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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기술(?)

일상 2008. 2. 13. 16:36

1 26일에 오랜만에 신촌에서 친구를 만났다. 다른 선배도 동감하는 바 중 하나가 요즘에는 남자 만날 때보다 (근데 나 남자 만날일도 없지만) 여자 만날 때 겉모습에 더 신경이 쓰인다. 뭐 내가 쟤한테 기죽지 말아야지 이뻐보여야지 그런 수준을 다 떠나서 그냥 나랑 걸어다니는 거 자체가 꺼려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솔직히 말해서 친구가 이뻐 보임 샘나기도 하고.;; 흐흐.


겨울이 시작되면서 거금 20만원을 주고 원피스를 구입하고 딱 한 번 입고 안 입었던 원피스까지 챙겨입고 나갔더랬다. 뭐 사실 입을 일이 없기도 했다. 외출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다보니. 입고 나갔다가 낮 온도가 영상 8도 이상이 되기 전에는 다신 치마를 입지 않으리 결심했다. 그 다음 이튿날 까지 기침 나고 콧물 흘리고 고생했다. 아니 다른 여자들은 도대체 이런 날씨에 어... 치마를 입고 다니시는 건지!!! 난 온몸이 지방질인데도 이렇게 추운데.

 

신촌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현대백화점 가서 구경하다가 모자를 하나 샀는데 일명 탕웨이 모자다. 기회가 되면 사진 찍어 올리겠지만, , 계 마지막 장면에서 탕웨이가 썼던 모자랑 모양이 거의 비슷한데, 모자 안달린 코트 입을 때 하도 추워서 샀다. 살 때는 어후. 이거 쓸 수 있으려나? 했는데 어찌나 잘 쓰고 다니는지. 대만족 중이다. 새벽에 사람도 별로 없고 내가 추워서 쓴다는 데 뭔 상관.; 전철 탔을 때 다른 때와는 다른 시선이 느껴지긴 하지만. (대략 쟤 뭐야? 이정도?)

 

백화점을 구경하고 올리브영, 토다코사 같은 데서 향수도 뿌려보고 화장품도 구경했는데 거기서 우리 새해에는 좀 이뻐져야지! 하고 결심을 하면서 친구는 한번도 해본 적 없다는 ‘어두운 초록색아이섀도를, 나는 한번도 그려본적 없는 리퀴드 아이라이너를 샀다. 예뻐지기 위한 노력 치고는 너무 소극적이지만 말이다. 근데 결국 뭐 이럴 줄 알았지만 아이라이너 사놓고 한번도 안그렸다. 난 대학때 화장 기술이나 연마하지 당최 대학내내 뭐 했는지 모르겠다.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먹고 나가기 바빠서 색조화장은 꿈도 못꾸는데 아이섀도는 한 때 이상하게 여러 경로로 내 손안에 많이 들어왔다. 다들 싸구려고 얻은 것이지만, 심지어 금자씨에서 나왔던 빨간색도 있다. 근데 원체 내 눈 자체가 지방을 잔뜩 머금은 너무나도 몽골리안 스러운 모양을 타고 나서 아이섀도 해도 보이지도 않고 그런다. 아 다음 생에는 이목구비 뚜렷한 미인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하나님.

 

따뜻한 저녁을 먹고 차 마시고 친구가 나 서점 좀. 메모의 기술 좀 사려고.” 이러는 거다.

나는 막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어머 어머!!! 그런 책이 다 있어? 왠일이야~~”

난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 얘가 왜 그런 책을 사지?” 이러면서 잠시 심각해 하면서 망설였다.

그 다음 친구가 회의하면 도저히 어떻게 적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라고 말을 하기 전 까진 몰랐다. 그 책의 이름이 메모의 기술인 줄은.

부끄럽지만 난 그걸 애무의 기술로 알아들었다.

 

난 회의할 때 메모도 거의 안하고 대충 낙서나 하고 도대체 언제 끝나나만 생각하는데 메모의 기술까지 읽으면서 회의 내용을 메모한다니!

뭐뭐 하는 방법’ ‘뭐뭐 하는 기술’ ‘뭐뭐 해라이런 류의 책들 너무 싫은데. (괜한 심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