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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배우기.

일상 2010. 6. 15. 00:08
회사를 관두고 해야할 일 중 거의 첫번째 중에 하나가 수영 배우기 였다. 평소 때 물을 좀 무서워 하기도 하고 이렇게 쉬는 때 아니면 절대 앞으로 수영 배울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수모도 사고, 수경도 사고, 수영복도 사고 가까운 수영장에 한달치 등록을 했다. 그런데 강습 첫날 바로 생리를 시작하는 날 이었다. 그래서 난 하는 수 없이 못갔다. 화, 목이 수영 강습 받는 날인데, 난 목요일까지도 못갔다. 그 다음 주 화요일, 두번 빠졌지만, 그래도 가야지. 하고 가는 중에 깨달았다. 수강증을 놓고 왔다는 걸. (수강증이 없으면 입장이 불가) 그래서 결국 집까지 되돌아갔다.
처음 수영장에 가는거라 씻는것도 어리버리하고 그 수영장 시스템도 제대로 모르고 첫째 둘째 강습 빼먹고 세번째 수업을 들어갔는데 다들 키판 잡고 발 굴러서 앞으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난 물이 너무 무서워서 내가 지금 목까지만 내놓고 물속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 조차 두근거리고 떨리는데 사람들은 머리를 물에 박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수강 듣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수영 강사가 나한테도 해보라고 하는데 난 소심하게 "오늘 처음왔는데요.." 라고 말하니 나보고 물속에 들어가서 '음파' 하고 숨쉬는 운동부터 하라고 했다. (물속에 들어가서 코로 물방울이 나와야 한다며)
난 그래서 뒤에가서 혼자 숨쉬기만 죽어라 했다. 물 안에 들어가서 숨을 쉬니까 물고문 당하는 느낌이 나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꾹 참고 했다.발차기를 하라고 해서 발차기를 하는데, 평소 근력 제로인 내 다리와 몸으로 물살을 가르면서 발차기를 하니까 뒷골이 땡겨서 쓰러질 거 같았다.
그러다가 이제 물에서 떠서 발차기를 해야하는 순간이 왔는데 여기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수영 강사도 나보고 큰일 났다고 그러고 연습 많이 하라는데 일단 발까지 뜨지가 않는다. 내가 발까지 뜨지 않는 이유는 겁이 많아서 몸에 힘을 못 빼기 때문이기도 하고 떠서 앞으로 나가려면 발차기 할 때 발을 물 바깥으로 까지 올려야 하는데 힘이 부족해서 그것도 되지 않고 있다. 아... 그래도 물속에 빠지면 목숨 부지할 정도는 되야할텐데, 백수 때 목표 중 하나가 수영이었기 때문에 하긴 해야겠는데 지금 벌써 한 56% 정도는 그만하자는 생각으로 기울고 있다.
어려서부터 뭘 배우려면 남들의 한 3배정도 걸리는 몸치였다. 그래도 어렸을 때 배워둘걸. (근데 배울 기회가 없기도 했다. 나 어릴 때 살던 동네에서 수영 배우는 애들은 다 잘사는 집 애들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