이렇게 내 손에 자부심과 자랑을 늘어놓는 이유는 솔직히 내 신체 중 내세울만 한 데가 손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 사진 보면 괴상망측하지만 손은 예쁘다고 자부한다. 솔직히 나는 손, 피부결, 발목, 뭐 이런 사소한 건 꽤 괜찮다. 다만 하나로 잘 어울리지 못했을 뿐. 크크크.


동생이 저번주에 독립을 했다. 우리 네가족은 저번주에 동생네 집으로 출동했다. 그 작은 방 한칸도 이사라고 힘들었다. 특히 내 몸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고 저번주만 해도 꽤 추웠다. 동생은 남자기 때문에 후미진 곳에 치안이 허술한 곳에 집을 얻어도 되니까 참 집 얻기가 쉬웠다. 나름 성남시 인데 엄청 싼 가격에 넓고 베란다 딸린 집을 얻었다. 거기에 전철역 앞이고 시외버스도 엄청 많이 다니고. 걔는 군대 이후로 엄마아빠랑 헤어진 적 없는데 잘 살려나. 얼마나 드럽게 살까 생각하니 내 정신이 아찔하다.

걔네 집에서 TV 보려면 안테나 새로 달아야 된다고 TV 안 달았다는데 내가 무조건 달라고 난리 쳤다. 

자취 하는데 TV 없이 어떻게 산단 말인가. 나는 솔직히 혼자 사는 동안 TV 로 연명했다. 잠들기 직전까지 TV 는 틀어놨는데. 

근데 동생은 나는 괜찮은데 누나가 왜 난리냐며 안 달꺼랜다. 안테나 달면 한달에 3만원이라고.


저번주에는 적금과 예금이 만기됐었다. 적금 만기된 건 저번 비행기 티켓 선결제로 다 썼고, 예금은 다른 은행 예금에 묶어놨다. 영국여행 갔을 때 아일랜드까지 가는 방향으로 굳혀 가고 있다. 가능하려나. 그러긴 짧으려나. 여하튼 아일랜드에서 1박밖에 못 하더라도 아일랜드는 가려고 한다. 

오늘 백화점 갔다가 교보문고까지 가서 책을 좀 골라놓고 왔다. 난 근데 그런 계획 세우는 거 잘하는 듯 하면서도 못하는데 잘하려나. 저번 도쿄 혼자 여행 갔을 때 일정을 너무 널럴하게 짜서 더이상 난 어디를 가야 하는 것인가 하면서 혼자 이상한 데 배회하고 그랬는데. 

이번 여행은 쫌 빡빡하다 싶은 생각이 들게 짜보려고 한다. 박물관 이런데는 안가고. 


영국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번 여름 휴가를 같이 간 대학 친구가 어제 전화를 해선 자기도 영국에 친구 있는데 같이 가자는 뉘앙스로 전화가 왔다. 난 당황스러웠다. 왜냐면 나는 이미 혼자 여행 가는 계획을 다 세워놓았고, 그 친구는 나랑 여행을 같이 갈 정도로 친하지도 않고.... 여하튼 나는 혼자 가려고 이미 맘 다 정한 상황이었는데 누군가가 그 일정에 낀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결국 친구에게 난 혼자가려고 이미 맘 굳혔다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걔 기분 나빴을까.......  미안하지만 난 진짜로 혼자 가고 싶어. 



금요일밤 회사 회식

일상 2009. 11. 2. 15:05
금요일에는 회식을 했다. 요즘에는 금요일에는 회식 안하는 분위기라던데, 난 차라리 금요일이 좋더라. 평일 때 늦게까지 회식이나 야근 하고 다음날 출근하려면 죽을 맛이기 때문이다. 회식이나 야식이나 싫기는 매한가지고 그나마 주말을 위로 삼아 기꺼이 참을 수 있다. 금요일이라고 해봤자 약속도 없고, 아무리 금요일이라고 해도 난 약속없이 집에 들어가는 게 좋지 어쩔 수 없이 약속 생기고 피곤하게 집에 들어가는 건 싫다.(내 주변은 이런 나의 상황만 이해해주는 사람하고만 친하므로 자주 만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오늘은 월요일. 주말이 앞으로 구만리구나.
가끔 보면 난 주말은 엄청 기다리는데, 세월이 가는 것에 대해선 슬퍼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주말은 엄청 기다려지지만 2009년의 끝이 오는 건 싫다. 벌써 november 다. 뒤에 "ber" 자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1년 끝난 거 같고 슬프던데 이제 11월. 아...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언젠데 11월만 되면 왜 아직도 수능날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난 수능을 11월 7일에 봤는데 평소 운 없기로 소문난 나이니만큼 엄청 추운 자리에 배정되서 덜덜 떨면서 시험을 봤다.
금요일 회식 주제는 우울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되는 회사 생활이 왜 이렇게 우울한가 더 즐거운 회사생활을 위하여 아이디어를 내보자. 하는 것 이었다.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는 건 직장 생활 하는 사람은 알지 않을까? 저번에 블로그 하면서 썼던 말 중에 지다님이 하셨던 말 중에 명언이 생각났다. 천국도 직장 사람과 함께라면 싫다는 말. 크큭. 옳타 옳타 하면서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애초에 불가능한 것을 생각해보라고 하니... 그래도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보나마나 흐지부지 될 거 뻔하다.
사람들은 뷔페를 좋아하는데 (근데 뷔페 라는 거 부페 인지 뷔폐 인지 햇갈려서 네이버에서 사전 검색했다 큭) 난 별로 안 좋아한다.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귀찮고 난 한가지 제대로 된 거 먹고 싶지, 여러가지 고만 고만 한 거 먹기 싫어서... 빕스 갔는데 거기서 제일 맛있었던 건 튀긴 감자였다. 고기는 이상하게 별로 안 땡겨서 안 먹었다. 저번 주 신체 검사 했는데 일생 일대의 몸무게가 나왔다. 내 일생의 최대치 몸무게를 훨씬 갱신한 수치였다. 밤마다 옥동자 먹고 밥먹고 옥수수 먹고 감자먹고 했더니 살이 찌는구나.
예전에는 칼로리 보면서 뭐 사먹는 여자애들 보면서 뭐 저렇게 세상을 복잡하게 사나.. 하면서 욕했다. 그러면서 오늘 점심 때 편의점 가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나마 살 덜 찔 거 같은 두유를 구입하였다. 과연 덴마크 요구르트나 내가 최고 좋아하는 덴마크 우유에서 나온 카페모카보다 칼로리가 낮았다.
오늘 아침부터 하드렌즈가 말썽이다. 저저번주 금요일에 휴가 냈을 때 안과를 갔는데 정확한 시력을 재려면 2주동안 하드렌즈를 빼야 한다기에 그냥 그대로 왔다. 다시 맞춰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꽤 부담스러운 액수인데 이렇게 내 눈에서 말썽을 일으키면 문제가 많지.
지금 내 눈에 하얀색 엄청 큰 눈곱이 낀 것처럼 보이는데 이 렌즈를 빼면 하나도 안 보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끼고 있다. 내일 부터 그냥 안경 끼고 이번 주 토요일에 그냥 안과가보자. 내가 가는 안과는 너무 정직해서 탈이다. 그냥 그 자리에서 하드렌즈 맞추겠단 사람한테 시력이 정확치 않으니 2주 후에 오라니. 저번에 갔을 때는 렌즈 잘못으로 눈 아픈거 같다고 새로 하고 싶다고 하니까 렌즈 잘못 아니고 안구건조증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약만 처방해줬다.
11월 첫 근무일. 역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심란하다.

한 끗 차이.

일상 2008. 6. 20. 11:10
이제금방 내 이름을 잘못 써서 곽미연 이라고 적었다. 새삼 곽미영 이 곽미연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연 이라는 이름 가진 분은 죄송) 왠지 미연 이라는 이름 하면 여성스럽고 여자 형제들이 많은 집이 막내딸 같은 느낌이랄까. 크크크 이름 하나 가지고 비약이 심하지만, 소설가들도 이름 가지고 엄청 고민한다더니 이름이 주는 느낌이 있긴 있는 것 같다.
내 이름 미영 은 워낙 흔한 이름인데.. 미영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지 모르겠다. 미영? 미영??  한자도 엄청 쉽다. 美英
강남역에서 타로카드 보러 들어가선 충동적으로 2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제길. 하나 물어보면 또 하나가 궁금해지고 그래서 결국.. 이러려면 그냥 복비 3만원 주고 제대로 된 점 집 가는 게 나을 뻔 했잖아. 그리고 그 타로카드 보는 집도 몇개 보면 단돈 천원이라도 깍아주지. (죽어도 깍아달라는 말은 못하는 성격)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 천막안에서 들은 말은 내 친구한테 조언을 구해도 충분히 나왔을 만한 말 들이었다.

우선 직업에 관한 것을 처음으로 물어봤는데, 타로카드 몇개 뽑아보라고 해서 뽑았더니. 사람이 창에 찔려 있다든가 하는 카드들이 나오는거다. 초큼 신기했음. 직업점에 대한 내용을 축약하면 이러하다. 밑줄 그은 게 타로카드 봐주던 언니 말.

-아이구.. 스트레스 받아 죽겠구나. 
-네. 저 진짜 관두고 싶어요.
-근데 지금 관둬도 자리도 없고.. 지금보다 더 안좋은 데로 가니까 계속 있으면서 공부를 하든지 자리 찾으면 나오든지 하라고 나오네.
(이런걸 오천원 주고 보다니... 나원참 요즘 취직 어려운거 누가 모르나)

그리고 연애.

-이번해 8월까지는 남자 아예 없다.
-아.. 그래요? (헐...)
-근데 9월부터 연말까지는 남자가 하나 들어오네.
-거짓말 아니예요? 제가 어디가서 남자를 만나요. 흐흐흐.
-안생기면 나한테 다시 와.
-그러다 진짜 오면 어쩌시려고.
-아니 진짜 오라니까? 흠.. 보니까 좀 즐거운 자리에서 만난다고 되있네.
(근데 나 23살 때 진짜로 3만원 짜리 점 집 갔을 때도 뭐 음력 3월에 남자가 있네 없네 했었다)

충동적으로 결국 봤던 사주 팔자.

-부모님 걱정이 많구나.
-28살 때부터는 부모님 걱정에서 좀 벗어나겠다.
(나 28살에 결혼하나?? 크크크)
-고집이 세다.
-나중에 돈 없어서 고생은 안하겠다.
-이름이 별로다.
-중매결혼 못하는 성격이다.
-자존심 세다.
-전체적으로 좋은 사주다.


아... 나 도대체 왜 2만원 주고 점 봤나요. ㅠㅠ 이러면서도 왜 또 가끔 가고 싶어지는 지 모르겠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단 말씀.

한 끗 차이 하니까 또 생각났는데 저번에 던킨도너츠에서 생일이라고 공짜 쿠폰이 우편으로 날라왔는데 거기 내 이름이 '곽미역' 이라고 써 있었다. 한 끗 차인데 졸지에 이름이 미역이 되어버린 사연.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이어야 하는데 별로 즐겁지 못하다. 옆에 선배 내일 결혼한다. 디데이 결국 왔는데 나 아직도 다른데 취직도 못하고. 아.. 진짜!!
대학교 때 친했던 언니랑 밤에 남산가서 맥주 마시기로 했는데 그나마 내 그것때문에 오늘 버틴다.

P.S 눈은 많이 나아졌다. 원인은 하드렌즈를 눈에 눈물이 없는 상태로 빼다가 눈 겉 표면의 살이 다 같이 떨어졌댄다. 헐.. 이 무슨 엽기스러운. 사진 찍은 걸 보니 동공주변에 살이 뜯긴 게 좀 보이더라. 어제 안과 갔더니 나보고 참으로 무던하댄다. 이정도면 거의 미치도록 아프다면서. (진짜 나 살다살다 눈 그렇게 아파보긴 처음) 우리동네 안과 의사선생님은 다정했는데 명동 안과 의사선생님은 왜 그랬냐며 다그치는 말투였다.
이런경우 다른 방법 없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동안은 렌즈 절대 금지. 아.. 내 시력은 왜 이런가요.
그래서 말인데 나 이번 여름 휴가 때 라섹 혹은 라식 수술 심각히 고려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