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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고행길.

일상 2010. 7. 11. 23:36
친구가 여름휴가를 처음으로 해외로 간다고 하여 백화점에 같이 쇼핑을 갔다.
난 물건을 살 때 가는 매장이 한 5개로 압축되는데, 물건을 사는데 정말 한시간도 안걸린다.
물건을 산답시고 여러 매장 돌아다녀봤자 결국에는 처음에 이뻤던 거 다시 가서 사게 되서 그냥 처음 봐서 이거다 싶으면 산다. 그래서 엄마와 난 백화점을 정말 오래 돌아다녀도 2시간 이내다.
오늘 친구가 살 물건이 워낙 많기도 했지만 난 오늘 롯데백화점 3층,4층,5층,6층을 다섯번 이상 왔다갔다 하고 친구는 옷을 6벌 이상 입었다 벗었다 했다.
백화점에서 그나마 편한 매장은 남성복 매장이라고 한다. 특히 나이 좀 드신 남자분들은 들어와서 옷 입어보면 거의 다 바로 구매로 이어진다고. 난 탈의실에서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는 걸 엄청 귀찮아 해서, 웬만하면 안 입어본다. 저번 겨울에 원피스 하나 사겠다고 원피스를 2번 입어봤는데 옷 입고 벗고 하다가 죽는 줄 알았다. (한겨울인데도 땀이 뻘뻘나)
아 갑자기 원피스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데 저번에 백화점 행사장에서 옷을 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와 여자가 옷을 사러 왔다. 여자는 가슴이 무지하게 컸다. 원래 가슴이 큰 것보다 살 + 가슴 이 함께이기 때문에 가슴이 큰 케이스였다.
원피스를 입어본다고 하고 나왔는데 원피스 옆에 지퍼가 가슴까지 안 올라가서 그 여자는 그냥 속옷이 훤히 보이는 체로 나왔다. 지퍼가 안 올라가면 그냥 다시 원래 옷 입고 나와서 다른 사이즈를 입어볼 것이지 그렇게 속옷 훤히 보이는 체로 도대체 왜 탈의실 바깥으로 나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남자 표정이 더 웃겼다. 내 여자친구 가슴 크지? 하는 완전 자랑스러운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스러워 죽으려 하는 표정. 엄마와 난 열라 비웃었다.
친구 덕분에 요즘 백화점 매장에 파는 옷을 엄청 많이 구경했는데 생각보다 사고 싶지 않아서 놀랬다. 회사 다녔음 오늘 옷 한두개는 사왔을지도 모르는데. 친구와 백화점을 엄청나게 돌아다니면서 남자들이 쇼핑 정말 싫다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나마 친구가 롯데백화점 안에서 다 끝내준 게 고마웠다. 신세계도 가볼까? 하는데 거기는 사람 더 많아서 여기보다 옷 별로 없다고 거의 애원을 했다. 신세계까지 안가서 정말 다행이었다. 신세계까지 갔으면 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버스에 내려서 횡단보도를 걸어오는데 머리가 핑~ 하고 돌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너 혼자 골라라 나 쉼터에 앉아있을께 할 수도 없었다. 아이고 다리야.
앞으로도 난 그냥 사야할 아이템을 확실히 정하고 내가 즐겨입는 브랜드 매장가서 그냥 거기서 다 사기로 했다. 쇼핑은 못할 짓이다. 너무 힘들다.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