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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숱에 대하여

일상 2014. 11. 3. 00:40

  회사에 나랑 한 5살 정도 차이나는 나보다 어린 남자들이 많은 편이다. 걔네들 관찰하면서 난 가끔 뜬금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요즘에는 미남의 조건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난 주저함 없이 이 결론을 내렸다.

  미남의 제1조건은 머리숱 이라고.

  헐리웃 배우들 중에 에드 해리스, 브루스 윌리스 등 대머리면서 배우로 활약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사람들에게 미남이라고 하진 않는다.

  단언컨데, 탈모이면서 미남은 없다. 미남의 선행조건은 무조건 머리숱인 것이다. 머리숱이 많고, 앞으로도 탈모될 확률이 희박한 남자들은 신과 부모님께 평생을 감사하며 살아야 마땅하다. 미소년이든, 미청년이든, 미중년, 미노년이든 어느 나이가 되었든 흰머리든 검은 머리든 무조건 머리숱이 많아야 멋진 남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키도, 눈도, 코도 몸매도 비율도 피부도 아니다. 무조건 머리숱이다.

  이 세상에서 머리가 빠지는 20대 미혼 남자 만큼 슬픈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지만, 심각한 불치병인 탈모 말이다. 회사에 나보다 한 참 어린 3명의 남자 애들이 머리카락이 하루가 다르게 빠지고 있는데, 약을 먹고 병원을 가도 안되니까 그냥 수수방관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에볼라도 미국과 스페인에서는 완치가 되고, 영국에서는 하반신 마비 환자에게 척추에 주사를 놓아 다시 걷게 만들었다는데,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탈모를 고쳤다는 뉴스는 들리지 않는다. 에볼라도 정복하고, 하반신 마비도 정복했지만, 대머리 탈모 만은 그 누구도 정복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용실에 갈 때마다 머리숱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머리 숱 때문에 드라이어로 머리 말릴 때 너무 오래 걸려 팔이 아플 지경이지만, 난 정말 부모님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머리 묶을 때 손가락으로  내 머리카락 전체를 잡을 때 마다 내 머리카락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내 머리 숱이 얼마나 많은지 느끼면서 안도한다. 내친구는 한창 스트레스 받을 때 머리 숱이 거의 반절로 줄어서 심각한 컴플렉스니까.. 만약에 머리카락이 막 빠지고 두피가 보이기 시작하면 난 정말 죽고 싶을 것 같다. 치료약도 없으니까 말이다. 머리숱이 미남의 제1조건일 뿐 아니라 아무래도 미녀의 제1조건이기도 한 거 같다. 이목구비 아무리 예뻐도 머리카락이 없다면 아마 전혀 예뻐보이지 않을 것 같다.

  내 외모에서 제일 맘에 드는 부분이 어제까진 손등이었는데 오늘 부로 바꾸기로 했다. 내 외모에서 제일 맘에 드는 부분은 오늘부터 풍성한 머리숱과 웬만해선 상하지 않는 머리결 그리고, 다듬지 않으면 산적마냥 심란해지는 숱많은 내 눈썹으로 정하기로 했다. 다리나 팔에 털이 많으면 보기 좋지 않지만, 얼굴에 있는 털은 어쨌든 많고 까맣고 볼 일인 거 같다. 남자들 수염도 이왕이면 까맣고 많은게 난 좋더라. 남자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