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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02 거창한 목표는 없습니다. 6

어디선가 들었는데
뭔가 새로 시작한다고 해서 그 이전의 것을 깡그리 다 잊고
다시 시작하겠다.
맘 먹는 것은 참으로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합니다.

원래 하고 있었던 것을 제대로 하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요.

저는 오늘 아침에 2008년의 목표를 하나 정했습니다.
그리 큰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저의 목표는 퇴근 후 집에 가서 꾸물대지 말고 바로 씻고, 머리를 감고, 책보고 스트레칭 30분 이상 하자.
입니다.

2007년 입사 이후 저의 모든 피로는 5시 반에 기상하여 1시간 반동안 전철 타고 한강 횡단하며 출퇴근 하는 것 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제 퇴근을 하든 집에 가서 피곤하다고 앉아서 뭐 좀 먹다가 TV 보다가 결국에는 자기 직전에 씻기 귀찮아 하지 말고,
가자마자 씻고 TV 그만 보면서 되도록이면 수면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운동하기도 아니고 고작 목표가 잠 늘리기 라니)

그리고 아침에 머리를 안 감으니 약 40분 가량이 절약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머리를 심혈을 기울여 감는 저로서는 약 30분정도는 머리를 감거든요. 거기에 드라이어로 말리는 시간 10분 추가요.
비록 두피의 기름은 자는동안 나와서 아침에 머리 감는 게 좋다고는 하지만, 저는 그냥 전날 밤에 감고 40분 정도 더 자야겠습니다.

아. 저는 왜이리 한심한 목표를 쓰고 있는 것일까요. 크큭.

참. 이번 연휴기간동안 저는 한가지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남들과는 다른 늑골(일명 갈비뼈)를 가지고 있단 사실을요. 평소 제 마지막 갈비뼈가 이상하게 툭 튀어나와있다고 생각했는데 뭐 다른 사람보다 좀 살이 없어서 그런거겠지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제가 그렇게 살이 없는 편도 아니거든요.
어느날 엄마가 제 갈비뼈를 만져보시더니 깜짝 놀라면서 이거 큰 문제 있는 거 아니냐며 정형외과에 가보라는 겁니다.
가서 이러저러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허리는 S자형으로 휘었으나 5도 미만이라 치료는 안해도 되고 (그렇다고 이게 고쳐지는 건 아니랩니다. 이미 굳어져버려서) 갈비뼈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위의 갈비뼈와 아래의 갈비뼈의 크기가 다르다면서 선천적으로 이렇게 생겼댑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저는 몸의 왼쪽과 오른쪽의 균형이 맞질 않는데, 돈 들이고 시간 들이면서 요가학원을 다니자니 너무 피곤할 것 같고해서 (또 우리집 주변에 요가학원이 없기도 해요)그냥 집에서라도 운동하자는 생각에 심사숙고하여 운동하는 책도 샀습니다. ;;

며칠 못할거라는 주변의 예상과 달리 평일에는 자기전에 30분 이상 열심히 하고 있어요.  

퇴근 후 시간에 공부를 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하는 거창하게 알찬 목표를 세우진 못하지만,
그냥 저는 퇴근 후 꾸물대지 말고 속히 자자. 이걸 가장 큰 목표로 잡기로 했습니다.

일하는 동안의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신경쓰지 말자.
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모두 다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