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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내 자리.

일상 2009. 11. 23. 11:43
이 블로그에 정말로 크게 관두겠다고 맘을 먹었던 글을 써 놓고선 아직도 못 관두고 있다.
내가 회사를 다니는 유일한 이유는 생계유지다. 나 혼자만의 생계유지면 참 좋겠지만 요즘 상황에서는 나 뿐 아니고 우리 집 전체의 생계유지라고나 할까.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통장에 쌓여가는 돈을 보면서 흐믓하다고 하는데 난 그런 생각 해본 적 한번도 없다. 그 돈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게 무엇인지 잘모르겠으니까.
돈이 쌓인다고 한들 그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 난 차라리 돈이 없어도 여유도 있고 시간도 있고 그랬음 좋겠다.
일을 하면서 내 경력을 키워서 더 좋은 회사로 가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다. 남들이 들으면 다 아는 좋고 큰 회사 가서 나 거기 다녀요. 하고 말한다고 한 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회사생활의 목적이 변할 리가 없다.
번 돈으로 쇼핑을 해도 그냥 그렇다. 뭐 사고 싶은 물건을 보러 백화점 나갔다가도 바로 지쳐버리고, 예전에는 옷이나 신발 구경을 좋아했던 거 같은데 요즘에는 나한테 붙는 점원들도 부담스럽고, 재미 없다.
그 돈이 나에게 무슨 행복을 줄까? (물론 액수가 너무 적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냥 남들처럼 나 시집갈 때 다 올인해서 쓸 돈인가? 그렇게 쓰여질 돈 보면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결국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쓰려나.
뭐 말이 길었다.
이렇게 우울증 걸리기 일보직전의 상태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결국 이 블로그에는 사무실, 회사에 관한 글만 넘치고, 오늘도 난 회사 관련된 사진을 올리는구나.
오늘은 발이 좀 시렵다. 그리고 월요일이라 무척 우울하다.

012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정말 작은 꽃집이 있는데 거기서 저 귀여운 아이비를 8천원에 사왔었다. 정성스럽게 물도 주고 반딱 거리는 새로운 잎도 나고 예쁜 저 아이비를 보면서 회사생활의 낙으로 삼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물 주는 걸 깜빡하고 반차를 쓰고 나와서 좀 친한 사람한테 내 아이비에 물 좀 줘달라고 했는데, 월요일에 보니 가장 길고 이뻤던 줄기 하나가 죽어 있었다. 눈물을 머금고 그 줄기를 버리고 다시 내가 잘 키우다가 여름휴가가 다가왔다. 그리고 여름 휴가 동안 다른 사람에게 물 좀 부탁했는데 결국 그 아이비는 다 죽었다. ;;
주인인 내가 안 줘서 속이 상해서 죽었을까? 아이비라는 저 식물이 최고 이쁜 것 같아서 원래 샀던 꽃집에서 3번씩이나 다시 심었다. 그것도 3천원씩 꼬박꼬박 다 돈내고. 그런데 꽃집에서 처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후진 아이비를 심어줬고 거짓말 안하고 일주일도 못가고 다 죽었다.
결국 이 회사 앞 꽃집이 사기를 치는 느낌이 들어서 집으로 가져왔고, 엄마한테 우리 동네 꽃집가서 아이비 사서 심어달라고 했다.
근데 우리 엄마가 그 꽃집에 아이비 없다고 내가 평소 때 별로 안 좋아하는 자잘한 무뉘의 저 레드스타만 잔뜩 사와선 심어줬다.  이 레드스타가 웬만해선 안 죽고 튼튼하다고 회사 앞 사기 치는 꽃집 언니도 사서 심으라고 했으나 거절했는데, 엄마가 내가 이것만은 아니었음 좋겠다 싶은 레드스타를 떡하니 사온거다.
처음부터 맘에 안들었지만, 또 엄마 아빠가 심어준거라 어쩔 수 없이 들고와서 조금이라도 애정을 가져볼까 싶어서 저렇게 그림도 그려놓고 별 짓을 다했는데 이 놈의 레드스타가 이쁨 받을 짓을 안한다.
사무실로 가져온지 한 달이 넘었는데 새로운 잎도 안나고 그렇다고 죽지도 않고 조화마냥 계속 저 상태다. 지겨워 죽겠다. 그래서 죽지도 않고 제대로 살지도 않는다고 해서 불사조라고 이름 붙여줬다.
지금도 집에 있는 남은 레드스타 보면서 레드스타 너무 안자란다고 싫다고 엄마한테 뭐라고 그런다.;;
아... 처음 아이비처럼 정이 절대 안간다.(역시 첫정이 무서운 것이야) 까먹지 말고 내가 물 주고 휴가 때도 집으로 가지고 올 걸 그랬나보다. 흑.

01

저 안마봉은 어깨 아플 때 두들기는데 어깨보다 목 부근에 두둘겨 주면 시원하다. 전기가 찌릿찌릿 오는 느낌? 두들기다 보면 중독이 되서 계속 하고 싶어지는 단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 단돈 천원!!!!
명동 다이소 갔다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는데, 나름 이런 안마봉이나 샤워타올 같은 건 쓸만 한게 많았다.
그리고 난 의자에서 불량한 자세로 항상 엉덩이를 등까지 안 붙이고 앉아서 코즈니에서 본 저 등쿠션을 2만 4천원이나 주고 샀다. 저렇게 크고 푹신하고 의자에 딱 맞는 제품을 찾기 쉽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구입했는데 대만족!!

저번 주 주말에는 금요일 퇴근해서 집 들어가서는 월요일 출근하면서 처음으로 외출을 했다. 결국 주말내내 아무데도 안 갔던 것. 그러다가 이번 주말에는 벼르고 벼르던 하드렌즈를 드디어 안과가서 맞췄고, 역시 벼르던 앞머리도 자르고 파마도 했는데 앞머리 파마해도 자고 일어나니까 영 구리다. 사람 많아서 보통 카운터에서 돈 받으시던 분이 파마를 해줬는데 망한 것 같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더더더더더 우울하다. 아아악.