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쟁이

카테고리 없음 2011. 10. 4. 20:36
제목에서 모든 것을 말해주듯 난 참 연약한 장의 소유자다. 중2때 무식하게 애들 때리는 수학선생을 만난 뒤로 과민성 대장염 증세가 생기고 나선 그게 고질병이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부터 작년 일관둘 때까지 꾸준히 홍삼을 섭취하여 증세가 나아졌지만, 한 때는 일주일에 한번은 새벽에 배가 말도 못하게 아파서 잠을 설칠 정도였다. 이런 지저분하고도 괴로운 지병으로 인해 난 항상 휴지를 넉넉히 들고다닌다. 그래도 변비보단 설사가 낫다고 위안 삼고있다.
연휴 끝나고 골치아픈 일이 산적한 회사에 갔는데 오늘 내가 했던 모든 일이 하나같이 나한테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됐다. 오늘 오후 5시 경에는 스트레스가 최고조였다. 대충 수습해놓고 퇴근해서 헬쓰장에 갔는데 난 옷을 갈아 입다 말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화장실의 변기 안에서 태풍을 일으키며 난 엄청난 설사를 했다. 학교에서도 이미 설사를 했는데. 오늘만 벌써 3번. 그래서 난 대충 런닝머신 30분하고 집에 왔다. 아...힘 없어.

난 어제 밤에 구토를 총 3번 하고 설사는 샐 수 없을 만큼 하다가 오늘 출근했다.
3박4일 내내 멀쩡하다가 왜 출근 전날 그런건지? (너무 오기 싫어서 그랬나)
결국 물 한모금 못 먹고 출근했는데 계단 내려가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고꾸라질 뻔 했다.
엄마가 전철안에서 토할 지도 모른다고 검정봉지까지 챙겨줬는데 서울역 들어오는데 갑자기 속에서 또 반응이 오는거다. 그래서 하나님께 진심으로 기도했다. 토 안하게 해달라고.
어제만 해도 좋았다. 친구랑 예스맨 보고 롤도 먹고 타조 차이티라떼도 먹고. 근데 집에와서 목마르다고 물 한컵을 벌컥벌컥 마셨는데 그게 그렇게 되냐고.
약 먹은 것도 다 토하고 웬만하면 회사도 안오려고 했는데 무슨 중요한 면담 있다고 해서 왔더니만 나는 다음으로 미뤄졌댄다.
그리고 오늘 따라 중고 카메라 팔기로 한 사람 만나고 들어가기로 했다.
이젠 열도 나고 막 오한이 오고, 중요한 면담이라고 해서 치마 입고 오느라고 다리도 시려 죽겠다.

근데 아까 회사 선배가 월말이라 일 많으니까 나보고 빨리 나으랜다.
그 선배 아프기만 해봐라. 나한테 한말 똑같이 해줄테다. 아 서러워.
체한데다가 감기까지 아주 탈수 제대로 되는구나. 아 괴로워. 콧물은 하도 닦았더니 코도 완전 아프다.
제기랄 진짜 지옥이 따로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