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가는 모 싸이월드 클럽에서 어떤 스크랩 물이 올려졌는데 통신어가 난무하고 저질이라고 눈살 찌푸릴 수 있지만 난 이거 보면서 한동안 큭큭 대면서 웃었다. 웬만하면 품위있게 유지하려 했던 내 블로그, 하지만 뭐 애초에 주인 자체가 별로 품위 있지 않기 때문에 용기내어 올려본다. 생각보다 할 말이 많다. (그리고 사실 나 이런거 엄청 좋아한다!) P.S 글을 읽기 전에 주의할 점은 스크롤과 'ㅋㅋㅋ'의 압박.
이 글들의 주제는
1. 옷 벗을 때. : 실제로 저렇게 옷 벗을 때 멋있는 남자를 못봐서 아쉽지만, 내가 웃겼던 건 그게 아니다. 옷 벗다 머리에 걸리면 수녀님 된다는 게 웃겼던 거다. 나만 그런 경험 있는건가? 흐흐. 근데 옷 벗을 때 멋있는 것도 배나온 이티 체형이라면 안 멋있을 걸. 이미 여자들의 머리속 엔 조재진급 몸매의 남성을 그려놓고 위의 저 모습대로 옷 벗고 있는 남자를 상상하며 즐기고 있는거다. 멋있는 얼굴도 추가로.
2. 후진할 때. : 역시 차 있는 남자를 못 만나봤다. (크큭. 하긴 만난 남자가 거의 없지) 근데 '후진할 때'는 남자가 멋있어 보이는 대표 아이템 이라고 본다. 어느 순위를 봐도 있다. 한 손 조수석 의자에 걸터서 올려놓고 뒤 보면서 후진할 때! 뭐 저 위에서는 주차증을 빼서 물었다는 옵션까지 추가되었지만. 면허 따놓고 운전을 한번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후진 잘하는 게 운전도 잘하는 거라던데. 아닌가??
3. 그저 남자면. : 요즘 들어 내 주변은 왜이리 여자들만 득시글 거리는지 생각 중 이다. 여중 여고 거의 여대와 다름없는 생활과학대를 거쳐 직장까지. 아직 워크샵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말을 안했지만, 이번 워크샵 때 여자 10명 사이에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난 진정한 지옥을 보았다. 원래 사람들은 동성에게 훨씬 냉정하고 잔인하다고 한다. (당연하잖아??) 여자 사이에서 일하는 거 어쩔 땐 편하지만 어쩔 땐 너무 힘들다. 결국 평생 남자 사이에서 꽃 한번 못해보고 이렇게 늙는구나. 싶고. 아. 근데 내가 여자만 득시글거리는 곳에서 느낀 바는, 홍일점은 꽃이 되지만 청일점은 동네북이 된다는 거. 여자사이에 남자 한명이면 완전 불쌍해진다.
4. 넥타이 풀 때. : 난 안경을 쓰고 안 쓰고는 상관없지만 저기에 맨 윗단추 풀어주는 것도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일을 하면서부터 알게 된 사실은 아무리 더워도 젊은 남자들은 (혹은 중년이지만 겉모습에 신경쓰는 남자들은) 짧은 셔츠를 절대 입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짧은 셔츠는 긴팔 셔츠 그냥 가위로 자대고 자른 것 처럼 폼이 안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아는 어떤 분은 자기는 짧은 셔츠 입은 남자 너무 싫고, 무조건 긴팔 셔츠만 입어야 된다고 까지 하시더라. 또 그렇게 생각하면 남자들이 너무 더울 것 같고... 그나마 요즘에는 하절기엔 노타이도 허용이니까. 근데 이 넥타이 풀 때 도 후진할 때와 더불어 대표적인 아이템 아닌가. 사실 근무시간에 남자가 저런 행동을 하면 '어머 쟤 갑자기 왜저래?' 이런 생각 들 것 같은데 말이다. 야근 중이라면 괜찮겠지만. 야근 중에 혹시 저런 행동 할 생각 있는 남자분은 넓은 아량을 배풀어 꼭 연락 주시기 바란다. 기둥뒤에 숨어서 조용히 지켜봐 주겠다. 이젠 정장 입은 사람을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오히려 캐주얼 옷 입은 남자들 보면 새롭고 귀여운데, 역시 남자는 정장 입었을 때 멋진 게 최고인 것 같다. 저번에 아는 언니가 남자는 정장 입고 멋있어야 한다고 입에 침 튀겨가며 말했더니, 남자 입장에서도 그게 일할 때는 전투복인데 멋있어야 하는게 당연한 거라고 말을 했댄다. 이렇게 생각하면 또 정장이 안 어울리는 남자들이 불쌍하기도 하고. (하긴, 이렇게 생각하면 별로 안이쁜 나도 엄청 불쌍한거지)
5. 돈낼때. : 무슨 말이 필요한가. 크흐흐. 이건 뭐 남자가 멋있어 보일 때가 아니라 누구든지 멋있어 보일 때가 아닌가. 그렇다고 내가 공짜를 너무 밝혀도 안되겠지만.(공짜에 중독되는 것은 노예가 되어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공짜 밝히는 아줌마 아저씨들한테 너무 질려버렸다) 아 근데 나는 남자가 더치패이 하자고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냥 이번에는 니가 사달라고 말하는 남자가 낫다고 생각한다.
6. 수학문제 풀 때. : 드디어 내가 만나본 유일한 남자 얘기 나왔다. 내 주변은 이 나이 되도록 연애 한번도 못해본 애들이 수두룩 하다. 정말로 수두룩. ;; 심지어 나보다 언니인데도 그런 사람도 있다. 나는 그게 세상 사람들이 문제 있는 사람으로 본다는 사실을 몰랐다. 내 보기엔 다들 정상인데 말이다. 또 연애 경험이 있다고 해서 다들 많느냐. 그것도 아닌다. 현재 그나마 연애 경험 있는 주변 사람들 중 연애 기록은 맥시멈 딱 1번이다. 그냥 뭐 만나다 만 건 연애가 아니니. 나 역시도 부끄럽지만 한 번이다. 이제와서 생각이지만 그래도 한 번 이라도 해봐서 다행이라는 거. 안그랬음 나도 '26살 되도록 연애 못해본 여자' 될 뻔했다. 그 유일한 전 남자친구는 고등학교 때 대학 때 수학과 가서 죽을 때 까지 수학 문제만 풀다 죽고 싶었을 정도로 수학을 사랑하는 애였다. (실제로 모 대학 수학과 수시를 썼던) 수능에서도 수학은 만점 맞고 들어왔다는 애였으니까. 뭐 이렇게 하니깐 이제와서 헤어진 애 자랑하려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걔가 동아리 방에서 수학을 풀고 있는데 같은 과 친구가 '이 문제 알아?' 라고 연습장을 내밀었고 걔는 단 몇 초만에 슈슈슉 문제를 다 풀더니 '이거 전개해.' 라고 말을 했다. 그 현장을 목격한 애들이 꽤 있었던 터라 당시 걔 주가가 꽤 상승했었다. 근데 뭐 난 걔 사귀는 내내 본 게 수학 혹은 물리 문제 푸는 거였는데 처음에는 얘가 진짜 잘 풀긴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 나중에는 '아니 왜 얘는 허구헌날 수학 문제만 푸는거야!' 이런 불만 생기던데.
6. 올블랙 수트 입었을 때. : 여기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블랙 수트까지는 베뤼굳 이지만, 블랙 셔츠는 싫다. 아마 저 위에 블랙셔츠에 은색 넥타이 입은 남자 멋있다고 쓴 여자애가 한 많아봐야 18살 정도 밖에 안된 거 아닐까? 딱 1개월만 정장 입은 남자 매일 보다보면 블랙셔츠가 별로라는 걸 알게 될텐데. 남자는 무조건 (흰색일 필요는 없더라도) 밝은색 셔츠!!! 입어줘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있는 블랙셔츠 다 압수해 버리고 싶을 정도. 얼굴이 하얀 사람이 블랙셔츠를 입으면 그 얼굴색을 버리는 것이고, 어두운 사람이 블랙셔츠 입으면 더 까매보인다. 또또.. 이런걸 다 재쳐두고라도 블랙셔츠 입은 사람 하면 위에 말하는 것 처럼 핸드폰 파는 사람이나 나이트 삐끼가 생각나서 사람이 확 저렴해 보인달까? 어찌되었든, 나는 아주 통속적이고 전형적이게도 노타이에 셔츠 겉어올린 남자들 한테 잘 반하는 편인데, 특히 팔목에서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살짝 넓어지면서 남성다운 그 유려한 라인을 매우 좋아한다. (헉. 이렇게 말하니 완전 변태같잖아) 아아. 근데, 블랙 셔츠는 싫어도 짙은 파란색(작업복색 같은 색 말고) 셔츠에 밝은 넥타이도 멋있어 보였다. 사실은 저번에 등장한 이상형 과장님이 그런 색 잘 입고 다니셨는데 속으로 센스쟁이라 생각했다. 물론 사모님께서 다 골라주신 것이겠지만. 나도 나중에 남편 셔츠를 꼭 심사숙고해서 골라야겠다.
7. 머리 쓰다듬어 줄 때. : 흠. 이것도 어느 정도는 동감. 물론 상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자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왠지 귀염 받는 거 같고 어리광 피우고 싶어지는 법. 머리 쓰다듬어 주면 안그러다가도 갑자기 두근 두근 했던 것 같다.
8. 정장입고 웃어줄 때. : 이로써 여자들이 얼마나 남자 정장 차림에 집착하는 지 알 수 있다. 이런 거 보면 남자들이 스튜어디스 나 간호사 좋아하는게 이해되기도 하고. 근데 저 위에 여자들 어쩜 저렇게 상상력이 풍부한지. 사무실에서 혼자 킥킥 대며 웃었다;
참고로. 난 언제 남자가 제일 멋있어 보였던가. 생각을 해보니 딱 한가지 꼬집을 순 없지만... 그냥 '느긋해 보일 때'?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이 성격 급한 남자여서 그런가? 대책이 없더라도 일단은 맘 편하게 먹고 보는 사람들 보면 의젓해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그랬다. 아. 그리고 글씨 잘쓰는 남자 도 왠지 한번 더 쳐다보게 되던데. 귀여운 글씨 말고 큼직큼직하고 정자체 같은 글씨. 저번에는 어떤 남자가 봉투에 글씨쓴 거 보고 너무 잘써서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놓은 적 까지 있다.
그나저나 나 말야. 남자와 상관없이 생활하고 있으면서 남자에 대해서 뭔 할말은 이리도 많은지.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