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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0 손모양, 발모양

손모양, 발모양

일상 2011. 9. 20. 00:05

난 손에 살이 별로 없다. 손도 엄청 작은 편이다. 다행히 짧은 손가락은 아닌데, 손톱은 엄청 크다. 가끔 혹하는 것 중 하나가 남자 손가락이다. 겁내 우락부락하게 생겼는데 손이 섬세하면 헉?! 하는 느낌과 함께 그 남자의 전혀 모르는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 같아서 가끔 경이로워 질 때도 있다. 근데 뭐 열라 오동통해서 손등이 통통한 손도 가끔 곰돌이 같아서 귀여워 보일 때도 있다. 크크큭 (결론은 그냥 남자면 다 좋다는거냐;)
손에 살이 없는 것과 대조적으로 내 발에는 좀 살이 오동통하니 있는 편이다. 전형적인 동양인의 발로 발등이 딴 여자들 발보다는 높은 거 같고, 엄청 작은 내 손에 비한다면 발 볼도 절대 좁은 편이 아니다. 평균치로 본다면 아주 약간 작은 편인거 같지만.
아 그리고 난 다행스럽게도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보다 길다. 내 발가락은 양말 모양처럼 엄지부터 차례대로 작아지는 발가락모양이다. 난 내 발가락에 아주 쪼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이쿠 별거에 다) 난 모든 사람이 두번째 발가락이 엄지 발가락보다 짧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두번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보다 긴 사람이 더 많댄다.  
또 한가지 난 절대 평발이 아니다. 심지어 내가 발에 힘을 주고 있는 줄 착각할 정도로 완벽히 쏙 들어간 발 바닥을 자랑하는데 그래서 남들보다 걷는 걸 더 잘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정상발과 평발의 중간 정도이다. 그래서 아무리 편한 캐주얼화를 신어도 발바닥이 아프댄다. 나이키 운동화를 신어도 불편함을 느끼는 우리 엄마는 평생 4센치 이상의 힐을 신어본 적이 없댄다.
근데 뭐 우리 엄마 키가 엄마 시대 때로 치면 절대 작은 키가 아니니까.
워낙 편한 신발만 추구하는 엄마이다 보니, 신발을 사놓고 못 신는 경우가 엄청 많은데 그 덕에 그 신발 다 얻어가는 우리 고모만 좋다.
추석 바로 직전에 엄마가 인터넷으로 발견한 신발을 산다고 했을 때 내가 말렸는데 결국 그 신발도 아프댄다. 4만원 주고 산건데. 내가 그렇게 말렸거늘. 
백화점에서 신어보고 사도 아프다고 안신는데 인터넷은 오죽 하랴.
엄마가 못신는 신발을 내가 신으면 참 좋겠지만 우리 엄마 발은 235, 내 발은 225. 절대 신을 수가 없다. 5mm 차이면 그럭저럭 신겠지만 1cm 의 차이는 생각보다 너무 크다고.
밤 12시 넘어서 숙제 하려고 노크북 켰다가 뻘소리만 하고 컴퓨터 끄고 자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