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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만난 친구.

일상 2010. 6. 21. 17:12
회사를 관두면서 그나마 회사에서 친했던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 중이다. 내가 블로그에도 수십차례 썼지만 전우애 비슷한 기분까지 느꼈던 후배와는 가끔 연락하고 그런다. 하루에 죽으나 사나 8시간 이상 붙어 있었기 때문에 서운한 적도 있긴 있었지만, 그래도 난 후배복은 참 있어. 하고 생각하고 회사 다녔다.
또 친한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전화도 자주 하고 같이 술도 마시고 저번에 말했지만 남자친구 상담도 무지하게 많이하고 그랬다. 그 친구랑 나랑 겉모습을 보면 달라도 그렇게 다를 수가 없는 친구이고 이제까지 사귀어본 적 없는 유형의 친구였는데 의외로 재밌게 잘 놀았다.
내가 관둔다고 했을 때 눈물 흘려준 것도 그 친구 였다. 솔직히 좀 의외였다. 나는 회사에서 매일 만나고 동갑이기 때문에 친해진 것 뿐이다 생각했는데 니가 가면 난 어떻하냐면서 울기까지 하다니. 요 근래 그만큼 내 존재가치를 인정해준 사람은 처음인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의외로 후배는 담담했다.
난 냉소적이고 매사에 일단은 벽을 두고 충분히 생각하는 편에 속해서 (백수가 된 것도 나름의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 친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정도로 그 친구에게 의지하진 않았는데 말이다. 물론 나도 그 친구가 있어서 큰 힘이 되고 그랬다. 같은 팀에 맘에 안드는 대리 흉도 많이 보고 부장 흉도 보고 한명씩 데리고 있는 직속 후배 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큰 추억이긴 하다.
예전 회사에서 대학 동문이었던 여자 과장님이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직장 동료는 첫 직장 동료들 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회사를 관둔 건 아직까지도 의심의 여지 없이 잘한 짓이라는 생각이지만, 예전 회사를 생각할 때 그리운 건 역시 그 친구랑 후배들이다. 며칠전에는 그 친구 꿈을 꿔서  니 꿈 꿨다고 말하다가 만나기로 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만나는데 그 친구를 만나서 했던 얘기 중에 대부분이 회사 일이었고, 난 회사를 떠난지 3개월이 다 되어 갔는데 할 말이 있을까?
바보같은 이야기지만, 만났을 때 할말이 없다면 난 좀 슬플 거 같다. 난 그래도 회사를 떠나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회사를 떠난 후 서로 할말이 없다면 그건 단지 회사 때문에 친하게 지냈던 아는 사람 정도 밖에 안되는거니까.
사실 만나기로 한 친구와 연락은 3번 정도 밖에 안했다. 그래도 만나면 반가울 것 같다.
이번 주 금요일에 그 친구 만나서 예전 처럼 똑같이 서로 할 말이 많다면 난 기분이 엄청 좋을 것 같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