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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체질.

일상 2009. 6. 3. 15:11

교육제도에 대하여 말할 위치가 아닌 지금 이런 이야기 하는 건 웃기지만, 난 주입식 교육이 딱인 거 같다.
공부의 의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어렸을 때도 체험학습 이런 거 엄청 싫어했다. 뭐 물론 시골에서 원없이 유소년기에 뛰어 놀아서 산이나 들로 따로 "학습"까지 나갈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난 그렇게 깡시골에서 자랐어도 하루종일 바깥에서 놀거나 집에 붙어있지 않는 유형의 어린이는 아니었다. 적절한 낮잠은 필수였고,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집에 붙어 있고 싶을 때는 집에 붙어 있었지.
난 공부는 책으로 하는 게 제일 좋고, 선생님은 그냥 그 책에 있는 내용 이해 잘 가게 설명해주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언어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읽고 듣고 해야 한다지만, 결국 이것도 유학을 가지 않는 이상은 책상에 앉아서 선생님이랑 대화 하거나 혹은 막판에는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법이 다 다른건데, 왜 체험학습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난 신체나이 팔팔한 10대 때도 체험학습을 싫어했단 말이다. 실상 체험 학습이라고 표방하고 있는 교육의 가장 웃긴 점이 뭐냐면 자연스럽게 닥친 상황이나 문제가 아닌 억지로 만들어낸 상황과 문제 안에서 일부러 뭐빠지게 고생시켜놓고 이로서 당신들은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산 교육입니다. 하고 말하는 거다.
어차피 억지로 하는 교육이라면 주입식이나 체험식이나 다를 게 뭐냐 이거다.
서바이벌 게임 열라게 하면 회사생활 하면서 닥친 어려움에도 에헴. 하고 대처 가능한가?  영하 10도 날씨에 지리산 노고단 까지 걸어 올라가면 애인이랑 헤어져서 세상 끝난 거 같을 때도 에헴. 이쯤이야! 할 수 있나?
27살이나 되어선 회사에서 가는 숙박교육을 1년에 무려 4차례나, 더군다나 거기 가서 구르기 뜀틀넘기 등산 등등 하라는 거 다 하고 있으려니까 짜증이 나서 하는 소리다.
아.. 진심으로 대기업 들어가서 한 달간 합숙교육 다 버텨낸 사람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교육이라고 말 붙이면서 똥개 훈련 시키는 인사팀들도 웃기고, 그게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고 믿는 사람들을 서점 경영/경제 코너에 나온 책들만큼이나 경멸한다. 크크큭.
회사가 직원을 행복하게 해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뭔지 아냐?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제발 참견을 꺼 주는거다. 왜 오후 5시반 이후의 시간까지 회사를 위해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는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