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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11.11 응급실

50% 세일 책

일상 2011. 10. 14. 23:30

학교에서 천막 쳐놓고 일주일동안 50% 세일 행사를 했다. 시간이 없어서 못 보다가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서 보는데 "알랭드보통" 의 "동물원에 가기"도 있었다. 그리고 의외로 반디앤루니스 같은데서 세일할 때 봤던 책보다 괜찮은 책이 꽤 많았다. 다른 책 하나도 맘에 들었는데... 
내가 마지막날에 가서 그런건지 딱 한권만 남은 책도 많았다.
맨날 지갑을 들고 다니다가 오늘만 그냥 사원카드로 교직원식당에서 먹자 하고 현금을 안가지고 나갔더니만, 그 코너에서는 카드를 안 받아준대네.
퇴근하면서 잊지 말고 사야지 결심했는데, 왠걸 까맣게 잊고 그냥 와버렸다. 젠장. 한권밖에 안남은 책도 아마 팔렸을 거고 동물원에 가기도 팔렸을거야. 내일이라도 가볼까 시험기간이라 학교에 애들 좀 있어서 아직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갑자기 필 받아서 yes24 에 내가 사려던 책 두개 다 찾아보니까 절판이잖아.
책 사기 전에 집에 있는 책이나 좀 읽어야 할텐데. 읽지도 않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내 일상을 끄적대자면
어제는 예정일이 12일이 지난 생리를 하는데 아랫배가 뒤틀리는 줄 알았다. 평소 생리통이 뭔지 몰랐던 나는 재작년에는 어제처럼 배가 아플 때 뭔지 몰라 응급실까지 갔었다. 알고보니 그게 생리통이었어. (그 통증이 있을 당시에는 생리중이 아니었고 응급실 갔다온 날 밤에 생리 시작) 생리통인 줄 알았으면 그냥 타이레놀 먹었을텐데. 정말 응급한 환자들 사이에서 링겔 맞고 있으려니 쪽팔리기가 한이 없었지. 링겔을 맞고 한 30초 만에 모든 통증이 다 사라졌기 때문에 정말 위급한 사람들을 위해서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안보내줬어 젠장. 산부인과 검사까지 하자는 걸 간신히 뿌리치고 집에 왔는데. (결국 산부인과 관련 검사를 하나 하긴 했었지만) 
어제는 밥먹고 타이레놀 먹으려다가 그때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냥 빈속에 급히 타이레놀 두알을 밀어넣었다. 난 원래 생리통 있는 여자가 아니라 그런지 이내 편안해졌다.
한달주기 33일을 용케도 항상 맞춰서 하던 생리가 12일 씩이나 늦어지니 나는 정말 불안했다. 건강 염려증걸린 정신병자같이 조기 폐경이 온 건 아닐까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까지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 생리통은 그럭저럭 참을만 했어.

요즘에는 회사에서 능률이 없다. 솔직히 그렇게 어렵고 골까는 일을 하는게 아니라서 그냥 차분히 앉아서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하면 되는 일이 대부분인데도 그게 안되고 그냥 머릿속이 복잡하고 그렇다. 그냥 9시간동안 사무실에 앉아서 잉여롭게 보내다 오는 거 같다. 날이 추워지니까 우울하고, 내일도 내일모레도 혼자 지낼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하다. 다음주는 사이버대 중간고사도 보는데. 강의 노트를 한번은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이번 겨울도 왠지 엄청나게 추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번에 구두사러 백화점 가선 전혀 계획에도 없던 긴 오리털잠바를 사왔다. 그것도 아웃도어코너에 가서. 겨울에 난 그냥 동물마냥 동면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다 필요 없이 겨울만 시작되면 오리털에 어그부츠 모자 목돌이 장갑을 도저히 벗을 수가 없다. 만화 사우스파크 주인공들의 실제 버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작년에는 내기준에서 엄청난 거금인 37만원 주고 검정 롱부츠를 사놓고 단 한번도 신지 않았다. 왜냐하면 부츠를 신으려면 치마를 입어야 하는데 도저히 치마를 입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다리 통이 꽤 굵어져서 바지 입고는 그 부츠가 들어가지도 않아. 굴욕적이게도 매장에 그 부츠 들고가서 부츠 둘레 좀 늘려달라고 부탁까지 했는걸. 지퍼 올리는 부츠 불편해서 지퍼 없는 부츠 샀더니 그건 아무나 신는 부츠가 아니었던 것이다.  

요즘 들어 내 인연은 저기 해외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내가 매일 매일 떠날 궁리를 할 리가 없다. 인도나 태국 중동 캄보디아 터키 이런 데 남자들은 날 좀 좋아해주지 않을까. 나 그래도 생머리에 피부도 하얀 편이니까. 크크크크.

금요일 밤에 씻지도 않고 노트북 앞에서 참 잘하는 짓이다. 내일은 동인천 가서 머리 좀 다듬어야지.

응급실

일상 2009. 11. 11. 12:09
저번 주 일요일에는 팔자에도 없던 응급실에 갔다왔다.
11월 1일 이었는데 그 때가 생리를 할 때쯤이었지만 생리통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면 난 평소 때 별로 생리통이 없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때 난 생리를 안하고 있었다. (여기 혼자 블로그 한다고 별 말을 다쓰는구나)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생리시작하기 전 통증이었던 거 같다.
아침에 배가 아파서 깼는데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어도 그 배가 아닌거다. 그런데 점점 그 통증이 심해지니까 엄살이 심한 나는 너무 아프다고 난리를 쳤다. 너무 아팠다. 정말. 그냥 장염 이런 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괴로움. 아파서 식은땀이 그렇게 많이 나보기는 처음이었으니까.
결국 우리집과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솔직하게 말하라면서 여러가지 물어보고 또 정말 끔찍한 검사를 하더니 다 정상이라고 했다. 비용은 10만원 넘게 나왔다.
응급실 침대에 누워서 링겔을 맞았을 때 사실 모든 통증은 가라앉은 뒤였다. 일어나자마자 물한모금 못 마시고 와서 배도 고프고, 링겔 주사도 불편하고 다른 나보다 더 아픈 사람도 많은데 점점 민망해졌다. 그 링겔 진통제라고 했는데 정말 효과가 직빵이었다.
빈속이라 타이레놀 안 먹었는데, 다음부터는 그냥 빈속이어도 타이레놀 먹고 응급실 안 가기로 했다.

내가 간 응급실은 외상은 없는 사람들이 가는 응급실이었는데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가고 들어오고 그랬다. 내 맞은 편 젊은 남자 둘은 한명은 산소마스크 하고 한명 역시 산소마스크 하고 숨을 제대로 못쉬는데 불쌍해보였다. 특히 어린 남자애는 귀엽게 생긴 애였는데 윗층에서 담당 의사가 내려와서 수능 꼭 봐야 하는 거냐고 묻고 수능 못볼 것 같다고 말하더라. 원래 많이 아픈 애고 주기적으로 오는 애 같았다. 그 아이 부모님은 수능 안봐도 전혀 상관없다고 말을 하면서 걱정스럽게 걔를 쳐다보고 옆에 있는 산소마스크 낀 남자애는 꽤나 건장해 보였는데 얼굴이 사색이 되서 거칠게 숨을 쉬고 있었다.
거기가 신종플루 거점병원이라 얘기하는 거 들으니까 신종플루 확진 환자들도 많던데, 난 현재 멀쩡하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어린 애들 응급실 이었는데, 원래 시끄럽고 뛰어다니고 그러는 게 정상인데 걔네들도 아프니까 축 쳐져서 엄마한테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때 발견한 건데 걔네들은 의사가 그냥 가까이 가기만 해도 엉엉 울었다. 그동안 얼마나 당한 게 많았으면.
아픈 건 너무 싫다. 아프면 성격이 이상해질 수 밖에 없는 거 같다. 정말 의도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용납하기 힘든 성격이 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겠지.
난 예전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다면 다 감안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선 아니다. 난 나중에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신체 건강한 남자 만나고 싶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역시 그런 사람들이 착하고 편하고 좋다. 여러 고생을 해봤으면, 속이 깊어지고 남을 이해할 수 있는 이해심이 깊어진다는 건 거짓말이다. 고생 안하고 잘 자란 사람이 오히려 더 남을 배려하고 남들에게도 허용적이고 그런 경우가 많더라. 뭐 이제까지 봐온 바로는 그랬다. 그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가까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렇다.

어쩔 수 없이 여러검사를 하고 결국 딱히 원인을 못찾고 오는데 의사가 나중에 산부인과나 가보라고 했다. 다음달에도 생리 오기전에 이렇게 생리통이 심하다면 가야하나. 사실 한번도 안가봤는데.
이제까지 생리통때문에 고생했던 친구들 심정 다 이해한다. 정말 배 아픈 것 때문에 손끝 발끝이 다 아파보긴 처음이었다. 매달 그런다고 생각하면 오마이갓. 그건 아니겠지 설마.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난 벌써 봄이 그립다. 으아.. 나 겨울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