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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을 보고.

위로 2015. 2. 22. 21:56



 

  연휴기간 동안 영화 두편을 극장가서 봤다. 아직 다리가 불편하다보니, 운전해서 가기 편하고 활동을 덜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결국 또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킹스맨을 보면서 쿠엔틴 타란티노가 난 놈은 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영화 속 잔인함을 견딜 용기가 나지 않아,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는 딱 한편, 바스터즈 밖에 못봤지만, 결국 이 영화도 타란티노 스러운 영화 중 한 편이 아니겠는가. 이 정도면 영화의 장르 하나를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본격 England 홍보 무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감독의 온갖 미국스러운 것들에 대한 노골적 혐오와 (긍정적) 영국 이미지에 대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한 자부심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지만, 즐겁게 봤다.

  가젤이 싸우는 장면은 잔인할 것 같아 눈과 귀를 다 막아버려서 거의 못봤다. 하지만 해리(콜린 퍼스) 가 교회에서 교인들을 집단 학살하는 장면은 큰 맘먹고 끝까지 봤는데 카메라를 아주 잘 사용한 것 같다.

  최고 클라이막스 장면인 여러 명의 머리가 날아가는 신을 폭죽으로 표현한 것도 재치있었고, 샤이닝 추격신을 따라한 벙커 추격신도 공을 들인 티가 많이 났다. 

  에그시 역을 맡은 배우가 신선하고 귀여웠고, 콜린 퍼스 아저씨는 멋있지만, 많이 늙으신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월드워z에서 브래드 피트 봤을 때 보다는 덜 슬펐다. )  

  이 영화에 대한 요즘 사람들의 무조건적 숭배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잘빠진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STILLCUT

 

  며칠 전에 모테키 라는 어이 없는 일본 영화를 봤다. 순전히 올레티비에서 공짜길래 본 영화였는데 의외로 난 엄청 집중해서 시청했고, 보길 잘했다는 생각까지 했다.

  왜냐하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같은 영화를 볼 때 남자들의 기분을 정확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테키 라는 영화는 여성 판타지의 대척점에 있는 남성 판타지 영화였다. 그 영화는 쪼다 쭈구리 같은 남자가 예쁘고 잘빠지고 어리고 성격까지 좋은 최고의 매력녀를 쟁취한다는 간단한 내용의 영화이다. 여자인 나는 그 영화를 보며 남자주인공을 향해 어휴. 저 병신... 이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마지막에 예쁜 여자의 사랑을 쟁취하는 장면을 보며 말도 안된다. 고 생각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같은 영화를 볼 때 남자들의 기분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뭐 그래도 나같은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모테키 같은 영화도 가끔은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고, 브리짓 존스의일기에서 콜린 퍼스 아저씨 완전 젊고 멋있으셨다. 는 거다. 이 때부터 콜린 퍼스 아저씨를 좋아했다.  

 

POSTER

 

  그래도 콜린 퍼스가 최고 멋있었던 건 뭐니뭐니 해도 싱글맨 에서였다. 잘생긴 남자들만 계속 99 분 내내 볼 수 있는 이 바람직한 영화의 감독은 구찌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 다. 한장면 한장면을 공들여 찍으려고 애쓴 티가 나는 이 멋진 영화를 한동안 좋아했다. (핸드폰에 저장해놓고 심심할 때 마다 봤을 정도) 

  이 영화를 보면 오 헨리의 경관과 찬송가 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어떤 사람이 진심으로 원하는 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는 메세지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소원을 이룬 순간이 현재 최고 불행한 순간이 될 수도 있는거다.

 

P.S 그런데 자꾸 요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이런 식으로 영화의 이름 한글 표기에  " : " 마크를 붙이는데... 이거 좀 이상하지 않은가? 한글에 이 " : " 마크 쓰는거? 바스터즈 도 원제는 Inglorious Basterds 라 " : " 이 없는데도 굳이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 이라고 만들고,  모테키 라는 영화도 한국 개봉 제목은  '모테키 : 모태솔로 탈출기' 였다. 몇 년 지나면 한글에도 " : " 표기가 허용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