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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는 기분

일상 2010. 3. 24. 00:04
회사에서 친했던 대리님이나 과장님들이 어떻게 의논 한마디 없이 나갈 수 있냐고 미련하댄다.
그런데 회사에서 내가 관둠으로 해서 타격이 1g 이라도 있는 사람에게 내 고충을 털어놓았다면 분명히 자기한테 손해가 안오는 방향으로 답변했을거라 내 손목을 걸고 확신할 수 있다. 원래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은 이기적인 법이니까. 아... 점점 더 비관론자가 되어가고 있는 거 같지만, 내가 일하면서 느낀 바다.
내가 본사에서 제일 천사라고 생각했던 ㅇ씨도 오늘 내 소식을 들었다.
아마 다른 일 하면서도 천사 ㅇ씨는 생각날거야. 진짜 천사. 이 블로그를 빌어 ㅇ씨는 진짜 복받을거라 믿습니다. 이 그지같은 회사에 ㅇ씨같이 천사 같이 직장생활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 신기하였어요. 흐흐흐.
작년 내내 뼈빠지게 일해놓고 이제 나갈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2009년 인사고과 최하점을 받았다. 나간다고 말하기 전에 나왔던 고과도 다 무시됐다. 내가 나가는 사람이긴 하지만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 일했는데 너무하는 거 아니냐 이 사람들아. 제길 연봉계약 인상 시점은 1월이고 4월이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치 연봉인상분을 산정해서 주는 것이 맞는 건데, 다 필요없고 그냥 나가랜다. 크크크.
이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에는 엄청 짜증이 나다가, 그래 뭐 지금 이회사가 나같은 인간 하나 생각해 줄 겨를이 있는 회사가 아니지 생각하고 따지기도 포기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울 4년차 현재 연봉으로 관두는 게 쪽팔리지만, 회사가 이런 곳이겠지.
내 억울한 심정을 회사 좀 오래다닌 대리님 과장님들에게 얘기했더니, 그러니까 왜 자기한테 의논을 안했냐고 하신다. 그런데 다들 하는 말씀이 나도 첫직장에서 엄청 손해보고 나왔다고 하시더라. 그래 내가 아직은 순진한 면이 남아 있어서 손해본다 생각하자.
그래 뭐 나도 이렇게 사회 물 들어가면서 내 몫 챙기고 그러는 기술도 늘고 그러는 것이겠지만, 솔직히 지금 마음 같아선 다시는 이런 잔인한 사회에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이기려고 발버둥 치고, 내 앞가림 잘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정도 발전한 것이겠지만 그런 사회 안에서 돈 한푼 벌어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2년 9개월동안 힘들었다. 여기에서는 2년 9개월 그 바로 전 잡일 계약직까지 합치면 만 3년이 되었다. 이 정도면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살아갈 날이 까마득하구나.

그나저나, 부모님 드려야할 돈, 노트북, 치과까지 관두는데 당장 나갈돈이 후덜덜하고나. 으하하하하하.
12시인데 심란해서 못자고 있다가 또 끄적대다가 밀린 일어 교재 풀다가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