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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

일상 2011. 7. 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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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비가 많이 오다가 일요일부터 맑은 날씨가 계속이다. 우리 엄마는 밀려있던 빨래를 하고, 사무실의 내 화분들을 창가에 내놓았다. 예전 회사에서부터 계속 "아이비" 를 죽인 사례가 있어서 이번만은 잘 키워보리 하고 또 아이비를 샀는데 한 8줄기 되던 아이비가 3줄기만 남고 몽땅 죽어버렸다. 초라한 내 아이비.
식물이 참 예민하구나 하고 느끼는게 비 오는 동안 아이비를 제대로 돌보지않고 하루에 한번도 쳐다봐주지 않았다. 그랬더니 슬슬 죽어가는거다. 비 그친 뒤 경각심을 가지고 매일 매일 쳐다보고 예뻐해주니까 비록 3줄기 밖에 안남았지만 3줄기 아이비들은 내 애정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저 3줄기를 열심히 키우다 보면 무성해지고 그러겠지.


이번 장마는 무지하게 길었는데 주말동안 나갈 데도 없는데 비가 쏟아지면 기분이 아련해지고 그랬다. 정말 쏟아지듯 왔으니까. 하지만 거의 20일 내내 비왔다 그쳤다 하는 건 너무 지루했기 때문에 난 오히려 요즘 날씨가 좋다.
흔히들 넌 겨울이 좋아 여름이 좋아? 이렇게 물으면 둘다 좋아하진 않지만 그나마 더운게 낫다 혹은 추운게 낫다 고  대답하지만, 난 더운게 더 나은 수준을 넘어서 4계절 중에 여름이 제일 좋을 지경이다. 내가 싫어하는 겨울이 아직 까마득하게 남았다는 느낌이 들고, 영원히 이 여름이 계속 될 거 같고, 무엇보다 낮이 길고, 여름에는 야구도 하고 아침에 옷 챙겨 입는 시간이 줄어들고 여러가지 이유.
딱 한가지 여름이 안좋은 점은 음식쓰레기에 날파리가 엄청 낀다는거?? 음식쓰레기 버린 뒤 약 2시간만 지나도 초파리나 날파리 각종 벌레들이 잉태되는데, 토나올 것 같고 그렇다. 음식물쓰레기를 내가 버리진 않아도 그 자체가 너무 싫어서 웅진 클리베 같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사려고 진지하게 알아봤다. 인천중구청에서 50%를 지원해 준다기에 솔깃해서 알아봤는데, 알고보니 정수기처럼 주기적으로 필터 갈아줘야 하는 물건이었다. 쳇. 그럼 그렇지.
아무리 여름이 좋다지만, 여름이 계속되면 지겹고 늘어지겠지. 가만보면 통일만 되면 정말 우리나라만큼 좋은 나라도 없다. 봄여름가을겨울 있고, 유럽까지 육로로 갈 수도 있고 바다도 가깝고 지진도 안나고 태풍도 잘 안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